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중흥그룹의 품에 안긴 대우건설의 정항기 관리담당 대표이사 사장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특히 정항기 대표가 부채비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앞선 10월 19일, 중흥그룹 김보현 부사장과 KDB인베스트먼트 이대현 대표이사, 대우건설 심상철 노조 위원장이 모여 3자회동을 열린 자리에서 김 부사장은 “대우건설 인수 이후 첫 번째 목표는 부채비율을 중흥그룹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의 2020년 말 부채비율은 105.1%다.
이같은 발언은 대우건설 인수과정에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 모두 재무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을 두고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중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중흥그룹의 최근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대우건설 지분 인수로 중흥그룹 현금 유동성 감소 및 재무안정성이 불안해 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요인이 회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 대우건설 신용등급이 조정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정항기 사장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는 그가 대우건설에 2019년 7월 영입된 뒤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2019년 289.7%에서 2021년 3분기 기준 223%(차입금 규모 1조 4858억 원)까지 떨어뜨린 바 있어서다. 물론 223%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단기적으로 부채를 낮추는 것이 쉽지 않은 편이어서 정 사장에 걸리는 기대가 적지 않다.
이같은 정 사장의 실적은 과거 높은 금리의 단기 사모채에만 주로 기댔었던 전략을 벗어나 공모채 등으로 조달수단을 다각화 한 것이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순금융비용은 128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3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5%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정 사장은 현대자동차 재경본부, 현대캐피탈 이사, 현대증권 기획본부장,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부사장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로 2019년 7월 대우건설에 영입됐다. 6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 대우건설은 김형 대표이사 사장과 정항기 대표이사 사장 두 사람의 각자대표체제로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차입금을 장기화 하고, 단기차입금을 줄이면서 성공적으로 차입금을 줄이고 있다. 올해 1월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만기를 최대 5년으로 장기화하는데 성공한 것으 대표적인 사례"라며 "올해 들어 건설사 기초체력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돌아서고, 대우건설의 실적 역시 상승세를 탄 것이 공모채 성공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2조 1000억 원, 영업이익은 112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7%, 9.1% 올랐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 2500억 원으로 연간 목표 9조 8000억 원의 63.7%를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신규수주는 7조 6000억 원(해외 30.8%)으로 연간 목표 11조 2000억 원 대비 68.1%를 달성했다.
한화투자증권 송유림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은 이유는 코로나 19 및 물가 상승 영향에 따른 추가 예상 원가가 선반영 된 탓"이라며 "해외부문 관련 리스크는 작으며 특히,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빅배스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설명한 뒤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올해 매출액은 약 9조 1000억 원으로 4분기 이후 가파른 매출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