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동근 기자=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대당 지원금을 낮추고 대상 차량을 늘리는 개편에 나서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반색을, 수입차 업계는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는 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급 상한액을 6000만 원(전기차 기본가격 판매 기준)에서 5500만 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최종 협의 중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8500만 원 이상 차량 보조금 지원 배제 ▲보조금 50% 지원 대상 차량 기준 변경(기존 6000만~9000만 원→5500만~8500만 원) ▲보조금 100% 지원 대상 차량 기준 변경(6000만 원→5500만 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조금 총액은 중앙정부의 지원액이 700만 원이며, 지자체별 지원액은 각각 다른데, 서울시악 100만 원을 지급한다. 즉, 올해 기준으로 100% 지원금 대상인 6000만 원 이하 차량 가격은 서울시민이 구입할 경우 5200만 원이 된다.

이같은 보조금 정책이 적용되면 소비자 체감 기준으로 고가 차량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지만, 자동차 업계는 보조금 상한선 아래로 차량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다만 원래부터 가격이 낮았던 전기차량 생산 업체들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같은 정책 변화를 국내 자동차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예를 들어 현대차·기아의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의 최저가격은 각각 4695만 원, 4630만 원 수준이기 때문에 지원금 기준이 변동되더라도 100% 지원 대상임에는 변화가 없다. 내년부터 본격으로 판매되는 아이오닉6, 신형 코나EV, 스타리아 전기차, 니로EV의 경우에도 5500만원 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대신 지원 차량은 늘어날 예정이다. 보조금 전체 총액이 비슷하다면, 고가 차량 지원금이 줄어들어 지원 대상 차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서울시는 올해 전기차 5000대에 대한 예산을 확보했다가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추경을 통해 9000대를 더 추가한 바 있다. 친환경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자체 보조금이 함께 지원되도록 돼 있어 둘 중 하나가 지원되지 않으면 둘 다 받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수입차들은 지난해 기준 환경부 보조금 지급 상한액 100% 기준인 6000만원에 출고가를 맞춰 놓았기 때문에 100% 지원금 대상에서 탈락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소비자 체감에서 서울시 기준으로 400만 원 정도 가격이 인상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한편 전기차의 인기가 올라가는 가운데, 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발표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년 출시 예정인 국내 전기차는 약 20개다.

현대차는 내년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세단이자 두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와 파생형 전기차인 '코나EV' 후속모델, 캐스퍼급 경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전기차, 스타리아급 미니밴 전기차 등을 출시할 게획이다. 특히 아이오닉6 양산 준비를 위해 아산공장을 이달 말부터 내년 2월 초까지 휴업키로 하는 등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기아는 내년 신형 '니로'를, 하반기 'EV6 GT'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EV6 GT는 올해 출시된 브랜드 첫 전용전기차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GV70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내년 1분기에 첫 순수전기차 코란도 이모션(e-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을 해외시장에 먼저 판매했으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한국지엠은 배터리 결함 문제로 출시가 지연된 '신형 볼트 EV'와 '볼트 EUV'를 출시할 계획이며, 르노삼성은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3분기 연간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7만 10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6268대보다 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5.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