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조경환_문화공간 콘텐츠 기획자] 과거에는 문경은 교통편이 불편해서 찾아가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았던 먼 길이었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충주를 거쳐 올라가는 문경새재의 굽이굽이 산길목에 펼쳐지는 주변 산들의 풍경은 참으로 수려했다. 말 그대로 문경새재 곳곳이 비경이었다. 마치 이 모습을 보는 이로 하여금 잠시 꿈속을 거니는 듯 몽환적 감흥을 주었다. 문경새재는 그런 곳이었다. 이제 문경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이 되면서 교통편도 과거에 비해서 그 접근성이 용이해졌다.
문경은 '한국인이 꼭 가 봐야할 한국 관광의 별' 1위로 선정된 바 있는 문경새재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춘 곳으로 향후 그 문화 관광 콘텐츠 자본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은 지속될 것이다.
현재 7만 8천 명(2017년 1월 현재)의 중소 도농(都農) 도시로서 문경시 이러한 천연의 자연을 활용하여 지역의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문경시는 지난 2015년 세계 군인체육대회가 문경시에서 개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생소했던 세계 각국 군인들의 제전인 이 국제행사는 2013년 9월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으로 이전하면서 그 국제행사 유치의 당위성을 가지고 진행되고 이루어낸 성과였다.
비록 올림픽과 같은 지구촌이 열광적인 주목을 받는 행사는 아니었지만 변방의 문경에서는 실로 가슴에 벅찬 국제대회의 유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대회를 통해서 문경시는 체육 인프라 및 국제행사를 통해 큰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경험이 축적되었다고 생각된다.
현재 문경시는,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문화관광 산업을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문경새재라는 옛 모습을 간직한 장소로 문경의 대표 관광지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문경시를 대표할 수 있는 축제를 통해 문화관광 활성화의 촉매제로서 기대감도 가지고 있다.
현재 문경에는 문경새재도립공원 주변을 중심으로 '오미자축제'(매년 10월초), 문경 약돌한우축제(매년 10월초), 문경 사과축제(매년 10월 중순) 등이 개최되고 있다. 또한 '문경새재맨발페스티벌', '문경칠석차문화제', '문경새재달빛사랑여행', '문경산악제전' 등의 행사도 개최되었다.
매년 4말부터 5월초 개최되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차(茶)’를 주제로 하여 전통문화를 알리고, ‘찻사발이 생산되는 전 과정을 체험 프로그램화하여 진행되는 체험형 축제‘로 개최되고 있다. 지난 1999년 처음 열린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지역 전통 도자기를 매개체로 물레 찻사발 빚기, 찻사발 그림 그리기, 사기장의 하루 체험, 망댕이 가마 불지피기 등 찻사발 제작 과정을 체험 등을 운영한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2017년 제19회에는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2018년에는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었다. 문경의 ‘막사발’이 이젠 ‘찻사발’로 문경 고유의 도자기 브랜드로 정착되었다. 조선 초 분청사기와 백자 도요지가 다수 분포되어있는 문경시로서는 지역의 문화원형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축제로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경시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과 도예부문 '명장' 등 2명이 활동하고 있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개최되고 있는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있는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은, 한국방송공사에서 만든 사극 세트장으로 태조왕건 등과 같은 TV 드라마를 비롯하여 영화들이 촬영된 장소다. 현재는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트장을 허물고 조선시대의 광화문, 경복궁, 양반집 등으로 구성되어 드라마 및 영화 등의 세트장 대여도 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에게도 개방해 유료로 지역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서민들의 촌락과 저잣거리, 사대부집, 경복궁과 광화문까지 그 시대의 실감나는 풍경을 잘 재현하고 있다. 문화관광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형에 가까운 재현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극사실주의적 재현이야말로 관광객들의 그 시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왕의 얼굴’. ‘비밀의 문’ 등 많은 작품들이 촬영이 되었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지역의 고유문화 기반을 주제로 한 독창성이 풍부한 축제로 문경새재 드라마 세트장을 활용해서 공간을 구성하여, 공간 배치에 있어서 품위가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도자기 전시와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이러한 옛 재현 한옥과 도자기 전시장의 배치 효과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그리고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입구에는 ‘옛길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문경새재의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문경새재 길 위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함께 여러 가지 다양한 여행기롣들과 당시 풍속에 대한 것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
옛길박물관을 들어서며 제일 눈에 띠는 것이 ‘괴나리봇짐’이다.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에 배보자기에 물건을 넣고 말아서 꾸린 짐을 짊어지고 다녔다.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가는 한양길로 나서는 영남의 선비들은 종이, 먹, 붓, 벼루, 책, 지도 엽전 등을 이 괴나리봇짐에 넣고 문경새재를 넘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문경새재와 선비, 보부상들의 길을 걷는 모습에서, 이 ‘괴나리봇짐’이 잘 어울린다. 이렇게 문경시 문화관광은 ‘옛길’ 콘텐츠의 근간으로 해서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있다.
