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이호영 박사, 정성주 대학원생)이 감염질환에서 방관자(bystander) T세포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인체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T세포로 인해 질병으로부터의 회복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 특정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T세포만 활성화되고 관련 없는 T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는데 이러한 현상을 선택적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이 선택적 면역반응은 T세포가 바이러스의 항원 펩타이드를 인식하면서 이뤄지지만 바이러스의 종류 및 환자의 면역 체계에 따라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는 상관없는 T세포의 활성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라고 설명한다.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는 바이러스 항원 펩타이드의 존재와는 상관없이 사이토카인(cytokine)에 의해 유발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는 복잡한 감염 이력을 가진 사람의 면역반응을 더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현상이다.
신의철 교수팀은 이번 리뷰 논문을 통해 다양한 감염질환에서 방관자 T세포의 역할과 이를 조절하는 기전들을 총체적으로 고찰하고 인간 질병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미래 연구의 방향을 제시했다.
그동안 연구과정을 보면 2010년대에 한국에서 유행했던 A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환자에서 간세포가 심하게 파괴되는 원인으로 방관자 T세포의 활성화 현상을 새롭게 발견해 그 결과를 지난 2018년 권위 있는 면역학 학술지 이뮤니티(Immunity)에 게재했다.
이는 인간 질병에서 방관자 T세포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증명한 세계 첫 논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연구팀은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지속하며 더 상세한 기전들을 발견해왔다.
실례로 간 조직에 상주하며 방관자 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는 T세포를 조절하는 분자를 발견해 지난 2020년 국제적 학술지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 (Journal of Hepatology)에 보고했고 특수한 T세포인 점막연관 불변사슬 T세포(MAIT: Mucosal-associated invariant T)도 유사한 활성 과정을 거쳐 간 손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발견해 같은 해 동일 저널에 발표했다.
또 최근에는 활성화된 방관자 T세포들이 감염된 조직으로 이동하는데 필요한 세포이동 관련 기전을 발견하고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 (Cell Reports)에도 게재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초청 리뷰 논문은 그동안 방관자 T세포 활성화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확장해 나가고 있는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연구팀은 방관자 T세포 활성화 특성 및 관련 기전을 바이러스 질환 그리고 종양질환에서 밝혀내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 감염상황에서 방관자 T세포 활성화 및 역할에 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이호영 KAIST 박사(박사후 연구원)는 “그동안 면역학계에서 그 중요성을 몰랐던 방관자 T세포 활성화 현상이 이번 리뷰 논문을 통해 크게 주목받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다양한 질병에서의 방관자 T세포의 역할 및 관련 기전들의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KAIST 신의철 교수는 “한국에서 개척한 연구 분야가 국제 면역학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 기쁘며 방관자 T세포의 연구가 논문에서만 그치지 않고 신약개발의 단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연구는 2014년부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초청 리뷰 논문은 국제 면역학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8월 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