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이규진기자] YTN 노동조합이 최남수 신임 사장에 대한 출근 저지에 돌입했다. 사장 선임의 전제 조건으로 맺은 노사 합의를 최 사장이 파기했다는 이유이다. 8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 상암동 사옥으로 출근을 한 최남수 YTN사장을 상대로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지부장 박진수) 조합원들은 '최남수는 물러나라' 등을 연신 외쳤다.
YTN 노조원 100여 명이 이른 새벽 사옥 앞에 모였다. 조합원들은 신임 최남수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며, 사퇴를 요구했다.조합원들은 '시대정신 역행하는 사장내정 철회하라', '최남수는 염치없고, 우리는 어이없다', 'YTN적폐세력 당장 사퇴하라', 'MB칭송 최남수 OUT', '두 번이나 탈영하고 지휘관이 웬말이냐' 등의 팻말을 들고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전개했다.
사장 선임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YTN 노사는 지난달 사내 적폐 청산과 보도국 독립성 보장 등을 담은 합의안을 발표했고, 이후 최남수 사장이 취임했다. 한 조합원은 "사원들의 충언을 외면하는 사람이 사장이냐"며 "(중재안)이 최소한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원들의 마음을 사겠다고 했는데, 비판하는 사람들을 품어 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간신배들의 달콤한 얘기만 듣고 나머지 다수의 사원들을 적으로 간주하냐"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합의 당시 최 사장이 구성원들이 지지하고 개혁에도 적임자인 보도국장을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1시간 30분가량 사장 출근저지 투쟁을 했고, 결국 최 사장은 사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사장 선임의 전제 조건이었던 합의를 깬 만큼 최남수 사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최 사장을 향해 "이미 기회는 여러 번 드렸고, 보도국 독립을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그런데 그 합의를 파기했다, 합의 파기한 사람은 사장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남수 사장은 "보도국장 선임은 노사간의 명시적 합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사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과거 행적 거론하지 않겠다, 너무 많아서, YTN 내부 적폐세력과의 연관관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그렇더라도 합의만 된다면, 합의문만 지킬 수만 있다면, 그런데 (합의문을) 버리지 않았냐"고 말했다. 사장이 떠난 이후 마이크를 잡은 박 지부장은 "1월 9일이면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총력투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TN 노동조합은 최 사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매일 아침 출근 저지투쟁을 이어가고, 이미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한 뒤 파업 돌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