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를 열고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 등 법안 39건과 2020년도 국정검사 결과보고서 채택의 건 4건을 비롯, 총 43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K-반도체산업의 진흥을 위한 전파법개정안 등 ‘미래산업 활성화 법안, 보행자 중심 교통체제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국민 관심 법안도 처리됐다.
국회세종의사당 설치법안은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는 조항을 명시하고 필요한 사항은 국회 규칙에 정하도록 했다. 부칙에 따라 개정법은 공포 즉시 시행된다.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세종의사당은 이르면 2026면 하반기에 개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은 국회와 행정부 간 이격(離隔)에 따른 비효율 해소, 행정수도 완성 및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숙원사업으로 논의돼 왔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 2020년 말,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기본설계비 147억 원을 2021년 예산에 반영했고,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의 법적 근거 마련 후 사업을 추진하도록 예산안 부대의견을 채택한 바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002년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후 꼭 20년 만에 세종의사당 시대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세종의사당은 국가 균형발전의 핵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K-반도체산업 진흥 위한 전파법 개정안 등 미래산업 활성화 법안도 의결됐다.
전파응용설비 운용 규제를 완화한 전파법 개정안의 처리로, 반도체 제조산업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체는 전파응용설비 운용을 위해선 허가·준공신고·준공검사를 모두 거쳐야 했다. 이와 관련, ▲고가의 신규 장비를 도입해도 신속한 운용이 불가한 것은 산업분야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산업·과학·의료용 전파응용설비는 전자파 다중차폐시설 내에 설치되는 만큼 여타 통신설비에 혼선을 줄 우려가 적어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개정법은 산업·과학·의료용 전파응용설비가 ‘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이 아닌 지역’에서 ‘양호한 전자파 다중차폐시설을 갖춘’ 경우에는, 준공신고 후 즉시 운용할 수 있도록운용시점을 앞당겨,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관련 분야 산업이 보다 신속하게 최신 장비를 가동할 수 있도록 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 데이터 산업발전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안이 처리됐다.
그동안 공공부문 데이터와 관련해서는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및 데이터기반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이 마랜돼 있으나 민간분야 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법제는 부재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에 관한 기본법안은 정부가 데이터 산업 진흥을 위해 ‘3년 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또 데이터 생산·거래·활용 촉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로, 국무총리 소속의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이외에도 제정법은 ▲데이터 생산·활용 및 보호(제2장) ▲데이터 이용 활성화(제3장) ▲데이터 유통·거래 촉진(제4장) ▲데이터산업 기반 조성(제5장) ▲데이터 관련 분쟁조정(제6장) 등 총 8장에 거쳐 데이터 산업의 진흥을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내용을 고루 담았다.
보행자 중심 교통체제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국민 관심 법안도 처리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차량 중심 교통체제를 보행자 중심 교통체제로 전환하고 보행자 안전을 제고하는 법안이다.
개정법은 보도를 통행할 수 있는 보행자 개념과 관련해 '유모차와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보행보조용 의자차를 포함한다'는 현행법을 개정, ‘유모차·보행보조용 의자차, 노약자용 보행기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구·장치를 이용해 통행하는 사람’으로 확대했다.
또한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는 구역을 ▲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 중 중앙선이 없는 도로의 경우에는 도로의 전(全)부분으로, ▲ 중앙선이 있는 도로의 경우에는 자동차와 마주보는 방향과 관계 없이 길가장자리나 길가장자리구역으로 규정해 보다 보행자 중심으로 변경했다.
한편 이번 개정법은 자율주행자동차 운전자의 안전의무 규정도 도입했다.
최근 서울의 한 도로에서 반자율주행차량을 타고 숙면한 운전자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자율규제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안전 규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와 관련, 개정법은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를 제외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운전자에게 시스템의 직접 운전 요구에 지체 없이 대응해야 할 의무와 이를 위반할 시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규정을 마련했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매년 발생하는 구조·구급대원 폭행피해 중 대략 90%가 주취자에 의해 이뤄진다. 이와 관련, 기존의 '소방기본법'에서는 출동한 소방공무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행사해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형법'에서 심신장애인이 죄를 지은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어, 종국적으로는 벌칙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날 의결된 소방기본법개정안은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를 방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형법의 심신장애에 따른 형 면제 또는 감경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통해 제출한 전자문서에 기존의 종이문서와 동등한 효력을 부여하는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형사사법절차의 전자화로, 형사소송 기록 등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해소되고 형사사법업무 전반의 효율성·투명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정법에 따르면 피의자·피고인·변호인 등은 법원·검찰 등에 서류·음성·영상자료 등을 전자문서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 형사사법업무 처리기관도 재판서나 공판조서 등을 원칙적으로 전자문서로 작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