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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30회 - 대한항공.한진그룹 오너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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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30회 - 대한항공.한진그룹 오너일가, ‘갑질’과 ‘폭언.폭행’에 더해 ‘밀수’까지?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5/04 22:11 수정 2018.05.05 15:18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이른바 ‘갑질’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제는 밀수 의혹까지 나오는 상태여서 대한민국 재벌 역사상 최초의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014년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태가 잊혀지는가 싶었는데, 차녀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가 쏟아지면서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이 전면에 드러나 그야말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가운데 여성 3명이 관세청과 경찰.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12일, 한 광고업계 게시판에 조 전무가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A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광고팀장인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촉발된 이른바 ‘물컵 갑질’ 사태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 최대의 위기로 번졌다.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팀장이 대한항공의 영국편 광고 캠페인과 관련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격노해 얼굴에 물을 뿌리고 회의장에서 쫓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어이없는 것은 피해를 입은 A업체가 조 전무에게 사과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대한항공 측은 "당시 A업체에 영국 광고를 위해 여러 곳을 찍어오라고 주문했는데 제대로 찍어오지 않았고 이에 흡족하지 못한 조 전무가 화를 낸 것"이라며 "조 전무가 회의하다가 직원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물이나 음료수를 뿌리지는 않았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조 전무의 ‘갑질’ 행태가 알려지면서 그룹 내 직원들의 잇달은 제보가 이어졌는데, 그 가운데는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고성과 욕설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4분21초 분량의 음성파일에서 조현민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은 누군가에게 “누가 몰라? 사람 없는 거?”, “어?”, “누가 모르냐고 사람 없는 거!”, “아이씨 이사람 뭐야!”, “근데 뭐!”, “됐어! 가!” 등의 고성을 낸다. 이 인물은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러면?”이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대한항공 측은 음성파일 주인공이 조현민 전무인지, 언제 어떤 상황이었는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혀 국민들을 더 황당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익명 게시판에 오른 사례를 보면 “매년 (조 전무) 생일마다 소속 직원들은 비공식적으로 ‘생일준비위원회’를 발족한다”며 “조 전무의 심기를 만족시키기 위해 선물과 재롱잔치 등 이벤트를 준비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조 전무가 평소 소속 부서 팀장들과 연장자인 임원들에게 입에 담지못할 욕설을 일삼았으며 공정한 인사 발령 기준 없이 1년에 3~4번 팀장급 직원을 바꾸는 인사 전횡을 주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적 지탄이 커지는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조현민 전무는 물론 조현아 등 두 딸을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제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한,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장녀 조현아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은 두 번째 대국민 사과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조 회장의 사과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땅콩회항’ 사건이 잠잠해져 보이자 장녀 조현아를 다시 업무에 복귀시켰던 전례로 보아 차녀의 문제도 조용해지면 자시 복귀시킬 것이란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장녀.차녀의 일도 모자라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과 폭행 동영상, 조 전무의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한 항공법 위반, 명품 관세 포탈 의혹, 밀수 의혹 등 문제는 위법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명희 이사장은 집사가 조금만 늦어도 “죽을래 XXX야” “XX놈아 빨리 안 뛰어와” 등의 폭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2011년 3개월간 이 이사장의 수행기사로 일했다는 A씨는 이 이사장의 남편인 조 회장이 자리에 없을 때 폭언의 정도가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희 이사장이 자택으로 대한항공 임직원 5~6명을 줄줄이 호출해 욕설과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이사장이 자택 리모델링 공사 중 작업자에게 “세트로 다 잘라버려야 해. 잘라. 아우 저 거지같은 놈, 이 XX야. 저 XX놈의 XX, 나가” 등의 폭언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욕설에 그치지 않고 작업자를 무릎 꿇리고 따귀를 때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매체는 전직 대한항공 임원 B씨를 인용해 일명 ‘미세스 와이(Mrs.Y)’로 불리는 이 이사장이 2000년대 중·후반부터 사적인 용무 해결에 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다고 보도했다.

사례를 들여다보면 이 이사장의 ‘갑질’은 조현아·현민 자매의 맥락 없는 고성·폭언·폭행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 정도로 보인다.

이명희 이사장은 2014년 5월, 인천하얏트호텔 정원 조경공사장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삿대질을 하고 폭행을 가하기도 했는데, 이는 동영상으로 공개됐다.

오디오가 지원되지 않는 해당 영상에서 이명희 이사장은 안전모를 착용한 여직원을 집중 공략한다. 삿대질을 하며 고성 및 폭언을 따발총처럼 내뱉다가 뒷걸음질 치며 피하는 여직원을 집요하게 추적해 자기 앞으로 다시 오게 한 뒤 거칠게 팔을 잡아끌고 등짝을 후려치듯 밀어제친다. 선배 직원인 듯한 남자가 두 팔을 잡으며 제지하자 뒤로 홱 돌아서서는 따귀를 때릴 듯 손을 들어올린다.

그러고는 직원이 들고 있던 도면도 뭉치를 바닥에 내팽개친다. 중간에 각목 자재를 발로 걷어차기도 한다. 욕만으로는 부족한, 욕과 더불어 폭력적 행동이 꼭 수반돼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당시 55세 여성으로 보기엔 놀라운 체력과 집중력, 딱 보는 순간 기골장대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판박이인 점이 인상적이다. 또, 5년 전 자택 리모델링 공사 도중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쏟아내는 음성 녹취록이 공개된 바 있다.

