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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학생들의 한마디 "당신이 주인공 입니다'..
정치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한마디 "당신이 주인공 입니다'

박정익 기자 입력 2015/05/18 10:36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예선통과한 12명의 대학생들의 연설대전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대학생 연설대전 '당신이 주인공 입니다'가 국회에서 개최됐다.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소장 이동학)와 신촌대학교 예능정치학과가 공동주최한 이 행사는 1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지난 9일~10일 이틀간 펼쳐진 예선을 통과한 12명의 대학생들이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표현했다. 본선진출자들은 주어진 6분 동안 자유롭게 연설을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진 대학생들이라 연설 주제도 다양했다. '해외봉사의 빛과 그림자', '군대는 죽었다. 김일병과 함께', '26살, 저 결혼해요', '우리 하나되어', '투표가 청년의 미래다!', '비행청소년?위기청소년', '내 나이가 어때서?', '대학언론의 자유를 위하여', '이런 시급!', '폭력의 자유', '등록금! 꼭 내야하나요'와 같이 대한민국 대학생이나 청년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이나 생각을 해봤을 주제들이었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 
12명의 본선진출자들은 주제선별을 통해 연설 순서를 배정받았다. 각 참가자들의 연설은 다음과 같았다.

○김연홍, '26살, 저 결혼해요' -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누군가에게는 꿈이고 누군가에게는 안정된 생활이며, 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입니다. 함께가는 이 길은 순탄치 않습니다. 익숙치 않은 길이기에 두렵기도 합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결혼 승낙을 거부 하셨고 저희 부모님은 찬성을 철회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십시오"라고 말해 청중들의 환호와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구자형, '대학언론의 자유를 위하여' -"장차 미래를 이끌어 갈 대학생들은 지성적인 자유를 배워야만 합니다.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수 있음을 배워야만 한다"라며 "하지만 현 대학교에서는 그런 것들을 배울 수가 없다"며 현 대학언론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이어 "65년의 역사를 가진 동국대 신문이 보류되고, 한양대 편입 전 저 역시도 평택대학교에서 통편집을 당해야 했다"며 대학언론인들의 현실과 언론자유에 대해 역설했다. 

○정승연, '등록금! 꼭 내야하나요' -"대학은 도대체 왜 있는 걸까요? 취업을 위해? 돈을 벌기위해? 어떤 목적이든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가장 상위목표는 가르침이여야 합니다"라며 "대학을 세워서 돈을 버는 것이 잘 가르치는 것보다 우선해서는 안됩니다"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우리도 바뀌어야 합니다. 대다수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싸다, 비싸다.’ 말만 하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 등록금이 불꽃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사회에 대해 목소리도 내고 학교에 대한 감시도 열심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박주호, '비행청소년, 위기청소년' -"청소년문제 해결의 시작은 편견 없는 우리의 관심일 것이다"라며 "그들이 꿈을 꾸거나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들도 분명 한 번쯤은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라고 비행청소년을 보는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전환하여 그들을 바라보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연주, '수고했어, 오늘도' - "성공했던 사람은 ‘성공기억’이 있어서 다시 성공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세상은, 오직 1등에게만 성공기억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노력했느냐가 아니라 1등이라는 결과"라며 결과만능주의 세태에 대한 꼬집으면서 청년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보고 격려와 위로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정현, '우리의 자유' -"두 아이의 엄마이자 작가가 되고 싶었던 로제타라는 여성은 몇 명인지도 모를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한달 전 UN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19개 국가에서 성폭력이 자행되고, 가해자는 성폭력을 자행해도 처벌받지 않고, 피해자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문제를 자각하는데 필요한 '3초의 기적'을 믿는다"라며 "로제타를 생각해보고 이 시대의 약자를 위해 생각하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전소영, '내 나이가 어때서?' -"최근의 사회는, 좋은 대학을 가야 좋은 곳에 취업하고, 좋은 곳에 취업해야 결혼도 잘한다고 하는 이야기들이 지배하고 있다"며 "28살이 되어 원하던 회사의 면접자리에서 나이로 나의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린 상황에 당황해서 면접을 제대로 응할 수 없었고, 면접실을 나오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가 정해주는 소셜타임에 나를 억지로 맞추고 있진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겨를도 없이 그저 나이로 상대를 판단하고 있진 않은지 우리 사회가 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해 청년들의 취업난에 대한 자세를 일깨워줬다.

○강정욱, '투표가 청년의 미래다!' - "19대 국회에선 지금까지 ‘노인’이란 단어가 들어간 법안을 110개 발의했습니다. 같은 기간, ‘청년’이란 단어가 들어간 법안, 몇 개 인줄 아십니까?"라며 "단 23개입니다.  청년이 노인보다 5배, 덜 중요한 겁니다. 청년 여러분, 이게 우리가 만든 세상입니다. 청년들이 정책에서 소외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라고 밝히며 민주주의와 투표는 우리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첫 단추라고 주장했다.

○서현정, '이런 시급!' -"청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한없이 높아만 지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부모님으로부터 용돈받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자아를 성취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며 "다른 나라만큼 최저시급을 올려달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우리 청년들이 한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노동자가 될 수 있도록, 정당한 노동을 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그러므로써 정당함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사회 모두가 관심 갖고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며 현재 대한민국 청년알바고용 실태를 비판했다.

○김용균, '군대는 죽었다. 김일병과 함께' -"김지훈 일병이 죽었을 때 대한민국 군대도 죽었습니다. 예능으로 군대를 보며  웃고 떠드는 사이에 군대의 어두운 모습은 다시 감춰지고 있습니다”라며 "군대에서 봤던 흰 천에 덮여있는 자살한 일병을 비롯해 군대에서 느낀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단상 앞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오로지 군대만 죽은게 아닙니다. 경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어 죽어가고 정치도 부패와 불신 속에 죽어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철학의 부재라고 생각한다"며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지율, '해외봉사의 빛과 그림자' -"해외봉사의 폐단과 동시에 그 필요성을 역설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라며 "봉사를 하면서 돈을 낸다는 것이 모순이라는 생각,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봉사자로서 지원금을 받겠다는 그 마음이, 모순임을 알아야 합니다"라며 해외봉사단 파견에 진정한 '봉사'가 아닌 성과가 되는 '사진'과 '보고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폐해를 스스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향연, '우리 하나되어' -"우리 나라에 약 27000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절반은 한국에 적응을 못하고 제3국을 찾아 다시 떠납니다"라며 "통일과 새터민이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과 새터민 문제는 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마음이 하나가 될 때, 한반도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한 나라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의 연설 하나하나에는 의미가 있었고, 대한민국 현실에 대해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일들이었다. 결혼, 스펙, 언론, 취업 등 다양한 문제를 스스로 제기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까지 연설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전하고자 했다. 참여한 대학생들은 '명연설상', '심사위원상', '우수상'으로 나뉘어 전원 상을 받게됐다. 

이날 이진주 전YTN 아나운서, 최지연 청심국제고 교사, 김태승 글로벌소통전문가, 신장식 변호사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연설을 마친 대학생들에게 연설평을 했다. 심사위원들은 공통적으로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을 남겼다. 그리고 연설을 더 잘하기 위한 조언도 아낌없이 말했다.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이동학 소장은 "이번 대학생 연설대전이 대한민국 청년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풀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청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통로로서 연설 문화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전국청년위원장, 박홍근 의원, 김기식 의원,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신용한 위원장, 김은주 부천시의원, 여선웅 강남구의원,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표운영위원장, 양세이 청년이만드는새로운정치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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