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택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높여 가고 있는 DL이앤씨가 최근 우량 저평가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부처들과 합동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양질의 주택이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도 매진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가적인 택지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도 점차 재건축이 활성화 될 분위기다. 서울 최대 재건축 사업지 중 하나인 잠실주공 5단지가 3년 만에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마쳤고, 그간 심의가 지연된 잠실 미성·크로바도 이주 2년 만에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며, 여의도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발표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주목받는 가운데, DL이앤씨가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떠오르고 있다. DL이앤씨는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 3조 6219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목표액(3조 5000억원) 보다 3.5% 많았지만, 전년도(DL 건설사업부문) 매출(4조 2835억 원)보다는 15.4%(6616억 원)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대규모 현장 준공 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2분기가 1분기보다 줄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상반기 영업이익은 업계 2위 대우건설(4217억 원)보다 70억 원 높은 4287억 원을 기록, 업계 1위에 올랐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이 2289억 원을 달성해, 1분기(1997억 원)보다 14.6%(292억 원) 올랐다. 주택 매출의 증가 덕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침은 DL이앤씨에게 확실한 호재다. DL이앤씨는 과거 플랜트 사업 부진 이후 주택 사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높여왔으며, 2019년 이후 10%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건설부문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 비중만 봐도 주택 64.5%, 토목 19.1%, 플랜트 16.3% 순으로 주택 비중이 매우 높다.
올해 상반기 1조 80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국내 건설사 중 1위를 달성하기도 한 DL이엔씨 측은 주택부문에서 하반기 수주가 유력한 물량이 2조 50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 올해 4조 원 수준의 수주를 전망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2019년 수주가 전년 대비 16% 하락한 7조 9000억 원에 그쳤지만 2020년 수주는 전년 대비 285 증가한 10조 원으로 회복됐고 올해 2분기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연간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 몰려있는 수주(주택 6조 원, 토목 1조 원, 플랜트 2조 원 등)들이 나올 것으로 보여 저평가 해소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 조윤호 연구원은 "주택에서는 시공권을 확보한 물량이 2조 5000억 원이 있고, 그 동안 DL이앤씨의 투자포인트에서 벗어났었던 해외에서 1조 5000억 원 정도 신규수주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가장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트렌드를 신사업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DL이앤씨는 이를 위해 수소 생산 및 액화·저장 EPC 및 Operation 영역 사업, CCUS 설비 구축사업 등에 진출하고 있어 차별화된 장점이 될지 주목된다.
최근에는 대산파워와 탄소 네거티브 공장인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 EPC 낙찰의향서를 수령했으며, 시멘트와 콘크리트 등 건축 자재의 원료를 생산하는 현대오일뱅크의 탄산화제품 생산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공장은 친환경으로 분류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다.
DL이앤씨는 상생협력 공동연구 기술을 통해 발생한 협력업체의 매출이 최근 2년간 600억 원을 돌파했다고 3일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DL그룹은 3세 이해욱 회장 체제가 무난히 안착하면서 DL그룹 전체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DL이앤씨 마창민 대표가 힘을 받는 분위기"라며 "마 대표가 취임한 뒤, 디벨로퍼 중심 토털 솔루션 사업자를 천명하면서 회사의 목표도 분명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중국 수처리 플랫폼 기업인 유나이티드 워터(UW)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총 200억 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5%를 확보하는 등 친환경 분야에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 강점이 될 것인지가 장래 성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