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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슈브리핑 23회 - 변신, 또 변신, 정체성과 이념을 알 수 없는 김문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4/11 17:56 수정 2018.04.11 18:38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10일, 그동안 낮은 지지율로 인해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했던 자유한국당이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이 나라를 위해서 마지막 봉사를 하고자 한다"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지사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울.세종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만약 제가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수백 번도 더 죽었겠지만 한없이 자애롭고 용서해주는 대한민국 품속에서 죽지 않고 살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소리는 오래 전부터 있었고 이 자리에 계신 나경원,김선동 의원님 같은 서울 의원님들이 나서는 게 맞다"며 "전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걸 다 아실거고 지금도 저보다 더 적합한 분들이 많이 계신걸 알아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그러나 분명한건 서울시장을 못 내는 당이라면 해체해야한다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북한 김정은의 폭정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통일시킬 수 있는 마지막 정당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함께 일하던 사람들도 구속됐다. 바꿔야 될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고쳐야한다"며 "하지만 이 나라를 김정은의 핵폭탄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는 정당은 한국당 외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지금 이 대한민국은 위기에 빠져있다"며 "그 위기는 철지난 공산주의,사회주의,좌파의 그릇된 생각에 매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정부시절 세종시 수도 이전과 관련해 "과거 그들이 600년이 넘는 서울을 이전하자고 했을 때 전 반대했지만 역부족으로 졌다"며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엔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고 돼있다. 국회의원 과반수만 되면 수도를 계속 옮길 수 있는 보따리 대한민국으로 바꾸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수도 서울의 600여년 역사를 지워버리고 이상한 남북 간 교류와 화합을 말하는 세력들이 어떤 세력인지 잘 알고 있다"며 "그들은 감옥 속에서도 남파 라디오를 반입해 김일성주의를 학습해 왔다. 저와 같이 감옥에 산 사람들이 지금 청와대에 있고 전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 양심에 선거를 떠나 이런 걸 방치하는 시대의 김문수는 죽은 삶이라고 생각한다"며 "목숨을 바쳐 이 나라 자유대한민국의 진정한 번영과 북한에서 억압받고 있는 2400만 북한 동포들의 인간적인 삶을 쟁취하고 태극기로 통일하는 날까지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서울시장 출마의 변에 대해 홍준표 대표는 "1996년도에 같이 정치권에 들어와서 23년째 김 지사님과 정치를 쭉 해왔다"며 "예전에 제가 쓴 책에서 김 지사님을 '영혼이 맑은 남자 김문수'라고 평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홍 대표는 "보수우파를 결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서울시민들은 김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자유한국당이 인물난에 허덕인다고 해도 김 전 지사의 서울시장 추대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김 전 지사는 경기 부천 소사구에서 제15∼17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경기도 지사를 두 번 역임했다. 지난 2015년 6월, 김 전 지사는 느닷없이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당시 김 전 지사는 “22년 전에 정치를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의 경험, 지식, 인적, 물적 자산과 네트워크를 대구를 위해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지사 시절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장섰던 사람이 지방에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경기도지사 때는 경기 지역을 위해 일하고 대구에서 당선되면 대구를 위해 일하는 것, 그것이 지방자치 아니냐”고 다소 황당한 답을 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이듬해인 2016년 20대 총선을 3개월 앞두고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지지율이 10~20% 뒤지자 “여기 수성갑에 뼈를 묻겠다”고 선언한다. 김 전 지사는 “대구 12명 국회의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수성갑이 매우 어려우니까 구원투수로 당신이 제일 적합하겠다’ 합의를 해서 김무성 대표와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 모두 협의를 거친 다음에 제가 여기로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지사 선거 전에도 택시기사 체험을 했던 김 전 지사는 총선 두 달 전, 이번에도 대구 택시기사 체험을 한다. 김 전 지사는 “이틀 동안 16시간 택시기사를 했다”면서 느닷없이 “대구 택시가 너무 많아 감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납금 19만 2000원을 냈는데 8만원이 담긴 급여봉투를 받았으니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면서 “대구 택시 수가 많으니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납금 제도에 대한 언급없이 택시부터 줄여야 한다는 김 전 지사의 주장에 대구 여론은 들끓었고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호언장담한 것도 무색하게 김 전 지사는 4월,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의원(현 행정자치부 장관)에 참패했다. 이후 김 전 지사는 당 대표 후보로 출마를 고려하기도 했으나 당내 비판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시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최순실 의혹으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을 조속히 입국시켜 국민께 진실을 밝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으로 이대학생들이 농성하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랬는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또 느닷없이 태극기 집회에 나서 극우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2월 11일, 당 비상대책위원 시절 청계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죄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가 하면 “이런 사람을 탄핵한 국회를 탄핵하고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문화융성과 스포츠진흥을 위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며 “그것은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한 정당한 통치행위”라고 편을 들기도 했다.같은 달, 서울역 앞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죄 없는 우리 대통령을 어떻게든지 집어 넣으려는 특검을 파면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아무런 증거 없이 탄핵한 국회의원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외쳤다김 전 지사의 황당한 변신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자신도 ‘리스트’를 만든 적이 있다고 밝힌 것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김 전 지사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리스트라면 나도 (도지사 시절에) 만들었다. 내가 볼 때 이것은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라며 “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분류해 놓은 것 자체를 범죄라고 하는 것은 행정부 문 닫으라는 이야기”라고 말한 것이다. ‘블랙리스트’가 헌법에 명시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기초적인 사실도 모르는 발언이었다.

누리꾼들에게 가장 황당하게 회자되고 있는 장면은 2011년, 김 전 지사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남양주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도지사’라고 여러 차례 밝힌 갑질의 최고봉이었던 ‘김문순대’ 논란이다.

당시 119상황실 근무자가 김 전 지사의 전화를 장난 전화로 알고 먼저 끊자 김 전 지사는 이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알렸고, 김 전 지사의 전화를 받은 소방관 2명은 전보 조처되기도 했다.

나중에 소방관들은 결국 원직으로 복직됐으나 김 전 지사는 왜 논란이 일었는지 이후에도 잘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7년, 전화 사건이 지난지 6년만에 김 전 지사는 한 종편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논란과 관련해 “저는 제가 아주 잘한 것으로 본다”면서 “제가 고지식한 사람이 되어서, 대충 끊고 치워야 했는데 이걸 바로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문제가 커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지난 해 9월, 김 전 지사는 대구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김정은 기쁨조는 문재인”이라며 “박근혜를 석방하라, 문재인은 물러가라”고 외쳤다.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이 잘한다는데, 과연 박 대통령보다 뭘 잘하냐? 쇼를 잘한다. 쇼는 끝내주는데 나라가 완전히 무너지게 생겼다.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자인데 핵을 김정은이 가지면 당연히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 핵에는 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북중회담, 남북회담 등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숨통을 열어주는데 적극 앞장서는 까닭은 더욱 수상하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선 김정은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쌓아올린 성공신화가 김일성주의자들의 친북 행보로 허물어지고 있다”고 5~60년대식의 사고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그는 사회주의자였다가, 친김영삼이었다가, 친이회창이었다가, 친이명박이었다가, 다시 친박근혜가 됐다”며 “그의 정치인생이 자한당(자유한국당)의 본색이다. 저런 정치생명이 유지되는 게, 한국 정치의 한심한 현실”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대구에 뼈를 묻겠다’던 김 전 지사의 서울시장 도전을 바라보는 대구시민들은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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