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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③] 에너지연 수소연구단, “그린수소·블루수소, 수소경제 이룬다”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1/09/02 14:13 수정 2021.09.02 14:31
- 탄소중립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전기와 다른 특성인 ‘수소’ 개발 절실
- 국내 청정 수소 공급 기반이 될 그린수소, 추출수소 생산 필요
2050년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김우현 책임연구원과 김민중 선임연구원./ⓒ이기종 기자
2050년 탄소중립과 수소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수소연구단 김우현 책임연구원과 김민중 선임연구원./ⓒ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지구 온난화로 폭염, 폭설,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구의 온도가 2℃ 이상 상승할 경우 폭염 한파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반면 상승 온도를 1.5℃로 제한할 경우 생물다양성, 식량안보, 인간 안보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이 2℃보다 대폭 감소한다고 한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제로화)’이 되게 하는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 중립’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혁신 추진전략’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여기에서 김종남 원장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에너지기술 전문연구기관으로서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기술 분야 간 교류를 주도해 2050 탄소중립사회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의 자연에너지를 고효율·저비용으로 활용하는 기술, 화석연료를 탄소중립 연료로 대체하기 위한 수소에너지기술,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효율향상 기술, 화석연료를 청정하게 활용하고 자원순환을 하는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 생산, 저장·이송, 활용 등 수소에너지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수소연구단 김우현 책임연구원과 김민중 선임연구원을 만나 수소경제의 의미, 수송경제 국내 정책, 연구원의 연구성과와 연구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수소 경제란?

▶ 수소는 전기, 열에너지 등으로 변환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기와 달리 대용량, 장주기 저장이 가능해 글로벌 에너지 분배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또 여러 분야 간 결합(sector coupling)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여 재생전기로 생산된 전력을 직접 사용할 수 없는 분야의 탈탄소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로 인해 수소경제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 경제 산업 구조를 의미한다.

따라서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원료 위주의 에너지 시스템 경제를 수소경제로 전환하하기 위해서는 모두 수입하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수소차나 연료전지 등 경쟁력 있는 미래 유망품목을 육성하는 등 국가의 주된 에너지원을 친환경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천연가스-수증기 개질반응을 이용한 300 Nm3/h급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설비)과 관련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김우현 책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80% 이상의 수소생산 효율, 99.999 % 수준의 수소 순도 확보 등)의 추출수소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고 국내 도시가스 공급망을 활용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기종 기자
천연가스-수증기 개질반응을 이용한 300 Nm3/h급 가압형 모듈화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설비)과 관련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김우현 책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80% 이상의 수소생산 효율, 99.999 % 수준의 수소 순도 확보 등)의 추출수소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고 국내 도시가스 공급망을 활용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기종 기자

- 연구개발 관련 국내외 정책은?

▶ 독일, 호주, 일본 등 12개국에서 국가 수소 전략을 발표했고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11개 국가는 수소 전략 추진해 화석연료에서 수소에너지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인지하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들 국가 중 독일의 사례를 보면 지난 2020년 6월 발표한 독일 국가 수소 전략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그린 수소만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탄소중립적인 블루 및 청록 수소가 유럽의 에너지 공급 인프라 형성을 위한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 기술 시장 형성에 70억 유로를 투자하고 20억 유로를 국제 협력 관계에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미래패키지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를 시작으로 같은 해 4월 ‘수소경제 표준화 로드맵’ 작성과 10월 ‘수소 인프라 및 충전소 구축방안’ 수립, 그리고 12월 ‘수소 안전관리 종합 대책’ 발표 등 실제 수소 경제 이행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다.

또 지난 2020년 1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법(수소법)’을 제정함으로써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소경제 이행 및 수소산업 기반을 조성할 수 있는 추진체계와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현재 이러한 정책을 바탕으로 수소의 생산과 이송, 저장, 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쳐 수소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는 수소시범도시(안산, 울산, 완주·전주)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고 선정된 3곳의 역할도 특색이 있다.

먼저 경기 안산시는 노후화로 쇠퇴한 산업단지를 수소 생산 및 관련 산업을 통해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조력발전과 연계한 그린 수소 생산을 통해 수도권의 친환경 도시모델로 육성할 계획으로 지난 2019년 수소시범도시 사업을 유치해 도시 내 LNG를 활용한 수소생산, 수소차, 수소충전소 운영 및 연료전지 기반 전력/열 공급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울산광역시는 과거 수소타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부생 수소를 도심 내 건물과 충전소에 활용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배관망을 구축하고 수소 지게차, 선박용 수소충전 실증 등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세계적인 수소도시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전북의 전주/완주의 수소시범도시 모델에서는 완주를 수소 생산 및 광역공급기지로 하고 전주는 수소 이용 및 홍보도시로서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또한 완주군은 연료전지 분산발전 및 수소스테이션 구축 등을 추진 중이고 전주는 수소 버스 도입 및 한옥마을 수소 홍보관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수소 연구개발 관련 연구원의 연구성과는?

▶ 지난 2019년에 발표된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통해 부생수소와 추출수소를 초기 수소경제 이행의 핵심 공급원으로 활용하고 점차 그린수소 비중을 높여가는 국가수소생산 로드맵이 작성됐다.

