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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콘텐츠 프로듀서 조경환의 글로컬( glocal ) 문화 콘텐츠탐방(25)

조경환 _공간 콘텐츠 프로듀서, 인하대 외래교수 기자 입력 2019/02/07 14:02 수정 2019.02.08 18:38
부산의 문화 콘텐츠 재생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뉴스프리존=조경환 _공간 콘텐츠 프로듀서] 지금 지역에서는 도시 활성화에 대한 화두로 도시재생에 대한 논의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도시재생과 함께 이를 통한 도시의 창의성, 창조성에 대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도시의 활성화를 목표를 두면서 도시재생에 활발한 시도들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의 조화 속에 도시를 성장시켰던 유럽의 문화 선진도시에 비해 압축성장을 가져왔던 우리의 경우, 과거 급속한 경제발전이 가장 우선 목표였기에 신도시의 중심에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도심은 경우, 도시의 공동화 현상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문화경제적인 사양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최근 들어 도시 발전에 중심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도심에 대한 재생시업의 일환으로 토목, 건축과 같은 물적 정비에서 벗어나 ‘문화 콘텐츠’를 통한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그 지역의 스토리를 개발해 도시재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허름한 집이 모여 있지만 여기에 부산 고유의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의 원천’을 만들고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그 매력을 부각시키려는 시도다. 그 중 구도심이 많이 산재되어 있는 부산의 경우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지역의 이야기 그 콘텐츠를 통해 도시재생을 지속화시키고 있다.

▲ 해양산업 및 관광의 도시 부산, 부산항은 그 중심에 있다. / 사진= 조경환

부산은 컨테이너로 대표되는 동북아 물류 중심지인 해양도시이자 남포동을 중심으로 부평깡통시장 및 야시장, 국제시장, 자갈치, 그리고 멸치로 유명한 기장시장 등 해안지역 고유의 활기찬 시장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해운대, 광안리. 송도 등과 같은 관광 휴양지로서의 도시 브랜드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

부산 남포동 'BIFF (부산국제영화제) 광장'과 노점거리. / 사진= 조경환
▲ 국내 최초의 야시장인 부산 부평깡통시장 야시장. / 사진= 조경환

또한 전쟁의 피난지 부산 산동네인 중앙동 40계단 주변에는 부산항 부두에 가깝고 부산역,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을 이어주던 40계단 뒤편 산비탈에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들의 판잣집들이 있었다. 그래서 해방과 6·25 전쟁으로 몰려든 귀환동포들과 피란민들이 산꼭대기까지 판잣집을 지었다.
이 때 생겨난 도로가 바로 ‘산복도로’다. 부산의 산복도로는 산의 중턱을 지나가는 도로로 부산의 진구, 서구, 중구, 동구 등 6개구에 걸쳐서 이루어진 도로를 말한다. 그리고 부산시는 한국전쟁 피난수도였던 만큼 피난민들이 몰려 살았던 산동네에서의 생활 문화가 여느 도시와는 다른 면모들이 곳곳이 남아 있다.

※ 가파르고 고단한 삶의 길, 40계단 1951년 2월 부산의 인구는 유동인구 포함 100만 명을 훨씬 넘었다. 전쟁으로 인해 부산으로 모여든 피난민만 60만 명에 이르었다. 부산항 부두에 가깝고 부산역,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을 이어주던 40계단 뒤편 산비탈에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들의 판잣집들이 쉴새 없이 들어찼다. 40계단 앞은 연일 부두와 부산역 수송 화물차에서 흘러나오는 구호물자가 쏟아져 나와 장터를 이루었으며, 암달러상이 성행하는 곳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 부두 노동으로 벌이를 해야했던 피난민들은 40계단 위쪽 산기슭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양식을 구하기 위해 부두, 시장통으로 가야만 했다. / 사진= 조경환 자료출처: 부산시립박물관
▲부산시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에 문화예술 공간을 입주시켜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원도심 재생사업 '또따또가' . / 사진= 조경환
▲ '또따또가' 근처는 옛 부산역이 자리한 곳이다, '정거장거리'는 이를 기념해서 만든 곳으로 이곳은 부산 원도심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있다. / 사진= 조경환

