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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41회 - 대한항공에 이어 이번엔 아시아나 항공, 두 재벌에 대한 국민적 비판 수위 높아졌다!

이규진 기자 입력 2018/07/04 18:16 수정 2018.07.05 07:56

[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대한민국의 양대 국적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진과 금호 두 재벌가가 ‘슈퍼갑질’과 적잖은 비리 혐의, 그리고 기내식 대란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면서 국민들의 공분은 점차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 6월 28일, 횡령과 배임, 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인 이명희, 장녀 조현아, 차녀 조현민에 이어 검찰에 소환되어 15시간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7월 2일, 조 회장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리고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차녀 조현민의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불거진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상대로 수사기관이 구속 영장을 3차례 신청했으나 무산된 상황이 있어 이번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과 과연 법원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조 회장에 대한 구속 가능성은 앞선 일가보다 높아 보이는데 여론의 악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횡령.배임 등의 혐의는 ‘갑질’과는 또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등은 조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혐의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직원연대 등은 서울중앙지검에 조 회장과 조사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냈다.

이들은 한진칼이 지난 2013년 분할될 때 대한항공이 소유해도 될 '대한항공' 상표권을 가져와 매년 3백억 원이 넘는 사용료를 챙겼고 이에 따라 대한항공에 천억 원이 넘는 손해를 끼쳤으며 총수 일가가 부당한 이득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이자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전체 지분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여하튼 조만간 구속영장심사를 받게 될 조 회장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한 이른바 통행세 수수, 그리고 속칭 '사무장 약국' 운영을 통해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 등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검찰은 공소시효 문제로 6백억 원 규모의 상속세 탈루 혐의는 영장 범죄 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

조 회장에 앞서 지난 4월, 물컵 갑질으로 총수 일가를 향한 전방위 수사의 불씨를 제공한 조현민 씨는 폭행 피해자들과 합의하면서 구속을 피했다.

부인 이명희 씨도 폭언과 폭행, 필리핀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로 두 번이나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역시 피해자들과 합의하면서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구속을 면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범죄 혐의는 피해자들과 합의가 불가능한 경제 범죄가 많아 구속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19년 전, 조 회장은 6백억 원 대 세금 포탈과 1천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됐던 전력도 있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슈퍼 갑질’과 불법 혐의로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이번에는 경쟁관계인 금호 아시아나항공의 이른바 ‘기내식 대란’사태와 협력업체 화인CS 사장의 자살로 인한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또 다른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1일부터 기내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가 하면 하루 하루 지날수록 사측의 장담과는 달리 기내식을 아예 챙기지 못하고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내식 결식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이용객들의 불편은 말 할 것도 없고, 자칫 항공사고까지 우려하게 되는 모습이다.

4일, 이기준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은 기내식 대란 사태와 관련해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다수의 승무원들이 심한 자괴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승무원들이 최전선에서 온몸으로 욕받이를 하고 총알받이를 하는 상황은 이성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선 기내식을 확보하지 못해 ‘노 밀(No Meal)’ 상태로 출발하는 여객기 탑승객들에게 제공되는 보상 쿠폰 관련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기내 면세점 등에서 사용 가능한 30∼50달러 상당의 쿠폰(TVC)을 지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바우처를 제공한 이후 2차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탑승객들이)당일 항공편에서 바우처를 사용하려고 기내 면세품을 주문하는데, 그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 활동에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다”며 “항공기가 소량의 면세품을 탑재하다 보니 폭주하는 면세품 주문량을 못 맞춘다. 그러면 손님들한테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손님들은 거기에 대해서 화를 내시고. 그래서 현장에 있는 승무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 동안 소위 5성급의 서비스를 제공했던 아시아나 항공의 평판을 만들어왔는데,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는 데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었는데,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하는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 때문에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다”며 승무원들이 경영진 대신 ‘욕받이’, ‘총알받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의 시작은 아시아나가 올해 들어서면서 기내식 공급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아시아나는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했던 루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과의 계약 관계를 청산하고 게이트고메코리아라는 회사로부터 이달 1일부터 기내식을 받기로 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기내식을 생산하는 공장에 불이 나면서 공급이 3개월 늦어지자 아시아나항공은 급히 샤프도앤코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이 위원장 등 아시아나 직원들은 사측의 기내식 공급 업체 변경에 대해 ‘뜬금없고 느닷없다’는 반응이라고 한다.

