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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무겁고 엄중한 입시정책, 한 번 더 고민해보자

맹기복연세대 창의인성연구센터 스마트교육전문위원 기자 입력 2018/08/08 14:10 수정 2018.08.08 14:19
맹기복 연세대 창의인성연구센터 스마트교육전문위원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제도는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으로 구분되며 이는 다시  정시와 수시로 구분할 수 있다. 정시전형은  수학능력시험(수능)을 높게 반영한 반면 수시전형은 교과 비교과를 포함한 학교생활을 평가하여 반영하는데 크게는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의 4가지로 구분된다.

그런데 교육부는 2022학년도에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루는 대학입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시민참여단을 선정하고 공론화를 거쳐 국가교육회의가 권고안으로 제안하면 교육부는 이를 받아들여 시행할 수순을 남겨두고 있다. 처음부터 각 집단의 이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의견을 근거로 해답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여 입시 제도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라면 권고안을 중심으로 더 깊이 토론하고 연구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도시와 농어촌간,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입시정책에 대한 첨예한 부분을 시민참여단의 공론화를 근거로 결정하겠다는 교육부의 태도는 무책임한 정치교육의 새로운 국가경영 모델의 사례로 남게 될지 모를 일이다. 오늘날처럼 대학입시로 인해서 의견이 대립되고 혼란이 야기될수록 입시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각계각층의 교육 전문가들의 숙의를 통해서 연구하고 끊임없는 토론을 거쳐 제도를 도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는데 어른인 우리가 준비한 것은 무엇인지 그 환경부터 점검하고 교원단체들과 현장교사들의 합의와 실천을 거쳐 학생들의 창의융합교육, 특기적성 개발교육 등의 뚜렷한 목표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회를 온몸이 떨리는 초긴장 상태에서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하자는 것이나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들의 일탈을 우려하여 현장교육의 평가를 도외시 하는 것으로는 현 중3학년에 잘 맞춰진 입시정책은 기대할 수 없음을 단언 한다. 지금까지 우리교육 실태를 돌이켜 본 결과는 온상에서 기르기 위한 선택된 식물을 어떻게 가꾸느냐의 문제만 풀고 있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여기저기 널려 있는 잡초를 기르고 가꾸는 노력으로 교육 현실을 바로잡아야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망각하거나 방치한 상태에서 문제의 범위를 벗어나 허둥대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학습 능력은 개개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가꿔주는 인성교육의 결과로 장래 희망을 찾게 되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교육과정과 연계한 입시제도가 필요하고 공정하게 평가할 평가도구 개발을 서둘러야할 이유가 2016년부터 중학생들에게 전면적으로 실시한 자유학기제 때문이다. 물론 훌륭한 제도와 시설을 갖춘다고 해서 우리교육이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현재 중3학생들에게 맞는 입시제도는 이참에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의 패러다임을 확실하게 바꾸고 우리교육을 세계교육 경쟁력과 비교하여 우위를 선점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2022년도의 입시제도 개편안의 첫 번째 당사자는 현재 중학교3학년이며 이들이 자유학기제 수업을 경험한 학생들임을 유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제는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에서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의 교육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의 합의된 실천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개편안과 직접 연관이 있는 중학생들의 자유학기제 취지와 어긋나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입시 제도를 개편할 때마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겠다는 목적을 두고 추진했고 그 결과는 당연한 실패로 이어진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법은 입시제도와 별개로 숙제를 남겨두고 새로운 개편안은 현장교육 전문가들과 더 깊은 연구와 토론을 거쳐 우리만의 입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시민참여단의 공론화에 의존하여 가장 중요한 업무를 회피하여 직무유기라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시민참여단의 의견을 묻고 숙의했던 기간이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교육의 문제를 깊이 연구하고 토론했던 이 과정은 앞으로 새로운 교육모델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과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토대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입시제도 골격을 연구하고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전제가 따라야하고 지금까지 우리교육정책이 왜 실패한 것인지 돌이켜보고 그 환경을 이해해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함께 바뀌는 것이 교육정책이고 당연히 실패하게 된 이유는 예외 없이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정책을 우선하여 개발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사교육의 뿌리 깊은 근원지는 유치원인데 그 뿌리를 발견하지 못한 체 엉뚱하게도 초중고학생들의 사교육기관인 학원을 몰아세워 해결하겠다는 잘못 된 판단으로는 해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대학입시정책의 개발도 대학중심과 교육학자들의 이론 중심이 아니라 초 중학교의 현장교육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행의지를 확인한 후 그 해답을 찾아야할 것이다. 곳곳에서 방향을 잃은 체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교육현장의 혼란과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사교육 문제는 사교육을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교육을 걱정하고 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교육이 공교육에 미치는 직접적인 폐해 현상은 입시제도에서 다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개편안을 확정하는데 참고해야할 것이다.

첫째,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육격차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서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차이를 드러낸다. 도시 학생들이 경쟁력 있는 사교육기관을 활용하여 학습능력을 향상 시키는 반면 농어촌 학생들의 방과후학교는 같은 학교 선생님들의 수업을 반복하는 학습활동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실력 있는 교사의 지도라 할지라도 정규수업과 방과후수업을 반복해서 수강할 때 학생들의 집중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이러한 학습활동의 차이는 농어촌에서도 사교육을 필수로 여기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들에게는 학교에서 방과 후 학습 활동이 도시학생들의 그것과 비교할 때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불이익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나 강남과 강북의 차이를 살펴보면 대한민국  사교육 폐해의 뿌리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교육비 절감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원인은 유치원 영어교육에 있다. 강남의 모든 유치원생들은 영어교육을 받는데 1인당 거의 200만원에 가끼운 유치원 수강료를 지불하고 있다. 대학입시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을 미리 해결하겠다는 학부모들의 열정에서 기인되었고 내 자녀가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는 상식으로 굳어진 것이다.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배운 학생들은 대학입시에서 까다로운 영어 과목을 이미 해결한 반면 일반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또는 중학생 때부터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일찍부터 영어 사교육을 받지 못하고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영어 때문에 다른 과목까지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미 기울어진 성적을 만회하겠다고 발버둥 치며 해결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 사교육의 문제로 고착화된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환경을 이해하고 반영 된 입시제도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선 정시전형과 수시전형,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율이 30%미만과 70%이상 수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 외 특별전형을 통해 영재들을 별도로 모집하는 전형을 실시하면 모든 전형을 융통성 있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학교3학년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제도는 철저하게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개발되어야 하고 이를 해결하는 최소한의 적정기준이라도 근거를 마련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시민참여단의 숙의에만 기대어 이번 입시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교육부에게 한 번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해주길 바라는 간절함이 있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성공시키려고 애쓴 교사들의 열정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층 발전 된 모습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교육정책의 실패요인 중 또 하나는 수용성이 뛰어난 저학년에서 시행하여 고학년을 거치는 과정에서 정착되어야 하는데 그 반대로 고학년부터 시행하는 실험교육형태가 그 원인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이 먼저”라고 외치고 실천하는 방법을 우리아이들 교육에서 다시 찾아보자. “자유학기제”는 전교조의 신앙 같은 “참교육”과 융합하여 성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형 교육모델로 크게 발전 될 것임을 믿고 기대하게 되었다. 현재 중학교 3학년들을 위한 입시정책을 개선하여 시행할 때 이 아이들에게 또 다른 혼란을 짐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개인의 자존감을 키워줄 최선의 방법을 더 찾아봐야 한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결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평가하게 될 2022학년도의 대학입시 제도는 너무나 무겁고 엄중하다. 한 번 더 깊이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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