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당연히 법적으로 이혼해야 한다. 혼인기간 5년 이상을 유지하고 이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이혼한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탈 수 있는 수급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 분할연금을 청구한 당사자가 분할연금 수급연령(2015년 기준 만 61세)에 도달해야 한다. 아울러, 이런 조건들을 갖춘 분할연금 수급권자는 수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청구해야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분할연금 청구기간 3년 안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자체가 사라진다. 복지부는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건이 이렇다보니 이혼하고서 한참 시간이 흘러 깜빡 잊고 분할연금을 청구하지 않거나, 분할연금 수급권을 얻기 전에 이혼한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거나, 장애발생으로 장애연금을 받으면 분할연금 수급권 자체가 소멸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혼 시기와 연금분할 시기 사이의 간격이 길수록 이혼 여성의 분할연금 수급권이 위태로워지면서 노후 불안도 커지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런 일을 막고자 이혼한 한쪽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에 이르기 전에 이혼한 경우 이혼 시점에서 3년 이내에 분할연금을 미리 청구해 분할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한국과 달리 스위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은 이혼, 별거, 혼인해소(또는 사실혼 해소) 등 연금분할 사유가 생기는 즉시 연금을 분할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그래서 이혼하더라도 노령, 장애, 사망 등의 사회적 위험에 독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분할연금을 청구해 수급권을 취득하면,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하거나 정지되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분할연금 수급권자는 2007년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서 재혼하더라도 계속해서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분할연금 수급권은 1999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새로 만들어졌다. 집에서 자녀를 키우고 가사노동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이혼 배우자가 혼인기간에 정신적, 물질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다.
2015년 7월말 현재 전체 분할연금 수급자는 1만3천474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이 88.1%(1만1천875명)로 남성(1천599명)보다 7.4배 이상 많다. 황혼이혼이 늘면서 분할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2010년 4천632명,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