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박정익기자]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이미 전날(22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온 참배객(경찰추산 2만5천여명)들은 국화꽃 헌화, 분향, 너럭바위에 묵념하는 등 수많은 인파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묘역 잔디밭에는 2200여개의 의자가 배치됐고, 오후 2시 거행된 추도식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유족과 과거 참여정부 인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3000여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이해찬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 가수 조관우 씨의 추모공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추도사, 유족인 노건호씨의 추도사와 헌화로 진행됐다.
강금실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님은 사람사는 세상이 무엇보다도 평등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서로의 마음의 상처를 씻어주고 사랑으로 깊은 연대를 이루어 우리 세상을 진정 사람사는 세상으로 바꾸자. 이제 이 대의와 과업을 저버리면 故 노무현 대통령의 희생과 열망을 저버리는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각성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해 추도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노건호씨는 추도사를 통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반성도 없다"며 제발 대국적으로 정치를 해달라"고 직격탄을 날려 화제가 됐다.
이날 김성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추도식 참석하셨던 의원들이 많이 오셨다"며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문재인,이종걸, 전병헌, 진성준, 정세균, 김한길, 박지원, 원혜영, 강기정, 서영교, 김현, 이해찬, 김태년, 오영식, 김영록 등이 오셨다. 정의당은 심상정, 천호선 대표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어 "권양숙 여사님이 조금 늦게 오셔서 3시30분부터 40분까지 약 10분간 돌아가면서 악수하고 인사했다"며 "의원들은 40분에 다 나오고 문 대표만 남아있다"고 말했지만 권 여사와 문 대표 사이에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강희용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정신으로 단결하고 승리하는 정당으로 혁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부대변인은 "‘노무현’ 이름 석 자는 단결과 승리의 상징"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기득권 타파와 지역주의 극복 의지를 오늘에 되살려 단결하고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방문한 여야 정치인들은 추도객들의 야유와 물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김은경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이 내빈소개를 하며 지난 3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4.29재보선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을 소개하자 행사장 주변에서 심한 야유가 쏟아졌다. 김 전 비서관은 "오늘은 추도식인만큼 이에 맞게 방문객을 맞이하자"고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그러나 헌화를 진행하면서 길게 줄을 선 추도객들은 헌화를 마친 여야 정치인들에게 야유와 물세례 등을 뿌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8일 광주에 이어 23일 추도식에서도 추도객들의 야유와 물세례를 받고 별다른 말 없이 추도장을 빠져나갔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제일 심했다. 추도객들의 야유와 흙, 물을 맞았고, 심지어 부채를 김 전 대표에 던지는 상황도 보였다. 박지원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도 야유는 이어졌다. 문재인 대표는 환호도 많이 받았지만, 그도 역시 물세례는 피하지 못했다. 무소속인 천정배 의원도 야유와 물세례를 받았다.
헌화를 마치고 사저를 향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이 영면하도록 해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대통령께 너무 부끄럽다”며 “'친노 패권주의, 계파주의'란 말이 당내에서 사라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