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 방송내용정리 이규진]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 이상주(48) 삼성전자 컴플라이언스팀장(준법경영 담당 전무)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는 내용을 실토했다. 이 전무의 진술로 검찰 수사는 이 돈의 최종 수수자로 지목된 이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 전 회장이 ‘이 전무-이상득 전 의원-이 전 대통령’ 순으로 청탁용 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의 전언에 따르면 이 전무는 최근 검찰 소환조사에서 “2007년 말 이 전 회장에게 현금 8억이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받아 이 전 의원 측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돈이 이 전 회장을 포함해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모아 조성한 자금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데, 돈 전달 시기가 이 전 대통령이 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확정돼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던 때였다. 이 전무는 이 전 의원이 돈 전달 장소를 지정했고, 이곳에서 한 당직자가 차량 트렁크에 있던 여행용 가방을 꺼내 갔다고도 진술했다. 이 전무는 검찰에서 본인은 심부름꾼 역할만 했을 뿐 자금 규모나 불법성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이 전달한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기업들이 이 전 대통령의 선거유세를 선의로 십시일반 모은 돈이라고 생각해 이 전 의원 측에 전달했고 한다. 하지만 8억원과 별도로 이 전 회장이 자신에게 2007년 1월~2011년 2월에 14억 5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문제는 검찰이 2007년 이 전 회장이 건넨 이 돈을 정치자금으로 해석하든 뇌물로 해석하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는 공소시효가 5년이고, 뇌물수수죄의 경우 10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가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2007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 전 대통령 측에 청탁성 자금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이 전 회장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된 이른바 ‘이팔성 메모’에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듬해 3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약 3년간 10여 차례에 걸쳐 14억5000만원을 추가로 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이 전 회장으로부터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돈을 받았다면 그 이전에 전달된 자금 역시 전체적으로 하나의 범죄인 ‘포괄일죄’에 해당한다.한편, 검찰의 다스 수사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 이동형 씨에 이어 이 회장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앞서 이동형 씨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MB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는데, 이 회장은 14시간의 조사에서도 MB는 다스와 관련없다는 내용의 정반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동안 조사를 했다.  이 회장은 서울중앙지검을 나오면서 이 전 대통령과 다스가 연관성이 전혀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 "다스의 지분 일부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인정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아들 이동형씨는 이 전 대통령과 다스의 연관성을 인정했는데 어떤가", "도곡동 땅 매각자금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임을 인정하나"라는 질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와 공동으로 매입한 도곡동 땅을 1995년, 포스코개발에 263억원에 매각한 뒤 세금을 제외한 100억원씩을 나눠 가졌고 땅 매각자금으로 다스 지분을 매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보유 지분이 없음에도 다스의 이익이 이 전 대통령이나 이 전 대통령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더불어 이 회장 몫의 도곡동 땅 매각자금 중 10억원 이상을 이시형 전무가 가져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이 사실상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도 이 전 대통령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검찰은 이 회장의 도곡동 땅이 사실 이 전 대통령의 소유이고, 도곡동 땅 매각 자금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쓰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앞서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의 뇌물 수수에 더해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관련 액수가 최대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우선 순위를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 전 대통령 측에 수억원을 건넨 혐의로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는데, 당시 한나라당 공천 결과를 두고 한나라당이 ‘MB당’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던 터라 김 전 의원 외에도 추가로 이 전 대통령 측에 공천헌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되면 이 전 대통령이 받을 뇌물 혐의 액수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2008년 MB 취임 전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이 전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의원에게 22억5,000만원가량을 건넨 정황도 파악해 돈의 성격 및 이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인사청탁과 함께 이 전 의원에게 8억원, 이 전무에게 14억5,000만원을 건넨 정황이 담긴 비망록과 자금관리장부 등을 대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업계 1위인 대보그룹이 관급공사 수주에 편의를 봐달라며 MB 측에 수억원을 건넨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돈이 건네진 시점이 대선 직전 또는 대통령 취임 직후라는 점에서, 이 돈을 이 전 대통령 정치자금 혹은 당선축하금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스의 ‘BBK 140억원 투자금’ 회수 소송 비용을 삼성전자가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검찰이 구체적인 액수를 높여 잡고 있다. 검찰은 애초 알려진 대납 비용(약40억원)보다 많은 약 60억원이 소송 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다스 전ㆍ현직 관계자 진술 및 다스 회계장부 등 자료를 통해 소송비 대납을 이 전 대통령이 받은 뇌물로 본다. 다스 실소유주(소송비 대납 수혜자)가 이 전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MB 정부 관계자가 다수 존재해 이 전 대통령에 적용될 뇌물 액수는 최종적으로 1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국정원 특활비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다. 이외에 MB 정부 청와대의 김진모 전 민정비서관(5,000만원),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약 1억원),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10억원)의 수수액수를 더하면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이들이 이 전 대통령 지시를 받은 점이 규명되면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될 뇌물 액수는 그만큼 늘어난다. 대법원이 시행 중인 현행 양형 기준에 따르면, 뇌물 범죄(뇌물 수수)의 경우 형량 기준은 기본이 9~12년이고 가중 처벌 시 11년 또는 무기징역이다. 지금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액수의 약 5% 정도만 유죄로 확정되더라도 뇌물죄에 따른 가장 무거운 처벌을 받는 셈이다.

