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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4회 -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고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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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4회 -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고발에 한국판 ‘Me Too'운동 시작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2/02 23:12 수정 2018.02.02 23:34
성추행 가해자들, ‘그런 일 있었자면 미안’, ‘기억없다’로 발뺌

[뉴스프리존=이규진기자] 지난 1월 29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검사의 8년 전 성추행 피해 사건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검찰은 물론 대한민국 사회가 출렁이고 있다. 서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고발은 미국 헐리우드에서 시작된 ‘ME Too' 운동이 한국에서도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한국이 남성 가부장적인 문화와 여성폄하 문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 검사가 용기를 내서 8년 전 검찰 내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을 고발한 것에 대해 대다수 여론은 ‘용기있다’, ‘당연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행실이 좋지 못했던 것 아니냐”, “이제와 폭로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에 나가려고 그러냐”라는 등 비하성 글들이 SNS 등을 통해 오르기도 한다. 이번 서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한국판 ‘Me Too' 운동은 검찰 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던 여성 폄하 문화에 적잖은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 검사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시간이 지나 현행법으로 단죄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성추행 등 성관련 범죄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다.

한편, 서 검사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검찰국장과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 처벌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검찰은 부랴부랴 ‘서지현 성추행 사건’ 전담조사단을 만들고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이 조사단장으로 임명했다. 조 지검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안 전 국장과 최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현행법으로 따지면 안 전 국장과 최 의원에 대한 범죄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밖에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고, 참고인은 검찰에 출석해야 할 의무가 없다.

또한, 안 전 국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는데, 사건이 발생한 당시 강제추행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였기 때문이고,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성추행 했다고 보면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결국 안 전 국장에 대해 성추행죄로 법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전 국장은 서 검사가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한 지난 2015년 8월 검찰 인사를 총괄하던 법무부 검찰국장이었기 때문에 안 전 국장이 서 검사를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하는 데 부당개입 했다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직권남용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최 의원도 같은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다. 최 의원은 사건 두 달 뒤인 지난 2010년 12월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근무했는데, 최 의원은 서 검사 사건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임은정 검사에게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임 검사가) 들쑤시느냐”면서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최 의원은 기자들을 피해다니다가 “내가 은폐를 하려고 했으면 서 검사를 만나본 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적이 없다”며 “성추행 사건 자체를 모르는 나를 왜 지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의 주장이 구체적이지 않으냐"는 질문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그렇게 한 적이 없고, 내 평소의 말투나 행동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새벽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지현 검사는 성추행 사실을 당시 북부지검에서 모시고 있던 간부들과 의논했다고 한다. 당시 김모 부장검사에게 한 시간 넘게 울면서 이야기를 했고 차장검사와 검사장에게도 보고되었다고 한다. 김모 부장검사는 서지현 검사에게 문제제기를 할 지 의사를 물었으나 서 검사는 고심 끝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며 “임은정 검사는 법무부 감찰 검사에게 계속 문제제기를 하였고 법무부에서 서지현 검사에게 성추행 피해 여부를 물었으나 서 검사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감찰은 중단되었다”고 적었다. 이어 “8년이 지난 후 두 여검사가 이런 사실조차 알지 못한 저를 지목하여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였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이런 사실을 알면서 제가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였다고 하는 것은 명백히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고 글을 맺었다.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이다.

최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 ‘모른다-기억 안난다-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서 검사가 감찰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라는 등 말바꿈을 이어갔다. 성추행 사건은 일어났는데, 서 검사가 감찰을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감찰을 하지 않았다는 해괴한 논리이다. 다른 사회 각 분야에서도 그렇고 하다못해 작은 회사에서도 상사가 있는 상황에서 진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일개 평검사가 사건 해결을 계속 요구한다는 것은 당시 분위기도 그랬으나 현재도 어렵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따라서 최 의원의 이런 발언은 변명에 다름 아니라고 보여진다.  서 검사가 8년이 지난 지금 성추행 사건을 언급한 것은 안 전 국장의 그후 행동이 지켜보기 힘들었기 때문이고, 대형 교회인 온누리교회에서 간증하는 모습을 보고 끝없는 자괴감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 전 국장은 “제 교만을 반성한다”며 간증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신은 그동안 떳떳히 살아왔고, 어쩌고...하는 내용이다. 뭘 반성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안 전 국장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이어지자 온누리교회 측은 지난달 31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렸다.

교회는 “안태근 씨의 온누리교회에서의 세례식 간증은 그분이 고위층 이력이 있다고 특별하다고 인정해서 세운 것이 아니며, 또한 일부 언론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간증을 하고 다닌 것’이 아니라, 매월 세례식에서 이루어지는 고백에서 그때 세례 받는 사람들을 대표로 한 사람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담당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세운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어 “교회에서 세례식에서 고백을 하는 사람의 과거 이력까지 샅샅이 조사하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러나 교회에서 세례 받은 성도로서 과거에 불미스런 사건의 가해자였다면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사죄 받는 행동을 보이도록 권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온누리교회가 “안 전 국장의 전 이력을 잘 몰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여론은 쉽게 납득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던 안 전 국장에 대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안 전 국장은 당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간부들과 저녁을 먹은 뒤 간부들에게 70 만∼100만 원씩 격려금을 줬고, 이 일로 면직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간증에서는 이 사건을 ‘뜻하지 않은 일’로 표현하며 “선후배 동료나 친지 분들이 너무 억울하겠다며 같이 분해하기도 하고 위로해 줬다. 그렇지만 그 일을 겪는 과정에서 저와 가족들은 극심한 고통에서 하루 하루 괴로워하며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담당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혀 모르고 세웠다”는 해명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교회 측에서 안 전 국장의 과거 이력이나 사건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은 채 간증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비난 여론이 커지자 온누리교회 측은 지난 1일, 해당 글을 삭제하고 페이스북 계정도 닫았다.

현재 온누리교회 공식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현재 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보인다. 계정을 비활성화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회 측 입장문을 갈무리한 이미지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한편, 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서 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와 관련해 “이메일 확인 착오 등으로 혼선을 드린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법무부 성범죄 대책위원회’ 발족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 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서 검사가 겪었을 고통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서 검사에 대한 공격과 폄하 등은 있을 수 없으며 그와 관련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 검사는 자신의 성추행 피해 건과 관련해 박 장관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법무부 담당자들에게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아무 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서 검사의 진상조사 요구가 없었다고 주장해왔지만 지난 1일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서 검사 관련 내용을 전해 듣고 즉시 해당 부서에 내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서 검사로부터 메일로 면담요청이 있어 법무부 담당자에게 면담을 지시한 사실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서 검사의 고발로 시작된 한국판 ‘ME Too'운동은 사회 전역으로 확대되어가는 모습이다. 모 항공사의 사장이 여승무원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다거나 모 방송국 PD의 성추행, 일반 회사에서의 성추행 등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ME Too'는 이어지는 모습이고, 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여론은 높아만 가고 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도 서 검사의 진정을 접수하고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2일, 인권위는 상임위원회를 열고 “검찰 내 성희롱·성폭력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직권조사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2002년 당시 서울지검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 바 있지만,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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