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추행 논란이 있는 게임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학생회장단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연합통신넷=이상윤 기자]27일 건국대 학생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건국대학교 대나무숲'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최근 16학번 새내기라고 자신을 소개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올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추행에 가까운 벌칙 게임이 진행됐다고 폭로했다. 이 학생에 따르면 이 학교 OT에서 ‘25금(禁) 몸으로 말해요’라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선배들이 몸으로 유사 성행위를 묘사하고, 신입생에게 해당 단어를 맞추도록 했다.
이어 숙소에서 이뤄진 ‘방팅’에서는 게임에서 지면 서로 모르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의 무릎에 앉아 껴안고 술을 마시는 벌칙을 강요했다. 이 학생은 “너무 민망했다.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라며 “대학생은 원래 이러고 노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글이 논란이 커지자 해당 단과대 신입생 OT 기획단 대표인 학생회장단은 이날 페이스북 등에 신입생들이 성적인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 있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게임 진행 도중 신입생들이 성적인 수치심이 들 수 있었다”고 인정하고 “선후배 간 친목도모 시간에 벌칙으로 진행된 ‘러브샷’은 기획단이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재학생 관리소홀 문제가 발생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사과해서 될 게 있고 안 될 게 있다”며 “사과는 당사자에게 하고, (학생회장단은) 사퇴해서 이 일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비판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교내 양성평등 상담실과 공동으로 추가 피해 사례를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신입생 대상 익명 설문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일은 건국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획단에 두 차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했음에도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