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당 대표가 막말을 하니까 당 대변인도 막말을 오버해서 하는 행태를 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장제원 홍진기 대변인의 최근 ‘막말’ 논란에 대해 다른 당도 아닌 같은 당 정우택 전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보수 붕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망가진 자유한국당이 아직 야당성을 찾지 못하고 그야말로 ‘좌충우돌’하다 보니까 큰 소리나 ‘막말’을 해야 야당인 줄 아는 잘못을 연이어 저지르는 모습이다. 정 전 원내대표는 중진의원 모임에서 "우리 중진들에게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연탄가스'를 언급하는 것을 보고 당 대표의 품격 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게 허공의 메아리로 끝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들어보면 결국 결론적으로 하는 말은 당 대표 입조심 좀 시키라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워낙 함부로 말하는 홍준표 대표지만 최근에도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6.13지방선거에 영입하고자 하는 인사들이 연이어 고사하자 초조함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앞서 지난 22일, 장제원 수석 대변인은 울산경찰청의 울산시 압수수색과 관련한 논평에서 경찰을 겨냥해 “경찰이 급기야 정신 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면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도 역대 최악의 논평 가운데 상위권에 오를만한 논평으로 평가받는데, 아니나 다를까 논평이후 일선 14만 경찰들이 SNS를 이용한 피켓 시위와 1인 시위 등을 이어가면서 “경찰 생활 30년에 이렇게 모욕적인 적이 없었다"는 등 분노를 일으켰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울산경찰청 사안은 의도적인 표적 수사가 아니다.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내세운 정치공작 주장을 반박하는 등 경찰 조직의 분노는 확산됐다. 장 대변인이 울산시에 대한 압수수색을 항의하는 선에서 끝낸 것이 아니고 경찰을 싸잡아 ‘막말’을 했으니 경찰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장 대변인의 거친 ‘막말’을 말려야 할 홍준표 대표는 이틀 뒤인 24일, 경찰이 장 대변인 논평에 대해 강력 반발하자 과거 사복 무장경찰인 '백골단'을 언급하며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발언을 던졌다.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친개 논평에 대해 경찰의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 대변인을 비난하는 모양이다. 어처구니없다"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법조계에서도 이번 울산 경찰청장 사건을 보고 절대 경찰에게 독립적인 영장청구권을 주면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조언을 해 왔다"며 "사냥개 피하려다가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하면서 극력 반대 했다"고 검.경 수사권 독립을 운운하며 ‘까불지 말라’는 식의 모습을 보였다.홍 대표는 경찰을 향해 "자신의 불법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공당의 대변인을 음해로 비난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이어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울산경찰청장과 일부 간부의 오만과 중립의무 위반, 직권 남용을 지적한 것인데 외곽 조직을 동원해 공당 대변인을 핍박 하는 것을 보니 더욱 경찰에게 센 권한을 주면 국민에게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큰 소리쳤다.홍 대표는 "개헌 시 독자적인 영장 청구권을 주려고 한 것이 대선 공약이고 당론이였는데 일부 간부의 행태를 보니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 수 밖에 없다"며 "나는 검사 출신 이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검경수사권 조정에 경찰 편을 들었던 사람"이라고 했다. 앞서 홍 대표는 자신이 경찰 편을 들었는데, 최근 벌어진 울산시장 측근 수사와 자신의 공항 검색대 이용 등의 수사에 대해 기분 나쁘다면서 당론 재검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대표는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고 울산 경찰청장은 즉각 파면하라"며 "더이상 자유당 시절 백골단 행태는 그만둬라. 이미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찰의 반발은 더욱 확산됐고, 비난 여론이 커지는 모습을 보이자 결국 28일, 장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이번 일을 교훈삼아 국민과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대변인이 될 수 있도록 더 공부하고 노력하겠다”면서 “일선에서 민생치안을 위해 수고하시는 경찰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전한다”라고 미친개 논평에 대해 사과했다.
