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김기식 금감원장 낙마, ‘드루킹’ 댓글 조회수 조작사건 ..
영상

김기식 금감원장 낙마, ‘드루킹’ 댓글 조회수 조작사건 무엇이 문제인가?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4/18 19:51 수정 2018.04.18 21:07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지난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외유성 출장과 셀프후원 등의 문제로 취임 15일만에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17일 사표를 수리했다. 청와대의 질의를 받았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김 원장이 제 19대 국회의원 임기 말 자신이 주도한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후원한 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단하자마자 김 전 원장은 사의를 밝혔고, 청와대는 다음날 이를 처리한 것이다. 선관위는 김 전 원장의 5천만원 후원금이 종래의 후원금 범위를 벗어나 위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원래 김 전 원장의 발탁은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작용된 것인데, 개혁을 위해서는 파격이 필요했고 전문성보다 개혁성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읽혀진다. 금융권에 '저격수'나 '저승사자'로 불리던 김기식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개혁성향은 문 대통령의 이런 개혁 의지에 적합했던 인물이다. 특히 고금리 이자 장사에 매몰된 약탈적인 금융을 정화시키고 서민금융을 제대로 작동시킬 적임자라고 결정했던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김 전 원장의 낙마는 금융권의 적폐청산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보여진다. 후임 원장이 어떤 성향의 인물이 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으나 김 원장의 낙마로 금융개혁의 시계가 늦어진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요구한 김 전 원장의 사임이 이뤄졌지만 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청와대 인사책임자와 민정수석도 물러나야 한다고 공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마치 이번 기회로 눈에 가시였던 조국 민정수석까지 몰아내야 한다는 자신들만의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은 조국 수석 역시 당장 경질해야 한다. 그것이 정도"라고 했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 역시 "청와대 인사 라인과 민정 라인의 총사퇴"를 촉구했다.청와대에 일격을 가했으니 연이어 또 다른 것을 요구하면서 6.13지방선거까지 쟁점화하겠다는 노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이런 모습은 곧 바로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누리꾼이 "선관위의 위법 사항 내용에 따른 국회의원 전원 위법 사실 여부 전수 조사를 청원합니다"라고 올린 글이 하루만에 14만명의 청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의당 노회찬 의원과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등도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하 의원은 “도둑놈 정당 되기 싫으면 전수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국회 차원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회에서 전수조사를 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국민들은 야당의 김 전 원장 사퇴 요구가 정치공세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회의장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국회의 과거 국외 출장 현황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고, 이에 대한 전수조사 요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국민적 관심을 깊이 이해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 교섭단체 간 협의를 거쳐 전수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공식 논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전수조사를 하자니 문제가 될 의원수가 가장 많을 것이란 우려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물타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김 전 원장이 물러난 마당에 이는 이미 공허한 주장이 되어 버렸다. 그 대신 한국당은 국회 앞에 천막을 세우고 김 전 원장 사임과 댓글 조작 사건 등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며 '대한민국 헌정수호 자유한국당 투쟁본부'를 출범시켰다. 국민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국민들의 눈높이에 과연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회수 조작 사건을 들여다보자. 현재까지 드러난 것을 종합해 보면 야당이나 일부 보수언론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댓글조작’ 사건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기사 댓글 조회수 조작’ 사건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댓글에 대한 공감.비공감 조회수를 높인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팩트이다. 야당과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국가 기관을 동원하거나 금품을 이용해 조직을 만들어 댓글을 써대며 여론조작을 한 것과는 근본부터 다른 문제이다.

야당이나 일부 보수언론이 만들어 내는 기사를 보면, ‘드루킹’이 대선 전부터 여론조작을 했다는 식인데, ‘드루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해 댓글 조회수 조작을 한 것이 올 1월이었다는 사실로 볼 때, 대선 당시 여론조작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보도에서는 ‘경인선’이라니 ‘문바라기’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까지도 여론조작과 관련있는 것처럼 기사화하는 것은 언론으로써 사실관계를 떠나 ‘질러대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보도대로라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모든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당시 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를 지지했던 외곽의 시민단체 모두를 조사해야 한다는 어이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더불어 대선 당시 댓글을 달았거나 찬반을 눌렀던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이런 단체가 있었는데, ‘드루킹’도 소속되었으니 여론조작이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거나 발언하는 것은 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야당이야 때를 맞은 것처럼 호들갑 떨 수 있다고 보지만 언론은 철저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도해야 한다는 것은 ‘언론윤리’에 맞다고 본다.

한 종편 언론과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이 ‘드루킹’사건을 조사한답시고 드루킹과 이혼소송중으로 오랫동안 교류가 없는 부인을 찾아가 인터뷰를 요구하거나 김 의원처럼 드루킹의 이런 행위에 대해 알고 있냐는 식으로 다그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드루킹’의 댓글 조회수 조작은 분명 법적으로 잘못된 행위임에 분명하지만 가족까지 찾아가 강제 인터뷰를 하고 닦달하는 모습은 분명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아 보인다.

