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KT가 '원팀'을 통해 다양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원팀을 시작으로 클라우드 원팀, B2B 원팀, 광화문 원팀, 메타버스 원팀 등이 운영 중이다. 이들 원팀은 KT라는 1개 기업만으로 하기 어려운 크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행 중이며, 최근에는 AI 원팀이 '초거대 AI 모델' 개발 계획을 밝혀 주목받았다.
이같은 원팀의 특징은 무엇보다 참여 폭이 넓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도 함께 참여 할 뿐 아니라 학교, 지자체 등도 참여하며,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열린 프로젝트도 있다. 일종의 '오픈 이노베이션'(기업이 업체, 대학,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축하는 등 외부 전문가와 협업해 미래 기술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술 확보 방식)으로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아 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 원팀은 지난달 31일 초거대 AI 모델 관련 설명회를 열고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뇌의 학습·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파라미터'(매개변수)의 양을 크게 늘린 AI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초거대 AI는 빠른 계산 능력과 함께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구글, 화웨이,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AI 원팀은 KT가 중심이 돼서 운영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그룹,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우리은행 등이 참여하고 있다.
KT 융합기술원 장두성 상무는 "올해 말까지 초거대 AI의 학습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초거대 AI 모델을 상용화하겠다"며 "파라미터 2000억 개 규모로 만들고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라미터 2000억 개는 작년 6월 공개돼 초거대 AI 개발 경쟁을 일으킨 미국 오픈AI사의 'GPT-3'(1750억 개)보다 많은 수준이다.
AI 원팀은 '높은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과 협업하기 때문에 초거대 AI 모델의 조기 상용화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KT는 수백억원을 투자해 미국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대규모 GPU 서버를 갖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해 2월 결성된 협력체로서, 대한민국 AI 역량 강화를 위한 인재양성 플랫폼 조성, 실제 산업현장에서의 AI 적용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산업간 협업 강화, 중소·벤쳐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AI 오픈 생태계를 조성해 '대한민국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1월 공동 연구개발의 첫 성과로 ▲딥러닝 음성합성(Personalized-Text To Speech, P-TTS) ▲E2E(End-to-End 음성인식 ▲무빙 픽처(Moving Picture) ▲AI 기반 로봇 고장 진단 기술 등 4종의 AI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KT와 KAIST 김회린 교수가 협력해 개발한 딥러닝 음성합성 기술은 AI 컨택센터(AICC), 차세대 기가지니 등에 활용 중이며, KT와 한양대 장준혁 교수가 개발한 E2E 음성인식 기술은 KT가 자유발화 음성인식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용도로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와 한양대 김태현 교수가 함께 연구한 무빙 픽처 솔루션은 KT가 IPTV를 비롯해 포스터, 웹툰, 애니메이티드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기 위해 연구중이며, 현대중공업그룹이 한양대 장준혁 교수와 개발한 AI 기반 로봇 고장 진단 기술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자동화 라인의 유지보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앞선 지난해 3월에는 KT가 시작한 '코로나19 확산예측 연구 얼라이언스'에 KAIST가 참여, 감염병 해외유입 위험도 예측, 국내 확산지역 예측모델 등의 공동 연구성과를 거뒀고, 지난해 6월에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참여해 감염병 확산방지 모델을 고도화하고, 활용 방안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KT-한국투자증권 과정을 시작으로 기업실무형 AI 인재양성에 나서기도 했다.
AI 원팀은 KT가 주축이 돼 운영되는 원팀 중 가장 먼저 대중에 공개됐고, 실적을 점차 공개하는 중이다. KT는 이밖에도 다양한 원팀을 운영중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클라우드 원팀'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원팀에는 올해 초 기준으로 KT, 서울대, KAIST, 포항공대, 서울과학기술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주분원, 벤처기업협회,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한글과컴퓨터, 케이뱅크은행, 나무기술, 소만사, 펜타시큐리티시스템, 솔트룩스, 틸론, 제노솔루션, 새하컴즈, 아롬정보기술, 티맥스에이앤씨, 웹케시 그룹, 크리니티 총 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 원팀은 ▲ECO상생 지원단과 ▲산업 혁신분과 ▲솔루션 혁신분과 ▲R&D 혁신분과로 운영되고 있으며, 조만간 성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는 기업고객의 디지털전환(DX) 혁신을 제공하기 위한 'B2B 원팀'을 출발했다. KT를 비롯해 비롯해 컨택센터 솔루션 전문 기업인 한솔인티큐브, KLCNS, 마인드웨어웍스, NHN다이퀘스트, 셀바스AI, 베이글소프트, 예스피치와 컨택센터 운영 및 IT 아웃소싱 전문기업인 메타넷엠플랫폼 등 각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참여한다.
같은 달인 5월에는 ESG 가치 실현을 목표로 내 건 광화문 소재 기업, 지자체, 비영리 기관이 참여하는 '광화문 원팀'이 출범했다. 서울시, 종로구청, 종로경찰서, 행정안전부, 한국무역보험공사, 라이나생명, 세종문화회관, 법무법인 태평양, 법무법인 세종, 매일유업, KMI,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YMCA 등 15곳(7월 기준)이 참여 중이다.
이들은 파일럿 프로젝트로 ‘퇴근길 밀키트’와 ‘사랑의 효박스’를 원팀 소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판매, 광화문 일대에서 1억 7000만 원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거뒀으며, 장애인 취업 지원, 다회용 컵 사용 캠페인 등 지역 상생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인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사랑의 선(善)결제, 사랑의 도시락, 사랑의 밀키트 활동을 광화문원팀 소속 기관들과 함께 진행하기도 햇다.
가장 최근인 6월에는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KT를 비롯해 VR과 AR, MR 관련 사업을 하는 딜루션, 버넥트, 코아소프트, 위지윅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스토브를 비롯한 9개 기업과 국내 VR 및 AR 기업들의 연합체인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가 참여하는 이 팀은 메타버스 기술을 발전시키고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원팀'은 한 개 기업에서 할 수 있는 '닫힌 혁신'을 '열린 혁신'으로 가져가는 일종의 실험 모델 중 하나였으나, 실제 성과를 내면서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평가한 뒤 "AI나 크라우드 뿐 아니라 광화문원팀처럼 사회복지 차원의 팀까지 운영되면서 폭을 넓혀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산학연 MOU 모델들이 적지 않았지만, 원팀이 주목받는 것은 실제 성과도 있지만, 손을 잡는 분야의 폭이 넓다는데 있다"며 "앞으로 AI 원팀 외에 다른 원팀들도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 놓는다면 다양한 그룹들이 모이는 주축으로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