자신의 논평이 매우 거칠었다며 이같이 밝힌 것이다. 이어 장 대변인은 경찰을 사랑한다며, 앞으로도 경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장 대변인은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특히,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밤낮 없이 뛰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모든 후보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국민과 당원, 6.13 지방선거 한국당 후보에게도 사과했다.화가 난 경찰을 향해서는 “제 의정생활 중 4년을 행정안전위원으로서 경찰과 함께 해 왔고, 경찰의 인권과 권익향상, 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앞으로도 경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들의 분노를 일으킨 뒤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도 아니고 SNS를 통해 사과 표현을 했으니 이를 진정성 있다고 생각하는 경찰이 얼마나 될까?
이는 현 경찰 뿐만 아니라 전직 경찰과들의 모임인 ‘경우회’ 등 관련 단체들이 대국민 사과와 대변인직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28일, 전.현직 경찰관 모임인 무궁화클럽과 경찰개혁민주시민연대, 민주경우회 등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치욕스런 장 의원의 망발 앞에 경악하며 참혹한 심정으로 자유한국당과 장 의원의 망발을 규탄한다"며 "전국 경찰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즉각 대변인 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정권의 사냥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발언을 한 장 의원에 대해 "공당의 대변인 논평이라고는 믿기지 않아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며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정당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망발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한편 시민 신모씨는 경찰 15만명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이유로 장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의원의 행위는 단순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아닌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미친 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28일, 또 다시 ‘막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한 조직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70%이상을 차지하는 촛불 국민들을 향해 던졌다가 거의 ‘멘붕’에 빠졌다. 이날 오후, 검찰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가 보고 및 지시 시간을 사후 조작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재의 야당 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변인은 한 술 더 떠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시간을 두고 긴 세월 벌어졌던 일은 참담하다"며 "정상적인 근무 상태가 아니었을 수 있다는 말, 정윤회 씨와의 밀회설, 종교의식 참석설, 프로포폴 투약설, 미용 시술설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나라를 뒤흔들었다"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시민이 쓰라고 만들어 놓은 광화문 광장을 몇 년간 불법으로 사용하며 세월호를 불쏘시개 삼아 버텼던 시민단체는 무엇이며, 찌라시 같은 얘기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실인양 호도하며 쓴 언론은 또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세월호 7시간을 탓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태워 올린 그 많은 세력과 사람들은 또 무엇인가. 합리적 의심을 뛰어넘는 광란의 시간이 너무 오래갔다"고 정말 황당한 논평을 던졌다.
홍 대변인은 "실체는 단순하다"면서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고, 최순실 씨가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고 쏘아붙였다. 경찰의 반발을 불러온 ‘막말’ 논평에 이어 국민을 상대로 조롱하는 듯한 논평이 이어지자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는 그야말로 뜨겁다 못해 데일 것 같은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조건 막말을 하고 큰 소리를 쳐야지만 야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게 아니라면 이해가 안가는 한국당의 모습이다.
연이어진 ‘막말’ 파문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9일, 홍 대변인 논평에 대해 "어제 밤에 나간 대변인의 논평은 상당한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하도록 하겠다"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개헌조찬 회동 직후 취재진들과 만나 "우리당의 입장이 최종 조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공식논평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며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지 않고 침실에 있었던 것 자체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이 어떤 경우든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한다. 잘못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거듭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그리고 당 홈페이지에서 문제의 홍지만 논평을 삭제하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홍 대변인의 논평이 나가고 1시간 50분 뒤 당 공보실은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문장을 "박 전 대통령이 편파적으로 수사 받았던 게 사실"이라고 고치며 파문 진화를 시도했지만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이런 모습들에 대해 같은 당의 중진들이 ‘대표가 그러니 대변인이 그러지’라는 못마땅한 발언을 던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지방선거를 위해 뛰고 있는 한국당 예비후보들은 ‘쓸데없는 말로 국민들을 자극했다’며 ‘매일, 매시간 표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빨리 찾고 보수가 늘 외치는 품격을 이제라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