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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뇌에서 안 좋은 기억 삭제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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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뇌에서 안 좋은 기억 삭제 할 수 있어요”

이기종 기자 dair0411@gmail.com 입력 2021/11/28 17:37 수정 2021.11.29 11:32
쥐 뇌에서 기억저장 뉴런(신경 세포)을 표지하고 추적,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같은 경험을 다시 할 때 원래 존재하던 오래된 기억 뉴런이 새로운 뉴런으로 교체됨을 규명한 카이스트 한진희 교수팀 연구는  셀 프레스(Cell Press) 그룹의 오픈 액세스(Open-access)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10월 22일 게재됐다.(자료=커런트 바이올로지·카이스트 한진희 교수팀
쥐 뇌에서 기억저장 뉴런(신경 세포)을 표지하고 추적,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 같은 경험을 다시 할 때 원래 존재하던 오래된 기억 뉴런이 새로운 뉴런으로 교체됨을 규명한 카이스트 한진희 교수팀 연구는 셀 프레스(Cell Press) 그룹의 오픈 액세스(Open-access)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10월 22일 게재됐다.(자료=커런트 바이올로지·카이스트 한진희 교수팀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팀이 같은 경험을 다시 할 때 원래 존재하던 오래된 기억 뉴런이 새로운 뉴런으로 교체됨을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경험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뇌에 저장되고 나중에 회상되며 대부분의 기억은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뇌에서 유지되고 대체된다.

이 현상과 관련해 그동안 뇌에서 기억을 표상하는 물리적 단위가 존재하며 특정 신경 세포 집단(기억 엔그램)이 기억을 인코딩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기존 연구를 통해 같은 학습의 반복으로 형성된 기억은 같은 신경 세포 집단을 통해 계속 저장되고 강화될 것으로 추측돼 왔다.

이번 연구팀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뉴런 스위칭’을 가능하게 하는 기작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김은준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전에 경험했던 학습을 다시 하면 기존 기억 뉴런에서 시냅스 연결이 감소하는 반면 새로 참여하는 뉴런에서는 시냅스 연결이 증가함을 규명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생쥐 뇌 편도체(amygdala) 영역에서 기억저장 세포를 표지하고 광유전학 기법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통념과 달리 첫 학습 하루 후에 같은 학습을 반복했을 때 ‘같은’ 기억이 전혀 다른 세포들을 통해 다시 저장되고 회상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반복 학습된 공포 기억이 두 번째 학습 때 활성화된 편도체 뉴런들에 새로 저장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같은 경험의 기억이 처음과 다른 세포 집단에 인코딩된다는 사실을 추가로 입증했다.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기존 기억 엔그램의 연결이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억 정보를 간직한 채 휴면 엔그램(silent engram)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같은 기억은 같은 뉴런에 계속 저장됨으로써 경험이 누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같은 경험을 다시 할 때 뇌에서 오히려 뉴런들이 다이내믹하게 새로 교체됨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학문적 의미가 있다.

한진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억은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뇌에서 그 기억을 저장하는 세포들은 다이내믹하게 스위칭 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발견이다”며 “앞으로 기억 뉴런을 표적으로 해서 원하지 않는 기억 삭제 및 퇴행성 뇌질환에서 기억상실 억제,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 기억제어 기술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조혜연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는 셀 프레스(Cell Press) 그룹의 오픈 액세스(Open-access)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10월 22일 게재됐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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