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송민수, 추광규 기자 ] 산업은행이 지난 16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금호타이어를 중국의 타이어 제조사인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한 가운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먹튀’ 방지 대책 없는 해외매각과 관련해서다.

 외환은행 쌍용차 하이디스 등의 기업이 해외자본에 매각된 후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눈 앞의 책임 면피에만 급급해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따끔한 질책이다.

 노동당은 20일 논평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노동당은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24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통해 해외매각 반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을 밝히고 있으나,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오는 30일까지 노사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의 MOU 내용 중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노동조합의 파업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숨긴 것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내용에 대해, 채권단이 노동조합과의 협의조차 없이 계약 선행조건으로 합의한 것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저질러선 안 될 중대한 반헌법적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동당은 계속해서 “이런 부당노동행위가 문재인 정부 아래 국책은행에 의해 저질러진 사태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금호타이어가 현재의 경영난에 놓인 것은 금호그룹의 기존 경영진이 무리한 해외 공장 증설 등 방만한 경영과 계열사의 부실 등에 따른 것이며, 그 책임은 기존 경영진과 이들의 무리한 경영을 방조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호타이어의 회생을 위해 우선 희생해야 할 책임이 기존 경영진들과 채권단에 있는데,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해외매각을 통해 자신들의 손해를 최소화할 궁리만 하고 있다”면서 “금호타이어 김종호 회장은 더블스타 차이 회장을 만나 노동조합의 주요 요구인 ‘고용 보장, 현 노동조합 존속, 임단협 유지’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으나 정작 차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잘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은 “또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어떻게 더블스타의 ‘먹튀’를 견제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산업은행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언급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이어 “더블스타는 세계 시장 30위 수준의 타이어 업체로 주로 중국 내 군용 및 트럭 등 상용 차량에 사용하는 대형 타이어 위주의 생산업체다.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은 승용차 타이어 위주로 생산하는 세계 15위권의 금호타이어와 비교해 그 규모와 기술력에서 뒤처진다는 면에서 과거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 후 쌍용자동차의 앞선 SUV 제조 기술만 빼가고 철수한 ‘먹튀’의 재발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은 이 같이 지적한 후 “더블스타의 매출은 지난 2011년 63억위안(약 1조 718억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2015년 30억위안(5,081억원) 수준으로 반 토막 났으며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매출액이 30억위안(5,123억원) 수준이고 부채 비율이 180%를 넘어서는 등 제 앞가림도 못 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에 반해 지난 2016년 금호타이어는 2조 9,4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더블스타가 자신보다 월등히 큰 규모인 금호타이어를 정상화하고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을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채권회수를 통해 책임을 회피하려고 ‘먹튀’가 예상되는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는 불가능하며 당장의 책임을 2~3년 뒤로 미루는 폭탄 돌리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은 이 같이 비판한 후 “금호타이어는 국내 현대 기아차를 비롯해 BMW의 중형스포츠카에 기본 장착될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금호타이어에 대한 투자, 운영, 전망을 노·사채권단이 함께 고민하며 장기적인 전망을 합의하는 속에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