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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26년만의 수모,."제천 참사 부실 대응"..경찰, ..
사회

창사26년만의 수모,."제천 참사 부실 대응"..경찰, 제천 화재 참사 관련 압수수색

김진 기자 입력 2018/01/15 12:15 수정 2018.01.15 12:28
▲ 지난 1월4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제천화재참사현장에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김병호 선임기자)

[뉴스프리존,제천=김진기자] 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대응 부실 논란과 관련, 경찰이 15일 소방당국을 전격 압수 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소방본부가 압수 수색을 당한 것은 1992년 4월 본부 설치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오전 9시부터 충북소방본부, 소방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 등 3곳에 수사관 24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는 소방서장실, 소방 행정과, 중앙 119안전센터 등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 대응에 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압수물을 분석한 뒤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천소방서는 1979년 개청 이래 39년 만에 처음 겪는 수모다. 경찰은 지난 11일 소방 합동조사단 발표에서 소방 당국의 초동 조처 부실, 현장 정보 전달 원칙 위반, 현장 지휘 부적절, 구조 지연과 미흡, 장비 조작 미숙, 무선통신망 관리 소홀, 특별 소방 조사 적절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자 소방 당국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화재 당시 초기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방관 6명을 지난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소방청은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 해제하고,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등 3명의 중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제천 화재 참사 현장에서 진화와 구조를 맡았던 제천소방서 직원들도 첫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취재진의 접근을 1층부터 차단한 채 말을 아끼고 있다.

경찰은 제천소방서의 서장실과 소방행정과, 대응구조과, 예방안전과 등을 돌며 컴퓨터와 서류를 챙기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 첫 신고 이후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 무선은 과연 불통이었는지, 2층 진입 지연에 대한 잘잘못은 있는지 등을 낱낱이 따져볼 방침이다. 앞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과 8일 △화재 원인, 초기 대응 실패 원인 규명과 수사 △국가·자치단체의 관리 감독 부실 여부 △스포츠센터 경락 과정과 실소유주 의혹 △유무선 상황 전파 적절성 △2층 등 구조 실패 원인 등에 대한 수사 촉구서를 경찰에 보내기도 했다. 유족대책위는 지난 11일 “국회 차원의 특별 조사, 소방 당국의 늑장대응과 초동대처 미흡, 2층 외 다른 층 희생자에 대한 조사 등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가 문을 연 이후 첫 압수수색"이라며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화재를 진압했던 직원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수사 관련 보고에서 △유족 요구 사항 신속 조처 △소방·시청 등 인허가 과정 불법 여부 △실소유주 수사 등에 대해 수사 방침을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사전 자료는 수집하고 있다.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 소방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는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1979년 개청 이래 압수수색은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제천 참사 이후 화재 현장으로 출동할 때마다 불안해하고 긴장하는 대원들의 모습이 역력하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자괴감이 든다며 그만둬야겠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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