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5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수를 주장하며 자신에게 계란을 투척한 학생에게 "저에게 계란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진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내용을 편지를 보냈다.
지난 13일 이 후보가 경북 성주를 방문했을 때 인근 고등학생 A군은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며 이 후보를 향해 계란을 던졌다. A군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하루 동안 유치장에 갇혀 있다가 석방됐다.
1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정치란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정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떤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저의 의사를 수사기관에 명백히 밝힌 만큼, 추가적인 민·형사상 처벌이 뒤따르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우리 학생과 사드 배치 반대에 나섰던 모든 분께 진심으로 제 마음을 전한다"며 " 사드 배치가 국익에 전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어진 현실과 상황에 맞춰 국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정치가"라고 전했다.
이어 "제 신념을 지키는 것보다 이미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 상황에 기초해 대안을 찾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했다"며 "이런 입장이 약속을 뒤집은 것으로 느껴지셨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고, 입장을 설명 드리지 못한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그런데도 저는 우리가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며 "제가 정치가로서 국익을 극대화할 외교적 방안에 대해 고민했듯이, 우리 학생과 사드배치를 반대하시는 모든 분은 주권자로서 나라를 걱정하고,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에 기초해 저에게 호소하고 계시기 때문이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 호소에 걸맞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진심을 보여드리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다시는 계란 던지지 않아도 되는 세상, 오직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제1원칙으로 삼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 하에서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우리 학생 덕분에 제가 왜 정치를 하는지, 또 제가 들어야 할 국민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고민할 수 있었다"며 "큰 목소리든, 작은 목소리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사건을 담당하는 성주경찰서장에게도 서한을 보내 “저는 학생의 행동에서 어떤 위협의 의도를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주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후보에게 절실하게 호소하고자 하는 의지, 지역 공동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았다”며 “이 학생이 공동체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은 채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는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주권자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에겐 국민의 의견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야 할 책임이 있다"며 "다소 과격하고 거친 방식의 의견 표출이라는 이유로 처벌받는다면, 국민이 대리인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할 정치가도 그 의무를 다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