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뉴스프리존

금융감독원장 윤석헌,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
정치

금융감독원장 윤석헌,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할 것"

유병수 기자 입력 2018/05/08 10:22 수정 2018.05.08 11:14
취임식,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뉴스영상 캡처, SBS]

[뉴스프리존=유병수 기자]금융감독의 본질을 위험관리로 규정하고 감독정책의 정체성·독립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했다. 지난 2008년 이후 금융위원회의 하부 기관 구실에 머물러왔던 금감원이 윤 원장 취임을 계기로 상당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며 감독 행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상위기관인 원론적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필요하다면 금융위원회에 반기를 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여서 금융위·금감원 간 새로운 관계 정립을 예고하고 있다. 윤 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사전 배포된 취임사는 윤 원장이 학자 시절 주장해왔던 금융감독의 본질과 그간 금감원 활동에 대한 쓴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는 평가다.

8일 서울 여의도 윤 원장은 금감원 본원에서 제13대 원장 취임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대표적인 진보성향 금융학자 중 한명으로 오랜 기간 동안 금감원의 독립적 운용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윤 원장은 우선 “저는 부족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공직의 경험이 없고 또 큰 조직의 장을 해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제가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여러분(금감원 임직원)들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며 “부족하나마 제가 원장으로서의 할 일을 다 하면, 나머지는 여러분들이 메워주실 것으로 믿고 기대하며 첫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취임사 서두에서 윤 원장은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 금감원이 오롯이 집중해야 할 금융감독의 본질"이라고 규정하면서 "금감원이 국가 위험관리의 중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낮춰 말한 윤 원장은 곧장 ‘금융감독의 본질’로 말을 이었다. 윤 원장은 “금융시장의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히 대처하는 것이 우리(금감원)가 오롯이 집중해야 할 ‘금융감독’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런 측면에서 금융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금융질서의 확립,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감원의 소임은 어떤 경우에도 결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윤 원장은 금융감독이 제대로 돼야 "정부가 올곧은 금융산업정책을 펼칠 수 있고 금융회사들이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개발과 혁신에 전력(專力)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윤 원장은 그간 금감원의 구실을 평가하며 “금감원을 둘러싼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고 금감원 또한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감원이 정체성을 정립하지 못한 채 외부의 다양한 요구에 흔들리자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감독의 사각지대가 나왔다"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현 상황을 예로 들었다. 이런 발언은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위가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할 때 금감원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원(金融監督院)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면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신뢰 구축’이라고 짚으며, “감독당국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바로 금융감독원 이름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며 금융감독이 금융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관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위험관리 역할을 다 해야 하며, 본격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금융산업정책을 더 중시하는 금융위원회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금감원을 이끌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