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뉴스프리존] 김영만 기자= 한국철강협회가 “철강업계도 사내 협력사를 철강산업 발전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합리성과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철강협회가 한국비교노동법학회에 의뢰해 발표한 ‘철강산업의 합리적인 사업조직 운영방안 연구’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현행과 같은 사내 하도급 운영 체계를 유지하되 사내협력사 직원의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 됐다.
철강업계는 현재 포스코의 경우 7차례에 걸쳐 881명, 현대제철의 경우 9차례에 걸쳐 3013명의 사내 협력사 근로자들이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 중에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 철강기업의 경우 원·하청의 관계를 동반자적 관계로 유지하고 있으며, 독일은 구매계약 형식으로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현재와 같은 사내 하도급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 철강기업의 사내하도급은 핵심공정과 비핵심 공정을 원청과 협력사가 각각 분담하는 방식으로 사내 하도급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가 장기적으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는 독립적 기업으로서 원청과의 기술적 분업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또 국내 철강업계의 사내 하도급은 공정과 공정간 간격을 메꿔 줄 운송과 같은 보조작업이나 비핵심 영역인 조업지원 분야만 담당하는 기술적 분업구조가 발달돼 있어 컨베이어 조립라인을 활용하는 산업의 사내하도급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원청과 협력업체 근로자의 숙련 차이를 NCS 직무분류 및 능력단위와 직무평가를 기준으로 살펴보더라도 철강산업 열연공정내 원청의 열간압연작업은 ‘재료’ 이지만, 협력사의 천정크레인 운전은 ‘건설’로 구분되는 등 직무 대분류에서부터 원·하청의 직무차이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직무평가에 따른 직무값도 원청 열간압연직을 100으로 둘 때 협력업체 직무값은 58~76사이에 분포해, 원하청 근로자들의 숙련은 종류와 요건이 현저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차 금속제조업에 속하는 중소기업을 동종업종으로 보고, 주요 철강업계 사내 협력사 근로자 임금 수준을 비교할 경우에도 2020년 동종업종의 월평균 임금을 100으로 둘 때 주요 철강업체 협력사는 117.6으로 동종업종 중소기업에 대비해 임금 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산업의 강국인 독일과 일본사례를 살펴보면 일본 철강업계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 하청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신규 제철소의 경우 하청비율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노동조건 격차는 직영을 100으로 했을 때 사내 하도급의 기본임금 수준은 약 70% 수준, 초과근무수당을 합한 임금 총액은 약 80% 수준으로 밝혀졌다.
독일의 경우 사내하도급이나 파견이 법률이나 행정기관 규제 등으로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공정은 없어 독일 기업들은 외부 노동력 활용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며, 경영상 판단을 통해 사내하도급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철강업계 사내 하도급 불인정으로 직접고용의무 이행 시 통합과정에서 법적 다툼을 포함한 각종 비용, 조직통합에 따른 혼란, 노노갈등으로 인한 비용 등 보이지 않은 전환비용이 추가돼 철강업계가 치뤄야 할 비용이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철강업계도 사내 협력사를 철강산업 발전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합리성과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처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철강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사내하도급 활용의 기본방향 설정이 필요하고, 협력사도 철강업 수레바퀴의 한축으로서 원청과 협력사의 상생이 한국 철강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법제도적으로는 독일처럼 무허가 파견인 경우나 일본처럼 위법파견임을 알지 못하는 선의무과실이 아닌 경우에만 직접고용의무를 한정적으로 적용하고, 도급과 파견의 구분도 독일 일본과 같이 안정적인 기준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