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친일인명사전' 비치를 거부한 서울 시내 일부 중·고교 교장들을 의회로 출석시켜 그 이유를 따져 묻겠다고 나선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통신넷=박은지 기자]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29일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하는 일부 교장들의 교육관이 의심스럽다"며 "의회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의결한 목적사업비를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직접 듣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을 서울시 교육청이 각 학교에 비치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수업 참고자료로 쓰라며 지난달 중·고교 583곳에 예산 30만 원씩을 내려 보냈는데 일부 학교가 이념적 편향성을 이유로 들며 집행을 거부하거나 보류한 것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의 의결에 따라 3월 새 학기 시작 전까지 서울 시내 583개 중·고교 교내 도서관에 친일인명사전을 비치하기로 하고, 학교당 30만 원의 예산을 중·고교에 내려보냈다. 그러나 일부 자율형 사립고 등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예산 거부 의사를 밝히고 학부모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돼 왔다.
교육청은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은 서울시의회의 여·야 합의를 거쳐 정당하게 편성돼 학교에 목적사업비로 교부된 것으로 학교는 예산을 목적에 맞게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자 인명사전 구입 예산을 통과시켰던 서울시의회가 나섰다. 29일 인명사전을 베껴쓰며 뜻을 되새기자는 국민운동을 시작한 서울시의회는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거부한 중·고교 교장들을 오는 9일까지 교육위원회 의회에 출석시켜 해명을 듣겠다는 강공카드를 꺼냈다.
반면 일부 중·고교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책자를 학교에 비치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구입 거부 또는 유보 방침을 교육청에 보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