[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정보수사 전문가들을 캠프 인력으로 선발하겠다는 모집공고를 낸 것과 관련,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중한 사안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글을 올린 인물은 앞서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경찰이 정치에 관여하거나 불법 사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기소하고 구형했던 인물인데, 당시 검찰의 수장이었던 윤 전 총장을 지원하고 나섰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며 "이런 정황을 기억하는 경찰들은 해당 모집공고 글을 보고 코웃음을 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현직 경찰들이 상당수 있는 게시판에 캠프인력 모집공고를 낸 것은 공명정대하게 치러야 할 대통령 선거를 우습게 여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판사 사찰’로 논란을 일으켰던 전직 검찰총장의 면모답다"며 "윤석열 휘하 대검찰청 시절과 같이 이번에는 대선캠프에도 사찰팀을 꾸려보겠다는 의도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아니면 경찰대 출신들을 미리부터 ‘줄세우기’라도 하려는 것인가"라며 "정치권 인사들의 정보를 수집, 유포해 선거판을 교란시키려는 목적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경찰대 출신들을 자극해 선거판으로 끌어들이고,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어볼 궁리라면 포기하기 바란다"며, "윤 전 총장 측은 경찰대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올린 모집공고를 즉각 취소하고 사과문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떠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중한 사안"이라며 "특히 정보경찰을 우대하겠다는 내용은 어떤 쓰임으로 이분들을 선거에 활용하겠다는 것인지 윤 전 총장의 구태는 파도 파도 끝이 없다"고 비판했다.
강 최고위원은 "말로는 검증 보도에 대해 무차별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사람이 정보경찰들을 우대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과연 이 사람들을 가지고 어떤 선거전을 펼칠지 뻔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9일 경찰대 3기 출신인 정용선 윤석열 캠프 공명선거추진단장은 총동문회 홈페이지에 캠프 근무희망자를 모집한다고 공지했다. 근무장소는 광화문, 모집인원 2명, 수사·정보 경력자 우대, 공모기간은 8월25일이라고 공고를 냈다.
전 경기경찰청장·충남경찰청장을 지낸 정용선 단장은 지난 13일 윤석열 캠프의 공명선거추진단장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