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5명이 女 묶고 성고문..사람 아니다"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불법 음란 사이트 소라넷 실상을 파헤쳤다.
2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16년 간 수사망을 피해 운영되어온 불법 음란사이트 소라넷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1999년 문을 연 소라넷은 회원수가 10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1위 음란사이트로 드러난 실체는 상상 이상이었다.
일반 음란사이트와 달리 몰래카메라 영상,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강간모의가 시작된 곳은 소라넷 이었다. 인사불성 상태의 여자를 성폭행하기 위해 회원들을 초대하는 ‘초대남’ 모집글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오는가 하면 여성의 동의 없이 찍은 사진이나 영상이 게시되고, 여성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고의적으로 드러내는 보복성 '리벤지포르노'가 올라오는 곳이다.
14년 동안 ‘소라넷’을 이용해오며 50여명이나 되는 여성의 나체사진을 동의 없이 찍어 게시했지만 한 번도 처벌받은 적은 없다는 제보자가 등장했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까지도 흔쾌히 응했고 제작진은 그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초대남 경험을 해봤다는 한 남성은 "호텔은 혼숙이 안 돼서 소라넷 남자들이 방을 따로 잡는다. '몇 호로 오시면 됩니다' 이렇게 한다. 실제 가면 옷이 벗겨진 채 정신 없어 하는 술 취한 여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한 번 가보니 남자가 다섯 명 있었고 여자가 눈을 가리고 묶여져 있더라. 성고문이다. 여자는 저항을 좀 했다. 술은 만취됐는데 반항은 한다. 하지만 몸을 쓰지 못한다. 분명히 '하지 마라' 의사표현을 한다"고 했다.
이 남성은 결국 직접적인 행위는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뒤에서는 "배짱도 없느냐"고 비꼬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남성은 "소라넷에서 여자는 거의 사람 취급을 안 하는 지경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활동이 범죄라고 생각을 안하냐고 묻자 남성은 "활동을 오래 하니 죄책감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히 욕을 먹는다. 하지만 여기서는 정반대다. 영웅 취급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30대 남성은 자신이 소라넷의 ‘작가’였다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남성은 “처음에 소라넷 가입을 하면 바로 활동을 할 수 없다. 인증을 해야 한다. 알몸 사진이든 몰카든 성적인 사진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작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베스트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해야 한다. 리벤지 같은 것, 복수하는 것들, 실제로 얼굴을 드러내는 것, 소라넷에서는 이런 게 추앙 받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 골뱅이녀(술에 취해 몸을 가눌 수 없는 여성)관련 게시물을 올리면 최고 작가로 쳐준다. 올리기만 해서는 인기가 없고 ‘여기로 와라’고 해야 한다”며 “여자가 남자를 보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탈날 일도 없으니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나이트 같은 곳에서 만난 아가씨와 잠자리를 하고 그 방 모텔 이름 글을 올리고 나는 나간다. 그럼 다음 사람이 온다. 마라톤처럼. 그냥 나가면 안 되고 그 여자 몸에 볼펜으로 닉네임을 써야한다. 그래야 인증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믿기 힘든 일을 가능케 한 '소라넷'은 최근 경찰청장에 의해 사이트 폐쇄에 대한 가능성까지 언급됐다. 이에 대해 운영자는 지난 12월3일 소라넷 폐지를 향한 경찰청장의 언행은 '코미디'와도 같다는 공식입장 공지를 올리며 논란을 일축하려 했다.
소라넷 운영자는 무성한 소문 속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소라넷이 초창기 도메인을 구입할 때 테리 박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그 이름으로 바하마 지역에 파보니오 프레스코 회사가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하지만 바하마에 위치한 파보니오 프레스코 회사의 주소가 빌딩이나 주택이 아닌 13039사서함으로 돼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13039사서함을 이용하고 있는 회사는 파보니오 프레스코 뿐만이 아니었다.
또 소라넷 측이 보안을 위해 맡긴 회사 주소 역시 문서상에서 캘리포니아로 나왔으니 실제 제작진이 찾아가보니 실체가 없었다. 보안 회사 측도 “개인정보는 밝힐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