이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그린수소 및 추출수소 생산 기술 확보를 위해 물을 전기분해를 해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2세대 수전해 기술과 천연가스 추출방식을 적용한 시장보급형 현장생산 수소플랜트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그동안 국내외 시장 및 기술 격차를 보면 국내에서는 수전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부분의 국내 수전해 기업들이 해외 소재 및 부품의 수입에 의존했고 해외 선도 기관 대비 수소 생산 효율면에서도 10% 이상 낮은 등 큰 기술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수전해 방식을 통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불안정한 전력부하로 수전해 시스템 성능이 크게 저하되고 수소와 산소의 혼합에 의한 가연성 한계에 쉽게 도달해 폭발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수전해를 이용한 그린 수소 생산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은 적은 전력으로 보다 많은 수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것과 간헐성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부하 변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에 2020년 ‘재생에너지와 직접 연동 가능한 고효율 2세대 수전해 핵심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핵심 소재인 전극과 분리막을 국산화했고 이 과정에서 전극 및 분리막 개발을 통해 수소생산 효율을 해외 최고수준인 82% (HHV 기준)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한편 천연가스 추출 방식은 스팀/천연가스 혼합물을 촉매를 사용해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현존하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수소 생산방식들 중 가장 저렴하고 높은 효율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한 ‘현장생산(on-site)형 고순도 수소생산 유닛’은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에 연결만 하면 도심지 혹은 수요처 인근에서 바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공급 핵심 인프라 기술이다.

이 기술의 시장 보급을 위해서는 비용경제성(저가, 고효율)과 데이터 품질의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원은 먼저 제작 및 조립의 단순화/모듈화를 통해 열 및 시스템 통합 엔지니어링 설계를 수행하여 기존 경쟁제품 대비 초기 시설투자비를 약 1/2이하로 절감했다.

이러한 투자비 및 운전비의 최소화로 저가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순도 수소 생산기술(수소생산 용량 643 kg/day, 수소생산 효율 82 %HHV, 제품 수소 순도 99.999%, CO<0.1 ppm)의 100% 국산화를 달성했고 900시간 이상의 장기운전을 통해 기술의 신뢰성 및 안정성 품질 데이터도 확보했다.

이 기술은 2020년 수요기업에 이전되어 분산형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에 평택, 안산, 완주 등에 총 6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수전해 반응을 이용해 물로부터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기술 개발과 관련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김민중 선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전해 스택 설계 및 핵심 소재/부품 제작 기술의 국산화로 세계 최고 수준(82% 이상, HHV 기준)의 수소생산효율을 달성했고 대용량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MW급 수전해 스택 개발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기종 기자
수전해 반응을 이용해 물로부터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알칼라인 수전해 스택기술 개발과 관련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고 김민중 선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전해 스택 설계 및 핵심 소재/부품 제작 기술의 국산화로 세계 최고 수준(82% 이상, HHV 기준)의 수소생산효율을 달성했고 대용량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MW급 수전해 스택 개발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기종 기자

- 수소 연구개발 관련 연구원의 연구방향은?

▶ 우리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 수소 생산 기술과 천연가스 개질을 이용한 추출 수소 생산 기술을 핵심 연구로 진행하고 있다.

먼저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 수소 생산 기술과 관련해 첫째, 수소 생산 가격 단가 저감 및 국내 수소 생산 기술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둘째, 재생에너지 연계 그린 수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대면적 셀 기반 부하변동 대응형 수전해 스택 제작을 위한 스케일업 기술을 개발 중이다.

셋째, 다양한 부하변동 상황에서의 내구성을 평가해 상용화 레벨의 장기 운전이 가능한 수전해 스택 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된 기술들은 수요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을 통해 MW급 대용량 수전해 스택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할 계획이며 수전해 핵심 소재, 부품, 장비 등 국산화를 통한 수입 대체 효과 및 기술 고도화를 통한 그린 수소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으로 추출 수소 기술의 경우는 현재 개발된 643 kg/day급 기술을 바탕으로 하여 2,000~5,000 kg/day급 거점형 수소생산 유닛 개발을 위한 스케일-업 원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추출 수소는 현재 수소 생산방식들 중 가장 저렴한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초기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수소 공급 인프라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추출수소 생산기술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수소 생산 기술들 중 가장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에도 불구하고 탄소 중립 사회를 지향하는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의 요구에 따라 추출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8-9kgCO2/kgH2)를 포집하기 위한 기술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추출수소생산 기술의 전문성을 보유한 우리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과 연계한 추출수소 생산기술(블루수소)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통해 향후 미국, 일본, 유럽 등의 블루수소 관련 해외기술의 도입을 대체하고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개발을 통해 해외 수소에너지 인프라 시장의 공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독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다가올 수소 경제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기술적, 정책적 기반들을 이미 마련해 두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와 수소 정책 관계자들은 앞으로 3~4년이 우리나라가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세계 최초로 수소법 제정 등 정부 주도하에 발 빠르게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꾸준한 연구 개발 성과가 확보된다면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수소 에너지 시장의 확대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 생산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지전력과 연계해 청정 수소 공급 사슬의 기반이 될 그린 수소 및 초기 수소에너지 보급을 위해 대량의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추출 수소 생산 기술의 확보가 필요하고 추출 수소 기술의 경우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최소화한 블루수소 생산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이 요구된다.

앞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탄소중립 에너지 패러다임을 지향하는 그린 수소와 블루 수소의 가격 저감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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