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피해 학생들이 대자보를 복도에 내걸고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지난 20일 부산 북구에 있는 K여고 복도에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란 제목의 미투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지금까지 참았다. 들어도 못 들은 척 보고도 못 본 척 스스로 입을 막았다. 우리가 수업시간 및 학교생활 중 들은 사실들과 수많은 친구와 선배님들의 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글과 함께 교내 특정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이 적나라하게 있었다.
피해 학생들이 쓴 대자보에는 일부 교사가 학생 입술을 만지며 ‘예쁘다. 누구 닮았냐’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적혀있었다.
대자보가 붙자마자 대자보 주변에 교사들의 발언을 폭로하는 메모지가 잇따라 붙었다. 메모에 따르면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삐딱하게 앉지 마라. 너 지금 누구 꼬시냐’ 등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발언 내용이 있었다.
학생들이 붙인 대자보와 메모지에는 총 6명의 교내 교사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실태를 밝히며 해당 교사들을 처벌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사건이 불거지자 시 교육청은 지난 23일 9명의 장학사를 학교로 보내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학교는 방학 중이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고려해 학생들을 임시로 불러모아 설문조사를 했다”며 “학생과 해당 교사들을 상대로 자세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