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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광화문에 촛불들고 모인 을의 반란, 대한항공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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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광화문에 촛불들고 모인 을의 반란, 대한항공직원들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5/05 00:06 수정 2018.05.06 13:58
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면·마스크 쓴 350여명 "조씨 일가 퇴진" 함성…시민들도 가세,대한항공 직원과 시민들이 4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양호 일가 퇴진과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물러나라 조씨일가! 지켜내자 대한항공!"

브리훠벤데타 가이포크스의 가면은 영화에서 한 장면이 겹친다. 그야말로 '을의 반란'이었다. 조직도, 자금도 없었던 평범한 대한항공 직원들이 촛불과 가면을 무기 삼아 너른 공간을 가득 메웠다. 활짝 웃고 있는 가면 뒤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소리로만 상상할 수 있었던 그들의 얼굴은 때론 웃고, 때론 어금니를 꽉 깨물었을 것이다.

조양호 아웃, 갑질 아웃' 대한항공 직원들이 한진그룹 총수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고 경영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조씨 일가 욕설 갑질, 못 참겠다 물러나라!", "자랑스런 대한항공, 사랑한다 대한항공, 지켜내자 대한항공!" 등을 외치며 조씨 일가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분노를 용기로 바꿔낸 그들은, 용기를 실존하는 힘으로까지 만들어냈다. 자신을 "익명 채팅방 아이디 뿡뿡이"라고 소개한 대한항공 직원이 이날 "빗방울이 모여 급류를 이루지 않겠냐"고 말했듯, 그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4일 오후 7시에 시작된 대한항공 직원들의 첫 촛불집회는 그렇게 당당히 마무리됐다.

이날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 측의 참석자 색출을 방지하기 위해 저항시위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Guy Fawkes)' 가면이나 마스크를 쓰자고 서로 제안한 상태였다. 오후 6시 20분 마스크와 모자를 쓴 사람들이 한, 두명 보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벤데타 가면을 쓴 이들이 처음 계단에 앉았다. 삼삼오오 현장에 모여 있던 시민들이 그들에게 "힘내라" 소리치며 박수를 보냈다. 집회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칼 같은 제복을 입은 이들이 가면을 쓰고 줄지어 들어섰다. 시민들의 박수가 또다시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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