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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핑19회 - MBC 구성원들에 배신자 소리들은 배현진, ‘좌파정권 MBC의 블랙리스트 피해자’?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3/28 18:44 수정 2018.03.28 19:01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지난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배현진 전 MBC 앵커가 자신을 좌파정권 방송장악의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반면 MBC는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배 위원장은 MBC ‘뉴스데스크’ 여성 최장수 앵커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이다. 지난 27일,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 지원 특별위원회’(위원장 박대출) 회의를 열고 “지난 몇 년 동안 인격살인에 가까운 회사 안팎의 고통 속에서 지냈다.”면서 자신을 문재인 정권의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날 배 위원장은 MBC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는데, “지난 1월 최승호 MBC 사장은 ‘다시는 배현진은 뉴스에 출연할 수 없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잘못 들었나 싶었다. 블랙리스트에 착한 블랙리스트가 있고 나쁜 블랙리스트가 있냐는 누구의 말을 들으면서 혼자 웃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배 위원장은 두 정권에서 있었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언급한 뒤 자신은 현 문재인 정권의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뿐만이 아니라 양승은 아나운서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십 명 기자들이 어디서 발령 나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채 뿔뿔이 흩어져 있다.”면서 “(이들은) 방송의 공공연한 블랙리스트가 된 사람들이다. 언론노조 파업에 동참하지 않았고 끝까지 현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우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 위원장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것도 죄가 되느냐.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자에게 파업불참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냐.”고 물은 뒤 “다시 한 번 MBC에 묻고 싶다. 국민의 방송인지, 언론노조의 방송인지 그 좌표를 분명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MB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오늘 기자회견을 한 이른바 ‘MBC 언론인 불법사찰 피해자 모임(대표 김세의)’은 불법사찰의 피해자가 아니라 불법 행위자들”이라고 반박하고 “지난 9년간 MBC에서 벌어진 언론자유와 독립성 침해, 공정방송 파괴에 가담한 가해자로서 진상조사 대상자들”이라고 규정했다.
MBC는 “지난 경영진 아래에서 벌어진 국정원 언론장악 시나리오와 블랙리스트 작성, 특정 직원에 대한 업무 배제와 부당전보와 같은 부당노동행위 등 불법 행위 관련자들로 MBC 내부 감사대상자들”이라면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감사를 '불법사찰'로 왜곡하고 사건의 본질을 흩트리며 조사에 불응하고 방해하는 행위를 지속해 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이날 배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박상후 전 부국장은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한 인물로 ‘세월호 참사 불공정 보도’ 관련 조사 대상자이고, 김세의 기자는 취재원 인터뷰 조작 건으로 감사를 받고 있으며, 배 위원장은 지난 7년간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면서 MBC뉴스 신뢰도를 추락시킨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감추기 위해, MBC의 적법한 감사 활동을 ‘불법 사찰’이라고 주장하고, 불법 행위자들이 스스로를 피해자라 주장하는 어이없는 상황”이라면서 배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뉴스의 공정성을 훼손한 그가 블랙리스트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밝혔다.

배 위원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 위원장이 앵커로 뉴스를 진행하는 동안 많은 MBC 구성원들은 배신의 아픔을 겪었다는 것는 증언이 적지 않다. 배 위원장은 지난 2008년 MBC에 입사한 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약했다.  

신동호 전 국장체제에서 전 동료들이 방송의 정상화를 외치며 회사를 떠났고, 상당수가 부당 징계 및 전보를 겪는 상황에서도 배 위원장은 사측이나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논란이 됐다.

배 위원장은 2012년 MBC 노조총파업에 동참했으나 100일 후 노조를 탈퇴하고 그해 5월 <뉴스데스크>로 복귀했다. 이후 사측에 서서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을 탄압한 당시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과 배현진 전 앵커는 ‘배신 남매’라는 불명예 스러운 별명을 갖게 됐다.

배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내대 MBC 내에서 승승장구했고 2491일 뉴스 진행이라는 역대 최장수 여성 앵커 기록도 세웠다.

배 위원장이 MBC 내에서 권력을 휘둘렀다는 정황은 여러 증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MBC 양윤경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장실에서 물을 틀고 양치질을 하는 배현진 전 앵커를 지적했고, 몇 번의 실랑이로 번지자 이후 근무태만을 이유로 발령이 났다고 고백해 논란이 됐다. 당시 양 기자는 경위서를 작성하고 진상조사단의 조사까지 받았으며 폐쇄회로(CC)TV까지 조사받는 등 고초를 겼었다.

또한, 뉴스파타 최승호PD(현 MBC사장)는 같은해 8월 자신의 SNS에 “화장실 충고 사건으로 선배 기자가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당하고 비제작부서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배현진 앵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자신이 영원히 MBC앵커로 여왕처럼 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MBC는 문재인 후보를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리포트를 여러 차례 했는데 배현진 앵커의 멘트를 보면서 ‘진심을 실어 공격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배현진 앵커는 태극기부대의 방송이 생기면 최고의 스카우트 대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방송의 사장은 김장겸, 보도국장은 박상후 쯤 되겠다”고 적었다.

이에 배 위원장은 당시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최승호 현 MBC 사장이 MBC의 사장으로 취임하자 배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뉴스데스크’에서 물러났다. 지난 1월 취임한 최 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MBC 뉴스는 대단히 문제가 많았다”면서 “국민을 배반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져버린 국민을 오도한 뉴스였다. (배 위원장은)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배현진 앵커가 다시 뉴스에 출연하거나 뉴스 중심으로 활동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MBC 구성원들이 방송정상화를 걸고 6년의 세월동안 배 위원장은 최장수 앵커로써 그야말로 따뜻한 곳에서 사측과 정부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진행했다.

배 위원장의 말대로 MBC가 자신을 3개월간 창고에서 근무하게 했다고 했는데(MBC측은 사무실이었다고 반박) 과연 수 년 동안 기자직에서, 방송에서 멀어져 스케이트장, 요리 교육장에서 고생했던 선배.동료.후배들의 입장은 한번이라도 생각했는지 알 수 없다.

민주 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노력하는 MBC경영진과 구성원들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탄압 당했다고 주장하는 배 위원장은 왜 당시 수많은 탄압과 고생을 했던 동료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배 위원장이 정치권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은 ‘탄압 피해자’라고 말하는 것에 여론의 대부분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자신이 겪은 고통에 대해 큰 소리를 외치고 과장된 주장까지 하는 배 위원장의 모습을 보면서 분명히 이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송파에 당협위원장으로 앉으면서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 보지 않고 무조건 송파주민들이 당선시켜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송파주민들이 무조건 당선시켜줄는지는 알 수 없다.

또한, 배 위원장의 잘못된 행위를 송파주민들이 이해하고 인정해 줄지도 미지수이다.

만에 하나 당선이 됐다 치더라도 자신의 지난 행위에 대해 반성은커녕, 한 때 나마 자신이 몸 담았던 MBC에, 구성원들에 다시 배신하는 행위를 한 것은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시민들의 촛불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보수 붕괴의 본당인 자유한국당의 모습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후보가 없다고 해도 탄핵된 대통령이 내려 보낸 낙하산 사장들 밑에서 온갖 혜택을 누렸던  배 위원장을 탄압받은 언론인으로 둔갑시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로 내세운 것은 그야말로 송파지역 주민들과 국민들의 수준을 형편없게 보는 행위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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