한편, 경찰이 ‘드루킹’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드루킹’의 과거 이력에 대해 알려진 것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드루킹’이 설립한 인터넷 카페 회원 2명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세한 내막을 밝히면서 정치게이트로 번질 것처럼 보이던 이번 사건은 허무맹랑한 음모론 단체의 소란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드루킹’은 2000년 초반 ‘뽀띠’라는 필명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성향의 웹사이트에서 활동하며 인터넷 논객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는 개인 블로그를 개설해 국내.세계 정세의 향방을 예측하는 글로 많은 추종자를 모았고 2009년 드루킹으로 필명을 바꾼 뒤 네이버 파워블로거가 되기도 했다. 2014년 드루킹은 소액주주운동을 명목으로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설립해 정치.경제 등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면서 회원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경공모 회원 A씨는 1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통해 “이분이 처음에 경제상황이나 세계 정치 이슈에 대해 분석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상당히 매료됐다”라며 "경제민주화라는 이상도 좋았고, 정세 분석, 정치권 이면의 가십거리 등이 회원들에게 굉장히 어필했다“고 밝혔다.

이후 ‘드루킹’이 회원들을 설득하고 동원하기 위해 사용한 논리가 대부분 근거 없는 음모론이나 예언서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혔는데, A씨는 “그때 예언서가 많이 나돌았는데, 송하비결이라던지 자미두수라는 인간의 운세를 보는 것에 통달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몇몇 회원들이 ‘(사주를) 봤는데 잘 맞더라’ 이런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드루킹’은 회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예언자처럼 행세하는 과정에서 일본침몰설을 주장했는데, A씨에 따르면 “(드루킹이) 회원들에게 지도력을 발휘하기 위해 다른 이슈가 필요했다. 그래서 송하비결을 재해석하고 일본 대침몰설에 따라 정치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이다, 거기에 맞춰 우리 경공모가 어떤 식으로 하겠다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드루킹’이 남북 정권에 줄을 대 개성공단을 특별 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에 일본 피난민을 이주시키고 그들의 자산을 경공모 자금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 해상자위대를 인수해 중국 내전에 투입하겠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A씨는 ‘드루킹’의 이런 주장이 이후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대한 요구와도 연결된다며 일본 침몰을 대비해 미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이나 측근 인사가 오사카 총영사를 맡아야 한다는 논리를 댔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이런 허무맹랑한 논리를 근거로 이후 정치권,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인맥을 만들어 영향력을 키우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오히려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인터뷰에 응한 또 다른 경공모 회원 B씨는 “드루킹은 정치권이 필요했다.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어떤 비전을 회원들한테 계속 제시를 해 줘야 되니까”라며 드루킹이 먼저 정치권에 접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드루킹’이 초기 진보정당 정치인과의 접촉에 실패한 이후 민주당 쪽으로 방향을 돌려 2~3명의 정치인을 접촉했는데, 그 중 선이 닿은 것이 김 의원이었고 이후 ‘드루킹’은 경공모 회원들에게 민주당 당원 가입을 독려하며 온라인상에서 지지운동을 펼쳤고, 모임 차원의 댓글활동 참여가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B씨도 “(19대 대선에서) 정권을 놓친 것에 회원들이 절감을 했고, 우리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내부에서 모두 공감했다”며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계정 내에서 (댓글활동을 했다). 그 정도의 분별은 있는 분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대 대선 당시 매크로를 동원했냐는 질문에 대해 “없었다. 그런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작년 말이다”라며 대선 당시 활동에 조건이나 거래는 없었다고 확신했다.

경공모 회원들의 증언 종합하면 결국 ‘드루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번 댓글 조회수 조작은 민주당과의 사이가 틀어진 후에 이뤄진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드루킹’이 온라인상의 자발적 지지활동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는데, A씨는 “그래도 우리가 한 게 있는데 논공행상을 바랄 것 아니냐. 그게 잘 안됐던 것 같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 높이더라”라며 ‘드루킹’이 반정부 성향으로 돌아선 이유를 설명했다.

B씨도 대선 후 드루킹이 “처음에 돕겠다고 했을 때 (김 의원이) 환영은 했지만 그 후로 적극적으로 나에게 답하지도 않고 대선 후에는 아예 읽지도 않는다”며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드루킹’이 경공모 회원에게 반문 활동을 요구하기 위해서 제시했던 내부논리는 또 다른 음모론이었는데, A씨는 당시 ‘드루킹’이 “문재인 대통령, 김경수 의원, 윤건영 상황실장 등 이런 분들이 제수이트, 그러니까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이런 음모론에 나오는 가톨릭 사제집단이라고 몰고, 그들(제수이트)이 청와대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드루킹’은 또 김 의원과의 연결에 실패한 후 접촉에 성공해 관계를 유지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폭로로 낙마하자 “청와대의 제수이트가 안 전 지사를 낙마시켰다”며 음해하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방기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런 행위를 종합하면 ‘드루킹’과 그의 ‘가짜’ 예언자 활동에 매료된 일부 추종자들은 보상을 바라고 지지활동을 펼쳤다가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하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해 반정부 댓글공작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경공모 회원들의 증언으로 볼 때 이번 ‘드루킹’ 댓글 조회수 조작사건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일부 보수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현 정권과의 유착에 의한 게이트로 발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불어 문제가 되고 있는 활동 비용에 대한 의문점은 한 달에 1~2차례 강연을 들을 시 회원들이 지불하는 비용이 4~500만원이었다는 증언을 볼 때, 적극적 회원 1천명이 모두 강연비를 냈다고 하면 4~50억원의 금액이 나온다. 한 회원에 따르면 최소 3~400명은 강연비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12억에서 16억은 강연비 수입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비누 등의 물품 판매도 있었다고 하니 경찰의 계좌 수사를 통해 이런 내용이 드러나면 게이트가 아닌 개인의 일탈로 결론 지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서, 그럼 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왜 김 전 원장과 ‘드루킹’ 사건을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특검을 주장할까? 답은 6.13지방선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