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수금 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 문자를 받은 금융기관 직원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신고한 덕에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보이스피싱을 일삼은 A모(38)씨 등 3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하고 B모(57)씨 등 9명을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전화금융사기를 벌여 피해자 C모씨 등 9명을 상대로 1억 9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뒤 “피해자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됐으니 통장에 있는 돈을 금융감독원이 관리하는 계좌로 이체하라”고 속여 돈을 뜯은 것으로 밝혀졌다.

인출책 B씨 등은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돈을 A씨 등에 전달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송금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초 신고는 지난달 9일 농협의 한 지점 직원의 신고에서 시작됐다.

농협 직원 D모씨는 자신의 핸드폰에 ‘수금 사원을 모집한다’는 광고 문자를 사하경찰서에 신고했다.

사하경찰서는 제보를 토대로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원에 접근해 약속 잡은 뒤 돈을 받으러 나온 A씨를 현장에서 체포,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의 계좌와 핸드폰을 분석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 2명을 추가로 검거해 구속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져 문자 광고를 보고 직접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락해 수금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인출책 B씨로부터 돈을 받아 조직에 송금하는 일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기관은 절대로 돈을 이체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만약 보이스피싱 피해가 생길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주길 바란다”며 “국외에 있을 것으로 보이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