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부산시내 범죄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이 부산시의회에서 통과돼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9일 부산시의회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시의회 본회의에서 해양교통위원회 오보근 의원(사상구)이 발의한 ‘부산광역시 범죄피해자 보호 및 지원 조례가 통과됐다고 밝혔다.
오보근 의원은 “범죄 처벌을 강력히 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란 이면에서 고통받는 범죄피해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들을 위한 안전망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사회가 튼튼해질 것”이라며 조례 제정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일어난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강릉 여고생 폭행사건’ ‘양산 외벽작업자 밧줄 절단 사망사건’ 등을 보면 피해자는 물론 가족이 겪는 심적, 물적 고통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통과된 조례의 주요 내용은 ▲범죄피해자 지원 자문위원회 구성 및 보조금 지급 ▲범죄피해자 실태조사 의무화 및 교육·홍보 ▲피해자 보호 공로자 포상금 지급 등이다.
범죄피해자 지원 자문위원회는 범죄 피해자들의 지원에 대해 전방위적인 사항을 자문하고 심의하기 위한 회의기구다. 자문위는 부산시, 시의회, 검·경, 교육청, 시민단체 등의 기관과 협업해 정책수립과 전방위적인 범죄피해자 지원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연도별 시행계획에 규정된 추진방향 외에도 범죄피해자 실태조사를 의무화시켜 이를 바탕으로 부산시가 정책·교육·홍보 사항을 반드시 수립하도록 했다. 나아가 관련기관, 법인, 단체와의 협력지원을 제도화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범죄피해자 보호에 이바지한 공로단체와 개인에게 포상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또 피해자들의 비밀을 지키는 규정을 마련해 보호를 명분으로 또 다른 명예훼손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오보근 의원은 “범죄피해자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니며 나와 가족, 혹은 이웃이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중요하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의 차원을 넘어 사회 범죄율을 낮추는 데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에서는 범죄피해자를 위해 매년 1억9000여만원을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 지원하며 ‘범죄없는 마을 및 아파트 한가족 운동지원’과 ‘지역치안협의회 및 치안협력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도가 부실한 실정이다. 이번에 통과된 조례가 내년 시행되면 범죄피해자를 돕는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