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행사 등을 통해 입수한 개인정보 2천 4백만여 건을 보험사에 불법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와 전·현직 임원들에게 1심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법에서 요구하는 개인정보 제3자 유상고지 의무를 다했으며 고객들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사용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 법인과 도성환 전 사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홈플러스 법인에 벌금 7500만원과 추징금 231억 7000만원을, 도 전 사장에겐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측이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린 데다, 고객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응모권 뒷면에 매우 작은 크기로 이러한 사실이 기재돼 있었지만, 통상적인 응모권 글씨 크기와 다를 게 없는 만큼, 이를 감추기 위한 목적으로 작은 1㎜의 글씨를 사용했다고 볼 순 없다는 취지다. 또 재판부는 문제가 됐던 경품 행사의 성격에 대해서도, 단순히 고객 정보만을 수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애초 경품을 제공하기 위한 정상적인 경품행사였다며, 관련자들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를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법인과 도 전 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들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경품행사 등으로 모은 개인정보 2천 4백만여 건을 보험사 7곳에 231억 7천만 원에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경품행사는 외견상 고객 사은행사였지만 사실상 응모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이었다.
통상 경품행사엔 성명과 연락처만 쓰면 됐지만 홈플러스는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도록 하고 기입하지 않으면 추첨에서 배제했다.경품 당첨이 되면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며 연락처를 적게 했지만 홈플러스는 다이아몬드 등 1·2등 당첨자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 당첨자가 어렵사리 당첨 사실을 알고 먼저 연락하면 홈플러스 상품권으로 대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