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부산의 한 60대 기초생활수급자가 평소 따뜻하게 대해주던 집주인에게 유서와 수백만원의 돈다발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22일 정오 무렵 사상구의 한 주택에서 장모(6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집주인 전모(70)씨는 옥상에 올라가던 중 장씨 집 앞에 발자국이 보이지 않자 문을 열고 들어가 장씨가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거지 화장대에 제초제와 살충제, 유서가 발견된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검안 결과 장씨가 음독사로 숨이 끊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유서 옆에는 지폐가 빼곡히 놓인 돈다발이 놓여 있었다. 장씨의 유서에는 전씨 부부에게 감사의 뜻과 함께 돈을 잘 써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약 10년 전부터 단칸방에 혼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2년 전부터 몸이 안 좋아 일을 못 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 전씨의 진술에 따르면 장씨는 발목과 치과 치료를 받으며 신변을 비관하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처지를 알던 전씨 부부는 틈틈이 장씨에게 음식을 챙겨주고 쓰지 않는 창고도 쓰게 해주는 등 장씨의 마음을 보살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장씨는 유족의 의사에 따라 부산전문장례식장에 안치됐다"며 "전씨 부부와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