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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전례없는 “노무현 죽음 거론한 이명박에 분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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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전례없는 “노무현 죽음 거론한 이명박에 분노” … MB성명 하루만에 직접 반박

유병수 기자 입력 2018/01/19 06:38 수정 2018.01.19 06:52

[뉴스프리존=유병수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것에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 대통령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고통스럽게 봉인해놓은 기억이다. 문 대통령은 ‘운명’에서 “노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나 진배없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의 가치, 그의 정신의 좌절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그에게서 정치적 이상을 찾았던 서민들의 꿈이 함께 무너져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날 성명에 대해 밝힌 입장에는 이와 같은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담백하지만, 진정성 있고 감수성 있는 ‘역사저술가’ 스타일”(양정철 ‘세상을 바꾸는 언어’)이라는 문 대통령의 평소 언어습관을 감안하면 분노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이 전 대통령의 성명에 대한 입장’에서 “이 전 대통령이 마치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한 것에 대해, 이는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 질서에 대한 부정이고,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정치적 타살’로 여기는 문 대통령으로선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운운’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달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두 문장에 불과하지만 ‘정치인 문재인’이 내놓은 가장 강도 높은 비판 메시지이다. 청와대는 전날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뒤 “노코멘트다. 아무것도 다른 말을 붙일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차담회를 마친 뒤 직접 “왜 참고 있느냐”며 대변인에게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차담회에서 차분하게 분노를 말했다”며 “참모들은 이 전 대통령의 언급에 하나하나 응대하거나 단정적인 표현을 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권력을 사유화시켜 정권 운용의 도구로 사용했던 사람들이 적반하장 격의 태도를 취하는 것을 보고 크게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말은 (이 전 대통령이)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며 “우리는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국민 편가름을 심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를 책임지고 있다는 책임감으로 정의롭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를 흔드는 것에 언제까지 인내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전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청와대는 “노코멘트”라며 즉각 대응을 자제했다. 자칫 ‘확전’을 기대하는 이 전 대통령 측에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비판에 직접 대응은 하지 않았다. 다만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등 측근들은 “문 대통령이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 정치보복을 당한 사람이 분노해야지, 정치보복을 하는 사람이 분노하느냐”고 반발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참석한 현안 점검회의에서 기류가 바뀌었다. 취임 이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극도로 언급을 자제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로 미국 순방 때 명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 전 대통령 쪽은 “허위사실”이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적폐 청산=정치 보복’ 논리를 내세우며 청와대가 정치 보복을 위해 검찰을 조정한 것처럼 표현한 데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며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표현했다. 취임 이후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천명해온 문 대통령으로선 용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등 측근에 대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한 데 대한 상당한 불쾌감이 있을 테고, 그런 개인적 분노를 넘어 (이 전 대통령이) 사법질서를 부정하고, 국가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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