전직 대통령의 경우 피지휘자에 대한 교사, 높은 업무 관련성, 고위 공무원(3급 이상) 등 가중요소에 여럿 해당하기 때문에, 선고 형량이 일반 고위공무원보다 더 높아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근 다스 비자금 의혹 관련 개인 비리로 결론 난 ‘다스 여직원 120억원 횡령’ 사건과 별개로 다스 관계자들이 수백억원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 정확한 액수와 이 금액이 이 전 대통령에게 흘러 들어갔는지(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확인 중이다. 다스 협력사 자금을 아들 시형씨 소유 회사에 무담보로 빌려준 의혹은 배임 혐의가 될 수 있다. 이런 뇌물 외에도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많다. 다스의 BBK투자금 회수 과정에 LA총영사관 등 국가기관을 동원했다는 의혹(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정원에서 받은 자금으로 18ㆍ19대 총선 때 청와대가 불법 여론조사를 하는데 개입한 의혹(공직선거법 위반), 전국에 상당한 차명재산을 갖고 있다는 의혹(부동산실명법 위반), 청와대 문건 관련 유출 등 의혹(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등이다.

다스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아들 시형 씨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꾸몄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번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프로젝트 Z’라고 이름 붙여진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2010년 하반기 MB 친형 이상은 다스 회장 지분을 시형 씨에게 옮겨 다스를 사실상 시형 씨가 보유하게끔 만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시형 씨와 그의 최측근 정학용 다스 부사장, 강경호 다스 사장은 이 회장의 다스 지분 비율을 낮추고 시형 씨에게 이전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인수ㆍ합병(M&A) 전문 업체와 국내 대형 회계법인까지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대주주 지분 확보에 자주 활용돼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등의 방법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것은 이 프로젝트가 이 회장과 그의 아들 이동형 다스 부사장 모르게 진행됐다는 것이다.당초 다스 지분은 이 회장과 MB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각각 46.85%, 48.99%씩 갖고 있었지만 김 씨가 돌연 사망해 김 씨 아내 권영미 씨가 다스 지분을 물려 받으면서 상속세를 다스 비상장주식으로 물납하고, 청계재단에 상속 지분 중 5%가량을 기부하는 등 지분 구조가 개편됐다.결국 최종적으로 다스 지분은 이 회장 47.26%, 김 씨의 아내 권 씨 23.6%, 권 씨의 상속세를 지분으로 받은 기획재정부 19.91%, 청계재단 5.03%, 이 전 대통령 후원회장 출신인 김창대 씨 4.2% 등으로 쪼개졌다.

다스 최대주주였던 김 씨가 사망하면서 김 씨의 지분을 차명 보유하고 관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전 대통령 측의 다스 지배력이 약화된 셈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혹시 모를 이 회장 측의 반발을 피해, 이 회장 생전에 이 회장 측 영향력을 줄이고 시형 씨가 다스를 장악할 수 있도록 지분 구조를 조정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강 사장과 정 부사장은 프로젝트 모의 사실을 검찰에서 인정했고, 지난달 25일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은 시형 씨는 자신의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지만 ‘프로젝트 Z’에 대해선 부인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적으로 프로젝트는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는데, 이는 외부자금 동원 과정에서 다스 내부 사정이 알려질 위험성도 있고,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시형 씨에게 다스 및 관계사들의 수익을 옮겨 주는 방식의 편법 승계 과정을 택해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프로젝트 포기 후 다스는 시형 씨가 세운 에스엠이나 인수한 다스 협력사 다온(구 혜암) 등에 일감을 몰아주는 형태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