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부산의 유명 사립대 교수가 자신이 지도했던 시간강사에게 다른 대학원생들의 박사학위 논문을 대필하도록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강요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 모 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태권도학과 A모(63) 교수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시간 강사가 써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B모(50)씨 등 2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전 대학원장이기도 했던 A교수는 지난 2016년 2월경 같은 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던 B씨 등 2명이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시간 강사 E모(34)씨에게 대필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A씨는 논문 심사 시 전문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해 대필된 해당 논문을 합격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경찰 지능팀에 따르면 A교수는 C씨의 지도교수를 역임했을 뿐 아니라 향후 전임강사 추천권 행사 등 가진 권한과 영향력이 매우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C씨와 대학원생 등에게 강요한 논문 대필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사학위를 부정 취득한 B씨는 현재 ‘박사’ 명칭을 사용해 자신의 명의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위취득 과정의 신뢰성 자체도 적잖은 비난이 가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학교 행정지원실에 근무하던 직원 C모(47)씨는 지난 2016년 5월에 진행한 박사과정 외국어 필기시험장에 감독관으로 나와 학위 취득 대상자인 D모(31)씨 대신 영어독해 능력이 뛰어난 그의 친구 E모(31)씨가 대리 응시한 사실을 보고도 묵인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 조사결과 직원 C씨는 대리 시험 사실을 확인했으나 D씨 역시 같은 대학 학생복지과에 근무하고 있어 사적인 친분으로 공개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리 시험 등 성적 조작을 통해 박사학위를 얻은 D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런 부정시험 응시 사실을 자백한 뒤 지난 6월 해당 학교 교수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혐의에 대해 해당 대학 당국 법무감사실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학위 취소 등의 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며 “또 해당 학교에 이같은 불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