이 위원장은 “기내식은 도시락을 만드는 수준 이상이다. 국제 수준에 맞는 위생 시설과 노하우가 있어야 되고, 탑승객 종교 문제, 건강 문제 그리고 어린이들, 영유아 등 고려해야 될 문제가 많은데 새롭게 신설되는 회사가 그런 능력을 단기간에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며 “그런데 회사에서는 충분히 준비하고 있고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기내식 공급이 어려워지자 납품을 맡고 있던 샤프도앤코의 재하청업체 화인CS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3일,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인천시 모 아파트에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공급 업체 샤프도앤코의 화인CS 대표 A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기내식을 배열하는 작업을 주로 맡았던 이 업체의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기 위해 28시간 가까이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항공기에 기내식을 제대로 싣지 못해 일부 항공편이 지연돼 사회문제가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과 회사 관계자를 조사 중이다.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 업체를 무리하게 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 계열사인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와 관계를 청산했는데,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LSG 측에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20년 만기 무이자로 사 줄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1600억원을 투자한 중국 하이난 그룹 계열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 3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새로 짓고 있던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면서 샤프도앤코와 3개월 임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계약 첫날이던 지난 1일부터 기내식 생산 업체가 제대로 기내식을 공급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출발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협력사 대표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3일 오전, 아시아나항공은 김 사장 명의로 된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긴 점에 대한 사과와 이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서비스를 하겠다는 약속이 주 내용이었다. 협력사 대표의 자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아시아나는 자살은 알고 있지만, 이번 대란과 자살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아시아나는 홈페이지 사과문을 통해 A씨의 자살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하지도 않는 비도덕적인 모습까지 보인 것이다.

화인CS에서 근무하는 직원 B씨는 하청을 준 샤프도앤코에 대해 “그 건물이 3만5000식까지는 소화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씨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충분한 인력을 준비해서 근무를 하려고 했었는데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너무 좁고 열악한 환경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B씨는 “(화인CS는)음식을 받아서 포장을, 마지막 세팅을 해서 기내로 보내는 그 역할을 하는 회사다. 기존의 기내식 업체 LSG와 결별한 후에 GGK라는 회사와 새로 계약을 하는데 이 GGK라는 회사와 새로 계약을 한 후에도 화인CS는 계속 하청업체를 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GGK라는 회사의 공장에 불이 나면서 GGK로 입주해서 일을 못 하고 샤프도앤코라는 새로운 조그마한 회사에 들어가서 포장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샤프도앤코가 할랄푸드(이슬람 음식)를 만드는 전문 케이터링 업체라며, 현장에 가보니 하루 3만 식을 소화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B씨는 “비행기에 실릴 때 단 한 가지라도 빼고 비행기에 실을 수가 없다. 제품이 다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야 되는데 떨어지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공급이 잘 되지도 않고 아예 물건이 들어와 있지 않은 것도 있어서 저희 직원이 계속 대기하고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며 “비행기에서는 계속 물건을 달라고 요청을 하고, 거기 맞춰서 나가야 되는데 주지를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계속 악순환의 반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숨진)사장님이 ‘내가 어떻게 돼도 일은 계속할 수 있게끔 하라’고 아들한테 얘기를 했다. 사장님이 직원들을 다독거려가면서 굉장히 노력들을 많이 하셨다”고 회상했다.

B씨는 “(사장님은 28시간보다)근무를 더 했다. 저 같은 경우도 사장님과 계속 밤을 새고 그다음 날 저녁에 11시 50분에 나갔었다”며 “사장님과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직원들이 오전에 와서 심야 2~3시까지 하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아시아나는 이와 관련, 샤프도앤코의 기내식 생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홈페이지에 김수천 사장 명의로 올린 사과문에서 “대체 업체를 통해 필요한 기내식 생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첫날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다”며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시행 초기 오류를 줄여나가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가 안정화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아시아나의 입장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는 국민들을 더욱 경악하게 한 것은 아시아나와 기내식 납품 업체와의 불공정 계약이 알려지면서이다.

보통 항공사가 기내식 업체와 계약할 때 기내식 업체의 잘못으로 기내식이 늦게 공급되면 지연된 시간에 따라 납품단가를 깎을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아시아나와 샤프도앤코는 국제선에서 기내식 공급이 15분 지연되면 취급 수수료를 안 줘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전체 가격의 절반을 주지 않아도 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에 따른 부담감이 하청업체에까지 전해졌을 것으로 보여 화인CS의 대표가 목숨을 끊은 것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아 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측은 “협력업체의 부담을 고려해 업계 표준에 비해 배상 부담을 낮췄고, 첫 8일간 15분 지연까지는 면책 조항을 뒀다”고 밝혔다. 아시아나의 발표에 대해 국민 여론은 대단히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 기관의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 박삼구 회장을 조사해 달라는 청원도 있는데,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사태, 박삼구 회장의 비리를 밝혀 주세요'라는 글을 올린 청원자는 '박삼구 회장 때문에 죄 없이 직원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박삼구 회장, 아시아나 항공의 비리를 밝혀 달라'고 했다. 앞서 박 회장은 중국 출장길에 탔던 비행기에 기내식이 실리면서 비난받고 있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첫날이던 1일 인천발 칭다오행 OZ317편을 탔는데 이날 다른 아시아나 항공기는 중국과 일본 등 비교적 짧은 노선은 기내식을 싣지 않은 채 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회장이 탄 비행기엔 기내식이 정상적으로 실려 정시에 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금호그룹이나 박 회장 차원의 수습책 발표 계획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아시아나 노조원들이 대한항공 노조원들처럼 거리로 나와 사측의 불법과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기내식 대란’이 아시아나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는 점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총수의 구속까지 예고되는 대한항공의 모습을 아시아나는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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