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자인 승무원의 변호인들이 미국 뉴욕주 퀸스 카운티 법원에서 구두 변론을 펼쳤다.
사건 당시 피해자인 승무원 김도희 씨는 지난 3월 조 전 부사장의 욕설과 폭행으로 경력·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담당 판사인 로버트 나먼은 현지 시각으로 24일 오전 11시 양측 관계자를 법정으로 불러 40분가량 비공개로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승무원 김씨 측은 언제든 출석할 수 있고 조 전 부사장 역시 미국에서 공부와 함께 일을 했고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에서 반드시 재판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미국에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조 전 부사장이 구치소에 있으면서 브로커를 통해 수감생활 편의를 제공받으려 했다는 언론보도 내용 등을 근거로 한국에서 재판받으면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은 사건 당사자와 증인이 모두 한국인이고 수사·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졌으며 관련 자료 또한 모두 한국어로 작성됐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미국에서 진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하고 훨씬 편리한 한국 법정이 있기에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따라 각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김씨와 대한항공이 체결한 근로 계약서상 관련 소송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처리하도록 약속돼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 내에서 앞으로 재판이 진행될지는 담당 판사인 나먼 판사 결정에 달려 있으며 그가 연내 결정을 내릴 것인지 아니면 추가 자료 요청으로 해를 넘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앞서 '땅콩회항' 사건의 피해자 김씨는 올해 3월 9일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욕설을 퍼붓고 폭행해 정신적 충격을 받고 경력과 평판에 피해를 봤다"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소송을 냈다.
해당 사건 당사자 김 씨는 조 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 서비스를 한 사건의 원인 제공자다.
'땅콩회항'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도 같은 취지로 지난 7월 뉴욕 법원에 조 전 부사장만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담당 판사가 다르며 구두변론 기일이 따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