녹취 파일에는 “세트로 다 잘라버려야 해. 아우 거지같은 놈. 이 새끼야. 저 XX놈의 새끼 나가”라는 말이 담겨 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인부의 무릎을 꿇리고 갑자기 따귀를 때리려 했는데 직원이 고개를 뒤로 돌려 피했더니 더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무릎을 걷어찼다고 증언했다. ‘이 새끼’ ‘XX놈의 새끼’란 표현은 소위 ‘쌍욕’으로 분류되는 욕설이다. 요즘은 웬만한 남성들조차 기피하는 욕이다. 그런데 공공장소에서 사회적 지위가 있다고 하는 여성이 아무렇지도 않게 구사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화가 나면 그냥 튀어나오는 ‘일상적인 언어’일 따름이다. 이쯤 되면 ‘쌍욕의 여왕’이라 할 수 있다.

4년 전 인천하얏트호텔 2층 정원. 이곳은 이명희씨가 직접 관리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례 1의 사달이 벌어진 공간이기도 하다. 한 직원이 화단에 들어가 있는 여성을 향해 “할머니 여기 함주로 오시는 데 아니에요. 나오세요”라고 말했다고 그 날로 해고됐다. 물론 폭언과 욕설세례를 당했다.

이 이사장은 먹는 것에 대한 집착도 심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날 빈번하게 찾곤 하던 인천공항 대한항공 일등석 라운지에서 준비해둔 음식이 식었다면서 접시를 집어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폭언을 들었다는 조리사는 “자괴감을 느껴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또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던 도중 설렁탕이 입맛에 맞지 않자 “어떤 개XX가 설렁탕에 물 탔느냐”고 큰 소리로 꾸중을 쳤다는 주장도 있다.

제보는 이어진다. 이 이사장은 인천하얏트호텔에서 60안팎의 나이 든 호텔 간부에게 '야 이 개XX야' 하면서 파일을 던졌다고 한다. 웃음만 나오는 일도 있는데, 이 이사장이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던 도중 대한항공 직원에게 "당장 김밥을 구해오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김밥을 대령, 순발력과 충성도를 인정받아 출세가도를 달렸다고 한다. 일명 ‘김밥셔틀’ 사건이다. 이외에도 이 이사장의 ‘갑질’과 폭언.폭행에 대한 사례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확대되고 경찰이 ‘물벼락 폭행’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관세청도 조양호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자택 압수 등을 통해 적잖은 증거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내부 직원으로 짐작되는 인물의 제보로 두 번째 자택 압수수색에서는 리모컨으로 조정되는 ‘비밀의 방’을 찾아내기도 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최근 카카오톡에 조 회장 일가의 불법행위를 제보하는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오너일가의 갑질에 대한 제보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21일 관세청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조양호·이명희 부부가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평창동 자택과 대항항공 사장·부사장인 조원태·현아 남매의 자택 3곳과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세관 조사국 소속 조사관 30여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된 4곳에 관세포탈 혐의와 관련있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구체적인 압수품의 내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컴퓨터 하드디스트 내에 담긴 대한항공 내의 내부거래 파일과 조씨 일가의 해외 신용카드·수입실적 내역에 담긴 물품들일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최근 며칠동안 사실관게 확인 차원이라며 조 회장 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사해왔다. 이날의 압수수색으로 관세청의 내사는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서 고가의 가구와 의류, 인테리어 수품, 식품 등을 구매해 현지 대한항공 지점에 맡기면 항공사는 항공기 부품 등 내부 거래품목인 것처럼 위장해 들여오거나 공항에 상주하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대신 수하물을 찾는 방식으로 상습적으로 관세를 포탈했다는 전현직 직원들의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또 총수 일가가 구입한 물품은 ‘KIP(Korean air VIP)’라는 코드로 분류돼 수시로 대한항공 비행기를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한항공 내 수하물 밀반입 전담팀까지 두고 이 같은 행위가 지속돼 왔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밀수의혹이 계속 제기되다가 마침내 관계자의 증언까지 나왔다.

9년 동안 조현아, 조현민 두 자매의 쇼핑을 대행해 오다 최근 대한항공 관계사에서 퇴직한 A씨는 해외 지점에서 일했던 9년 동안 자신의 업무는 거의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물건을 한국으로 배송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조 씨 자매가 인터넷 쇼핑으로 낙점한 상품들이 해외 지점으로 배송되면 이를 공항으로 옮긴 뒤 대한한공 1등석에 실었다는 것이다. A씨는 빈 가방을 해외 지점장한테 갖다 주면 그 지점장 쪽에서 그걸 채워서 이거를 가져가라 그러면 저는 그 가방을 여객(터미널)에 전달해 줬다고 말했다.

물건들은 주로 현지 고급 백화점이나 유명 브랜드 로고가 있는 상자에 담겨 있었고, 명품 가방은 물론 각종 생필품도 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나갈 때도 들어올 때도 세관 신고는 없었다.

총수 일가의 짐이었던 만큼 운반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A씨는 “바로 바로 보내줘야 했다. 안 보내주면 난리 나니까 한 살짜리 아기 모시듯이 박스를 배달하니까 몸이 아파도 제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4년 전 땅콩 회항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밀수 쇼핑 주문이 석 달 정도 잠잠했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이어졌다고도 폭로했다. 만약 이 증언이 사실로 확인되면 지점 한 곳에서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리 없다는 점에서 밀수규모는 예상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억 원 이상의 밀수 규모가 확인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제보자가 진짜 직원이었는지 알 수 없어 주장의 진실성 또한 의심된다"는 기존의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4일 오후 대한항공 직원 수백명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면을 쓰고 오너일가의 경영 퇴진을 외치는 촛불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국민들 뿐만 아니라 그룹 직원들의 신뢰마저 잃어버린 오너 일가들의 일탈 행위는 마땅히 도덕적인 면과 더불어 위법에 대한 응분의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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