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1주기를 맞아 3대 세습 체제를 끝까지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북한=연합통신넷/김종용기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날 자정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박영식 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할아버지 김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올해 김일성 주석 추모행사는 5년이나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가 아니어서 행사도 적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조선중앙TV도 이날 이례적으로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시작했고, 북한 간부들은 조선중앙방송 등에 출연해 “김일성 민족의 후손답게 원수님(김정은)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추모 사설에서 “원수님(김정은)의 말씀과 당의 결정지시를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특히 간부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앞장에서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또 “모든 일꾼(간부)들은 당의 의도를 심장에 새기고 치열한 격전장에 나선 육탄용사와 같은 비상한 사상적 각오와 결심을 품고 원수님을 순결한 양심과 의리, 높은 실력과 실적으로 받드는 참된 동지, 진정한 전우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노동신문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간부들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불복하는 등으로 숙청 또는 처형되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군 고위간부들만 대동하고 이곳을 찾음으로써 ‘선군정치’로 3대 세습체제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부에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청년단체인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은 전날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이 있는 평양 만수대언덕에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맹세모임을 갖고 “김정은 원수님을 따르는 길에서 5백만의 총폭탄이 될 것”을 맹세했다. 또 김일성 주석 21주기를 계기로 통일 주제를 부각시키며 남한 정부를 비난했다.
북한은 김 주석이 사망 전날인 1994년 7월 7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관한 문건을 검토하고 친필 서명을 남겼다며 김 주석 사망일을 대남 비난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추모 사설에서 남측 정부를 향해 “매일과 같이 ‘핵위협’과 ‘인권문제’를 떠벌이면서 공화국의 최고 존엄까지 함부로 헐뜯고 우리의 체제를 붕괴시켜보려고 피를 물고 날뛰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