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국회= 김선영 기자] 10월, 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일본이 일제 전범기인 욱일기(旭日旗, Rising Sun Flag)를 자위대 군함에 게양하고 입항하겠다고 밝혀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다양한 상품들이 세계 곳곳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더욱 분노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심재권 의원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아시아 태평양, 미주(북미 남미), 유럽 지역에 걸쳐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이 각국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다.
위안부 문제 등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있는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서도 욱일기 디자인 상품이 판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유형도 의류(티셔츠, 원피스, 속옷 등), 운동화, 스포츠양말, 머그컵, 가방, 베개커버, 모자 등 우리 실생활에 흔히 사용되는 상품에서부터 아이패드 파우치, 마우스, 스피커, 헤드셋 등 전자제품, 그리고 키링, 머니클립, 뱃지, 차량용 스티커 등 악세사리까지 다양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Amazon), 이베이(ebay)에서 대다수의 욱일기 디자인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티셔츠 9달러(약 1만원), 아이패드 파우치 20달러(약 2만2천원), 모자 14달러(약 1만 5천원), 원피스 29달러(약 3만 3천원)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조사 대상 국가들 중 우르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소위 라틴아메리카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욱일기 디자인 헤드셋이 894달러(약 99만 4천원), 스피커가 733달러(약 81만 5천원) 등 고가의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욱일기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 각국을 침공했을 때 사용했던 깃발이다.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독일 나치의 당기였던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 형상),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의 파시스트 당기가 대표적인 전범기(戰犯旗)로 꼽힌다.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의 경우 독일법률로써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렇게 과거 일본이 아시아 여러 국가를 침략하는 과정에서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사용된 욱일기의 디자인을 활용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은 유럽 등 많은 서방국가들이 ‘욱일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며, 세계 각국에서 노골적으로 팔리고 있음에도 강제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같은 전범국가인 독일의 경우 독일 형법(86조a)에 따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고 ‘하켄크로이츠’를 반포하거나, 해당 표식이 그려져 있는 물건을 제조, 보관, 반입할 경우 3년 이하의 금고나 징역 또는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일본은 오히려 1954년부터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로 욱일기를 다시 사용하고 있다.
욱일기 디자인 상품 판매에 대해 외교부도 문제 제기 및 주의 환기 등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응이 이뤄지고 않고 있으며,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욱일기 디자인 상품을 만들거나 팔지 못하는 캠페인을 벌이거나 관련 기관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등의 활동을 펼치는 것이 대응의 전부인 상황이다.
이날 심재권 의원은 "현재 조사된 국가 이외에도 욱일기 디자인을 활용한 온라인 상품 판매는 훨씬 더 많을 수 있고, 오프라인 판매까지 고려하면 그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권 의원은 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서 팔리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남미, 유럽 등 국가까지 퍼져 있는 것이 더 문제"라며 "서방 국가들은 욱일기가 나치깃발과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욱일기가 의미하는 바를 국제사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