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미국 금리인상 내수·가계부채 '부담'.. 기업들 수출경쟁력..
경제

미국 금리인상 내수·가계부채 '부담'.. 기업들 수출경쟁력 걱정

김재진 기자 입력 2015/12/17 21:37

미국을 따라 전 세계가 그동안 금리를 낮춰 왔는데, 그럼 이제 금리를 올려야 할까?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5%에서 꾸준히 떨어져 올해 3월 1%대에 진입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이후 계속 1.5%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는 미국을 따라서 금리를 올려야 할까? 문제는 1,2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이다.

산업계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자 예견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향후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 가처분 소득이 줄어 내수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원가관리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수출기업들은 신흥국 경제에 충격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에서 제품판매 감소를 우려했다. 하지만 주로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에서는 유리해 수출에서의 득실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내수경기 영향 주목.. 신흥국 비중 높은 조선·철강 ‘비상’


소비재 관련 내수기업들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이 당장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향후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리면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닫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수위주의 유통산업이 미국 금리 인상에 당장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소비가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로 신흥국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수출 비중이 60% 이상인 조선·철강·화학 등의 업종들은 비상이 걸렸다.


석유화학업계가 대표적이다. 석유화학 중간원료 수출액 중 신흥국 비중은 93.2%에 달한다. 합성수지의 경우도 신흥국 비중이 74.3%로 높은 편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내년 업황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신흥국 수요까지 축소될 경우 예상 외로 타격이 클 수 있다.

철강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수출 부진과 더불어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달러화 강세로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 철강 제품 단가도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문제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원유 시추 및 생산을 위한 해양플랜트 발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해양플랜트 업황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가뜩이나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은 더 어려운 처지로 몰릴 수 있다.


◇ 자동차·전자 등 수출 대기업, 달러강세로 환차익 기대


신흥국 변수를 제외하면 대기업들의 우려는 크지 않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예상되는 달러 강세 등 환율 변동성에 대한 대응은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증가세는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다만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연쇄적인 금리인상으로 제한적으로나마 자동차 할부금리 환경도 나빠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현대·기아차 등은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양한 통화를 결제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자동적인 환헤지 효과가 있다. 환율은 상대적인 특징으로 하나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다른 통화는 하락하기 때문에 여러 통화를 사용할 경우 별도의 헤지 투자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의 부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달러 강세 현상이 이득이 된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삼성전자는 핵심 전자 부품인 반도체를 대량 수출하는데 주로 달러화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고스란히 이득을 본다. 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환율 효과로 부품사업에서 약 8000억원의 추가 이익을 거뒀다.


◇ 위험국 상시 모니터링.. 바이어 관리능력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의 경기 추이를 면밀히 살피면서 수출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취약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세계 경제의 변동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수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찾아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역보험, 환변동보험을 통해 환리스크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 금리인상은 외환시장의 불안을 야기해 환율변동 위험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위험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거래하는 현지기업의 지급불이행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어 관리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