부산시 원도심 재생사업 중에 '또따또가'가 있다. 부산시 원도심인 중구 중앙동과 동광동에 문화예술 공간을 입주시켜 도심 공동화 현상을 방지하고 지역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이다. 부산에 모인 피난민들의 애환의 판자촌 동네이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부산 중앙동 40계단을 중심으로 미술창작의 공간, 독립영화제작소 및 상영관, 수공예 작업공간 등이 초기 작가 48 명, 예술단체 24개 단체 등 초기에 380여명이 입주했었다.

부산시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 유산’이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시켰다. 부산에 소재한 임시수도 대통령관저 등 13개 유산에 대해 문화재청이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조건부 등재한 것이다.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잠정목록 등재는 근대유산으로는 한국이 그 최초이다. 이제 이러한 대외적인 관심과 주목을 바탕으로 부산 산동네는 고유의 문화 관광 콘텐츠로서의 중요한 지역자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생각된다.

▲ 부산 산복도로 '감천마을'. / 사진= 조경환
▲ 부산 산복도로 ‘흰여울문화마을’ . / 사진= 조경환
▲ 부산 산복도로 초량동 ‘이바구공작소’. / 사진= 조경환

산복도로에 있는 지역 콘텐츠인 자갈치시장, 흰여울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아미문화학습관, 누리바라기전망대, 국제시장, 부평시장 야시장, 보수동책방골목, 임시수도기념관, 닥발골행복마을, 금수현음악살롱, 이바구공작소(168계단), 유치환우체동 등도 부산 산동네도 지역에서는 풍부한 문화자산이다.

부산 사하구의 감천문화마을이 2009년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2012년 '마을미술 프로젝트 골목길 프로젝트' 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부산이라는 곳이 한국전행의 피난처로서 임시 수도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실향민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부산이 산동네가 많고 또한 독특한 골목길 문화가 발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해운대지역 중심의 신도시 조성 정책이 하나의 도시정책으로 자리 잡았지만 구도심 산동네는 더욱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서 도시의 활성화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러한 구도심의 공동화는 선진국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슬럼화과정을 겪으면서 도시의 사양화에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감천문화마을은 구도심에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하나의 '볼거리'로서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 정책으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유효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도시재생의 한 예가 될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부산시가 오래동안 산동네 등 구도심에 대한 재생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으며, 당장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홍보를 한다면 감천마을이 원도심 재생 문화 콘텐츠로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시에 거주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이러한 골목 산동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이는 구도심 활성화의 모범의 될 것이다.

‘자갈치 아지매’로 상징되는 피난수도 부산의 생활력을 상징하는 ‘아줌마’ 이미지와 소프트한 지금의 지역 문화 콘텐츠가 서로 융합하면서 도시재생 이미지로 거듭나는 그 과정에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 부산 송도해맞이축제. /사진= 조경환

후즈유어시티(WHO'S YOUR CITY) ’ 의 저자인 런던대학교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 교수는 이 책에서 2만 8000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조사( ‘장소와 행복에 대한 조사 place and happiness survey ')에서 입증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는 개인의 행복은 물론 직업, 경제력, 인간관계,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선 치안과 경제적인 안정, 공공 서비스가 원활함, 그 도시 지도자의 자질과 실행력, 도시의 유연성과 개방성, 경관, 쾌적성, 문화적인 환경과 같은 도시의 미적 감각으로 구분되어진다. 

그에 의하면 오늘날 도시를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동력은 인간의 창조력이며, 창조력을 갖춘 도시야말로 지속 발전하는 도시의 기능을 갖게 된다고 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주역을 창조계급이라고 했다. 창조계급에 의해 활기찬 도시를 만들어내면 지역사회 또한 그 근간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만들어진다.  

