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노승현 기자] [첫 번째 이야기] 매일 지하철역에서 무릎 꿇는 여자의 정체는?
■ 지하철 역사, 기도하는 의문의 여인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지하철역 환승통로 바닥에 매일 앉아있는 여자가 있다는 제보. 무려 2년 동안 저녁 7시경에 나타나 10시전에 사라진다는 의문의 여인을 찾아 해당 지하철역을 찾아갔는데 7시가 조금 넘자 제보내용처럼 평범한 차림의 30대 여자가 나타나 익숙한 듯 환승통로의 한 기둥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휴대폰을 보는 듯하더니 갑자기 두 손을 모아 빌면서 기도하는 듯 중얼거리는 여자. 이 같은 행동은 2시간 넘게 반복됐다. 주변 상인들은 여자가 예전엔 사람들 눈에 덜 띄는 계단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더니, 몇 개월 전부터는 지하철 역사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환승통로 입구로 내려와 이와 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 무릎을 꿇고 빌어야 산다는 여자의 속사정
인근 상인들은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면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물건을 사는 등 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그녀로부터 직장에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제작진이 탐문을 통해 확인한 결과 여자는 올해 36세 이은희(가명)씨, 정말로 인근 회사의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지하철 승객들의 민원으로 경찰이 출동한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자신은 꼭 ‘이 자리’에 있어야한다며 고집을 부린다는 여자. 그런데 관찰 결과 여자의 이상 행동은 지하철역에서 무릎을 꿇고 비는 행위뿐만이 아니었다. 열차를 기다릴 땐 스크린 도어에 위험천만하게 등을 기대고 앉아있거나, 객차 안에선 바닥에 주저앉는 행동들이 포착됐다. 하지만 여자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 또한 강제조치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
결국 제작진은 여자를 돕기 위해 여자의 가족을 찾아 나섰고 그녀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다. 지하철역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딸의 모습을 확인한 후 큰 충격에 빠진 어머니는 딸의 이 같은 행동이 불행한 가족사 때문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번 주 제보자들에서는 스토리헌터 강지원 변호사와 함께 이은희(가명)씨의 속사정을 알아보고 그녀를 도울 방법은 없는지 모색해 본다.
[두 번째 이야기] 한국 돈에 빠진 31세 미국 남자
■ 금속 탐지기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남자의 정체는?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몇 시간째 한강을 서성이는 한 남자. 금속 탐지기까지 동원해가며 찾는 것은 다름 아닌 100원, 500원짜리 동전이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확인한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외국인이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동전덕후’ 마이클 패레스 씨. 그의 집은 조선시대의 화폐인 상평통보부터 6·25 전쟁 참전 군인들의 손때 묻은 돈까지 진귀한 옛날 돈으로 가득해, 마치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옛날 돈에 적힌 한자를 척척 읽는 것은 기본, 단순히 수집하는 것을 넘어 각각의 돈에 얽힌 한국의 역사까지 자세히 알고 있었다. 50년 경력의 화폐상도 놀라게 한 마이클의 ‘한국 돈’에 대한 열정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 미국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대한‘미국’인!
웬만한 한국인도 먹기 힘들어하는 홍어를 좋아하고, 막걸리를 즐겨 마시며, 배 아플 땐 매실액으로 달랜다는 대한‘미국’인 마이클. 한국어 웅변대회에서 ‘독도는 한국 땅이다!’라고 외쳐 당당히 1등을 차지했을 정도로 그의 한국사랑은 대단했다.
하지만 2007년, 스무 살 나이에 주한미군으로 한국을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한국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는 마이클. 그런 그를 변화시킨 사건은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고’였다고 한다. 기름 제거 봉사에서 만난 한국인들에게서 따뜻한 정을 느낀 후, 낯선 땅 한국에 대한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그로부터 7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삼남매의 아빠가 됐고, 한국인 장인장모와 능숙한 사투리로 대화를 할 줄 아는 애교만점 사위가 됐다. 스스로, 겉모습은 미국인이지만 속마음만큼은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마이클. 과연 그가 생각하는 한국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번 주 제보자들에서는 스토리헌터 김윤희와 함께 미국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미국인, 마이클과 그의 가족의 시끌벅적한 일상 속을 들여다본다.
KBS 2TV ‘제보자들’은 22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