문경의 도자기는 왕실이나 관청에서 쓰는 ‘관요(官窯)’가 아니라, 서민들이 생활용기로 쓰는 ‘민요(民窯)’였다. 일상생활에서 쓰여 지는 도자기인 관계로 화려한 기교보다는 실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그 소박함이 특징이다.
그리고 사발, 대접, 접시, 종지, 병, 제게 등 다양했다. 이러한 전통의 계승과 발전, 유지를 통해 중요무형문화재와 ‘명장(名匠)’들이 이곳 문경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게 된 것일 것이다.
문경도자기박물관과 문경도자기홍보판매장은 지역의 정체성을 ‘찻사발’을 통해 구현한 전시장이자 체험장이다. 이곳에서는 일목요연하게 문경도자기 '찻사발'의 유래와 그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문경은 양질의 사토(沙土)와 물, 땔감(火木), 판로(販路) 등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문경은 도자기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천혜의 환경과 사회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백두대간이 동서로 뻗어 있는 이 산악지대에는 사토광맥의 매장량이 풍부하여 사토를 쉽게 구할 수 있고, 계곡에는 풍부하고 맑은 물이 있으며, 우거진 숲은 막대한 양의 땔감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가장 높은 고개인 문경 하늘재와 같은 교통로가 누대로 발달하여 인근의 남한강과 낙동강을 이용한 판로가 확보되어 있다. 문경의 사기그릇은 일반 서민들이 즐겨 사용하던 막사발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찻사발로 통용되고 있다.
과거에 서민들이 사용을 하다가 금이 가거나 일부가 파손된 경우에는 버리기 아까워서 개밥그릇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래서 문경지역의 사람들은 이 찻사발을 가리켜 우스갯소리로 ‘개밥그릇’이라고 하기도 했다.
문경 도자기 ‘찻사발’의 특징은, ‘순박한 심성이 그대로 베어 있어, 색채와 형태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평한다. 현재 문경도자기는 9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민요(民窯)의 요람으로서 현재 문경도자기협동조합 34명의 도예인들이 재래식 장작 가마만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고 그 도자(陶瓷)의 선이 풍성한 도자기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문경시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다국어 브로슈어 및 프로그램 북 등과 같이 안내 서비스가 잘 되고 있으며, 또한 페이스북,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앱스토어 서비스와 같은 축제통합홍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마케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여행사와 연계된 축제 여행상품도 일정 부분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문경시가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 나가기위해서는 지역의 관광자원인 문경새재 관련 장소 브랜드 마케팅을 비롯하여 현재 진행 중인 문경석탄박물관, 짚 라인, 문경관광사격장, 고모산성 근처의 오미자테마터널, 과거의 간이역을 활용한 레일 바이크 등을 어떻게 문경새재에 집중된 관광객들을 분산시키느냐 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문경의 문화관광 콘텐츠 자원을 외부에 부각시키는 것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며 단시일 내에 이루어질 수 없기에 지속발전 가능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서로의 지혜를 모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조경환
필자는 한국 최초 박람회 전문회사 ‘영지도스(東通)’ 프로듀서, 두산동아(동아출판사) 케이블 TV DSN 편성팀장, 두산그룹 연강홀(현 두산아트센터) 극장장, 국립극장 기획팀장, 영화주간지 시네버스 편집장 그리고 인천부평아트센터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재단법인 과천축제 상임이사 겸 사무처장으로 재직 중이다.
일본대학 예술연구소 객원연구원, 일본영상학회 정회원, 서일대 연극영화과, 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학부, 한성대대학원 겸임교수, 청운대 공연기획경영학과 겸임교수, 중앙대 디지털영화아카데미 초빙교수, 국립강원대학교 인문대학 겸임교수, 청운대 산업대학(인천) 초빙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학부 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또한 행정복합도시 세종시 문화시설배치 자문위원, 인천 펜타포트축제 기획 자문위원, 한국관광공사 한류공연 지원 심의위원, 한국문화기획자협회 회장, 한국예술경영인협회 이사, 인천아시아패럴림픽대회 문화행사전문위원회 위원장 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그 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및 상장을 수여받았다.
주된 활동 분야는 공간운영 콘텐츠와 공연기획 및 문화정책, 지역기반 축제의 활성화, 예술경영전략, 지역 특성화 문화콘텐츠 개발이다. 특히 공연 문화 및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