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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29회 - ‘위기’는 남북문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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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29회 - ‘위기’는 남북문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에 닥친 것이 아닐까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5/02 21:43 수정 2018.05.03 18:15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지난 4월 27일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된’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은 그동안 있었던 두 차례의 남북정상의 만남보다 더 감격적으로 국민들의 가슴속에 들어왔다.

특히 두 정상이 판문점의 군사분계선(MDL)을 서로 넘나드는 장면이나 ‘도보다리’를 걸으며 담화를 나누는 장면, 벤치에서 대화하는 장면 등은 전 세계 언론사들의 톱 뉴스로 다뤄질 만큼 파격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또한, 두 정상의 이른바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의 완전 비핵화, 상호 적대적 행위 중단 등은 실행된다면 세계사적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은 각 여론조사 기관들의 여론조사에서 ‘잘했다’라든지 ‘지지한다’는 반응이 80%를 상회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어떤 조사에서는 90%를 상회하는 높은 지지율이 나왔다.

그만큼 국민들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와 전쟁 없는 한반도에 대한 희망이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이런 국민들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국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문(재인)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고 밝혀 대다수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홍 대표는 "북의 통일전선 전략인 우리 민족끼리라는 주장에 동조하면서 북핵 폐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 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 정상회담 발표문"이라며 "참으로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대북문제도 대국민 쇼로 일관하는 저들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라며 "깨어 있는 국민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의 이런 생각은 다음날에도 이어졌고, 그 다음날, 또...남북정상회담 당일부터 5일동안 이어졌다.

회담 다음날인 28일, ”이전 남북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며 ”남북문제를 미북 간의 긴장 문제로 만들어 가고 있는 문정권의 외눈박이 외교를 국민과 함께 우려한다”라고 적었고

29일에는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라며 ”여론조작이나 일삼는 가짜 여론조사 기관과 댓글조작으로 여론조작하는 세력들이 어용 언론을 동원해 국민을 현혹해도 나는 깨어 있는 국민만 믿고 앞으로 나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여덣 번을 속고도 아홉 번째는 참말이라고 믿고 과연 정상회담을 한 것이겠냐”며 ”우리민족끼리는 문제가 없는데 미국이 문제라는 시각이 북측과 주사파들이 남북관계를 보는 눈”이라고 말했다.

1일에는 2018 남북 정상회담 성과인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북핵 폐기를 위한 회담이 돼야지, 2000년도 남북 정상회담 쇼, 2007년도 남북 정상회담 쇼, 이번까지 세 번에 걸친 쇼가 대한민국에 남겨줄 게 무엇인가"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다. 북핵 폐기가 아니다"라며 "그걸 들고 환호하는 언론이나 여론이 내가 보기에 딱하다. 왜 그런 걸 들고 환호를 하느냐"고 언론과 국민을 비하하는 발언까지 했다.

이어 "마치 제비 한 마리 왔다고 온 천지에 봄이 온 것처럼 떠들고 매일같이 한반도에 평화가 왔다고 하는 게 나라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정상적인 태도인가"라고 발언, 정상회담 이후 들뜬 분위기를 숨기지 못하는 정부여당에 날을 세웠다.

하지만 홍 대표는 지난 2009년 8월, 자서전인 ‘변방’을 통해 "북핵 문제와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선 보다 전향적인 입장이 필요하다. 남북관계의 본질적인 문제는 북핵과 체제보장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나는 본다. 북한이 북미대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북한 체제보장에 현실적인 위협이 되는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보는 것에 기인한다."고 밝힌 바 있다.2018년 현재 홍 대표가 당시에는 그야말로 '좌파스러운'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냈던 것이다.

자서전의 머리말에서는 "가진 자가 좀 더 양보하는 세상! 가지지 못한 자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세상!"이라며 "그리하여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바른 세상, 세계 중심 국가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아무리 정치인의 말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고 한다 한 들 홍 대표의 9년 전과 지금의 생각이 이렇게까지 바뀐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당 대표가 국민들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을 계속하다보니 자유한국당 내 지방선거 후보들의 불만이 표출하기 시작했다.

28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를 향한 여정'이 시작됐다"며 "문재인 대통령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도 썼다.

같은 날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도 "(남북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우리 당을 포함한 야당은 무조건 비판만 하지 말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홍 대표와 생각이 틀리다는 것을 강조했다.

30일, 유정복 인천시장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당 지도부의 입장을 맹비난하면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정신 차리고 국민의 언어로 말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유 시장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면서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이들 뿐만 아니라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도 홍 대표와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런데도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 평가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나경원이 ‘판문점 선언’을 두고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막연한 한반도의 비핵화만 얘기했다. 진보적인 뉴욕타임스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미·북 정상회담에서 얼마나 진전된 합의를 내놓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은 북한에게 모두 내주고 퍼주면서 북한으로부터는 실질적으로 얻은 게 없는 선언”이라며 “보수정권 9년동안 일관되게 대북제재를 집행한 결과 어쩔 수 없이 두 손 들고 나온 김정은의 양손에 선물 보따리는 물론 무기까지 들려 보내주는 셈”이라고 주장해 여론의 역풍을 맞고 표현을 수정하기도 했다.

특위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은 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는 '판문점 공동선언문'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마지막 항에 단 3줄 포함되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의 이런 모습은 남북 정상회담이 몰고 온 열기를 가라앉히고 보수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취지로 이해는 되지만 결과는 좋지 않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대외 공개, 남북 표준시 통일 등 추가 이슈가 발표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지와 초읽기에 들어간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인해 여론은 현 정부와 여권에 대해 박수를 치는 상황에서 한국당 입지는 더욱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같은 보수당인 바른미래당도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향한 비판 대열에 가세한 것을 보면 위기는 남북문제가 아니라 자유한국당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외의 비난이나 국민들의 비판, 당내 지방선거 후보들의 홍 대표와 '거리 두기'나 당 지도부에 대한 '각성 촉구'에도 당 지도부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를 두고도 당 내부에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이 슬로건은 홍 대표가 직접 지었다.

일부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슬로건을 아예 쓰지 않는 방안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비판 기조를 유지한 채 드루킹 사건 등 여권 인사들이 거론된 각종 비위 논란을 다시 쟁점화하는 데 안간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지만 여론의 동향은 비관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이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옥류관 평양냉면으로 잠시나마 국민 시선을 다른 곳에 돌려놓을 수 있을지 몰라도 숱한 의혹들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갈 수 없다"고 말한 것이 현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모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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