부산은 남포동, 해운대, 광안리 등 거리에서 펼쳐지는 행사들이 풍부한 해양관광도시로서의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 사진= 조경환

이 도시에 계속 살고 싶다는 정주의식을 갖고, 그 도시의 원천인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치안이 좋고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쓰레기 등이 적고 청결하고, 의료기관이 충분히 있으며, 도시의 상징(얼굴, 브랜드)이 있으며, 생활에 있어 유용한 공공시설과 공공 교통기관이 충분하고, 도시에서의 이벤트 및 행사 등이 풍성해 이러한 도시를 걷는 것이 즐겁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멀리서부터 도시를 방문하고자 하는 매력을 지니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멀리서부터 도시를 방문하고자 하는 매력을 지니게 된다는 것이다. 자갈치시장의 ‘아지매’는 그러한 매력을 갖춘 부산의 ‘얼굴’이자 ‘상징’이다. 그것이 부산에서만 발신할 수 있는 ‘온리 원’(Only one)으로 차별화된 도시재생 콘텐츠일 수 있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는 한 도시나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3T인 '기술'(Technology), '재능'(Talent), '관용'(Tolerance)이 조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관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3T를 토대로 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거리문화와 거리예술이 풍요로운 예술적 환경, 매력적인 카페들이 모여 있으면서 인종 간 계급간의 차별이 없으며, 개인의 자율성과 독자성이 보장되는 곳이 바로 창조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사친출처: 부산역 원웨이게스트하우스
'기술'(Technology), '재능'(Talent), '관용'(Tolerance)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헤미안 즐겨 찾을 수 있는 도시여야 한다. / 사진= 조경환

그 창조성을 측정하는 ‘창조지표는 한 공간의 열려 있음과 다양성을 측정하는 것’으로써 가령 동성애지수(gay index)가 높은 곳, 보헤미안들이 즐겁게 사는 곳, 그리고 도시가 자유와 개성이 존중되는 열린 공간으로 존재하는 곳이다. 부산은 지금 해양도시로서 개방성과 조화로운 문화가 접근 가능한 도시로 존재한다. 이 중심에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 원천과 이야기 풀어가기’를 어떻게 잘 꾸어갈 수 있는 것인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 일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는 부산시와 자매도시이다. 인구는 2014년 기준으로 150만 명으로 '아시아의 중심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후쿠오카시의 도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하카타역 광장은 매년 12월 개최되는 크리스마스 마켓, 루미나리에를 비롯하여 다양한 시즌별 도시의 문화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리고 시내 방향 나카쓰 주변으로 밤마다 포장마차가 열려 외국이들을 비롯하여 일본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후쿠오카시는 외국인들을 비롯하여 일본 각지에서 몰려드는 이들의 문화 관광 콘텐츠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다. 하카타지역에서 덴진지역에 이르는 각 공간마다 '걸고 싶은 거리를 만들자'는 컨셉으로 야외에서 크고나 작은 이벤트들이 수시로 이어지며 또한 '푸드 빌리지'와 같은 푸드 트럭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후쿠오카 문화 관광 콘텐츠의 '화제의 발신기호' (Topic, issue fighting)들은 네티즌들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SNS)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사진= 조경환

※ 해양도시로서 지정학적으로 부산과 가장 유사한 오사카는 개방성이 뚜렷한 도시로서 값싸고 맛있는 서민 거리로 많이 찾고 있는 '쟌쟌 요코초'( ジャンジャン橫丁)는 대중식당들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쓰텐카쿠까지 남북 약 180m에 걸친 난요도리 상점가는 일명 '쟌쟌 요코초'라고 불린다. 그 이름은 2차대전 후에 가게에서 호객행위를 위해 연주한 샤미센이나 북소리가 '쟌쟌' 하고 울린 데서 유래한 것이다. '거리의 극장(劇場)'이라는 주제로 늘 이곳 상점거 테마 음악 하루종일 울려퍼진다. 부산의 남포동 노점거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 사진= 조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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