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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안희정 사건, 임종석이 기획 했다더라", 미투운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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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안희정 사건, 임종석이 기획 했다더라", 미투운동 놓고 뼈있는 농담 주고받아

유병수 기자 입력 2018/03/07 20:59 수정 2018.03.07 21:10
▲ 이야기 나누는 여야 대표와 청와대 참모진 여야 5당 대표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며 임종석 비서실장 등 참모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 추미애 대표, 민주평화당 이용주 원내대변인, 조배숙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 연합뉴스

[뉴스프리존=유병수 기자]7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회동하기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미투운동'(#MeToo)을 두고 나눈 대화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권을 휩쓸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의 '설전'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환담을 나누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복수의 정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홍준표 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사건 폭로)을 임종석이 기획했다고 하던데"라는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임 실장은 곧바로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을 번번이 거절해온 홍준표 대표를 향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반기는 기색을 하며 "이렇게 인기 많은데 진작 오시지"라고 말하자, 홍준표 대표는 "여성들과 악수 잘 안 한다"며 성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를 역으로 희화화하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로 돌아와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제기한 음모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농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홍준표 대표가 임종석 실장과 친한가 보다. 지역구가 옆 지역구였다. 개인적으로 친한 농담을 한 것이지 큰 의미는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오마이뉴스에 의하면, 임종석 실장은 이날 오전 11시 48분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회동 자리에 배석하기 위해 회동 장소에 들어섰다. 임 실장은 미리 와 있던 홍준표 대표에게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홍 대표가 갑자기 최근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투운동'을 화제로 올렸다. 홍 대표는 "임 실장은 미투에도 이렇게 무사하네"라고 말을 건넸고, 이에 임 실장은 "대표님도 무사하신데 저야 (무사하죠)"라는 뼈있는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홍 대표는 최근 터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성폭행 사건도 언급했다. 홍 대표는 "안희정 사건이 딱 터지니까 밖에서는 임종석 실장이 기획했다고 하더라"라고 확인되지 않는 소문을 전했고, 임 실장은 "설마요"라고 대꾸했다.

제1야당의 대표가 확인되지 않는 소문을 근거로 청와대 고위인사를 음해하려고 했다고 오해받을 만한 대목이다. '사적인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홍 대표의 사회적 지위와 그 책임이 막중하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농담한 것이다"라고 책임을 피해갔고, 장제원 대변인도 "제가 보기에도 농담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장 대변인은 "오찬 들어가기 전에 서서 차 마시고 있었는데 임 비서실장이 좀 늦게 들어왔다"라며 "(홍 대표가 임 비서실장과) 인사하면서 '요즘 참' 하면서 말씀했는데 임 비서실장과 예전에 지역구가 옆이어서 개인적으로 친한 것 같다, 그래서 농담을 하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그냥 지나가면서 한 얘기로 알고 있다"라며 "(안희정 관련 대화 내용도) 안희정 지사를 (꼭) 집어서 얘기한 건 아니고, 개인적 대화였지 공개적 대화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미투 본질 빗겨간 농담 이어져

한편 홍 대표 외 나머지 당 대표들도 그 자리에서 한마디씩 보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한민국 남성들이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자, 유승민 대표는 "저는 당당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추 대표는 "유 대표님은 빼드리겠다. 사모님은 저랑 경문여고 동창이라..."라고 되받았다.

진중한 토론이 아닌, 농담조의 수다에 가까웠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대화 말미 "어쨌든 지금 발 뻗고 잘 수 있는 것은 여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성차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각 당 대표들이 미투 운동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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