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많은 나라에서 '가짜뉴스'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선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로, 특히 친박세력 중심으로 '가짜뉴스' 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심각한 사회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요즘엔 특히 '유투브'가 그 온상지가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제정 당시 카카오톡 등으로 '가짜뉴스'가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유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보다도 지금의 가짜뉴스는 훨씬 더 파급력이 크다.
수법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어, 제대로 팩트체크하지 않고선 구분하기 쉽지 않다. 가짜뉴스는 표현도 자극적이라, 퍼지는 속도도 훨씬 빠르다. 미국 MIT대 연구를 보면, 가짜 뉴스는 정상 뉴스보다 6배 더 빨리 퍼져나갔다.
지난달 초 이낙연 국무총리는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사회의 공적"이라며 엄정대응을 요청한 바 있다. 이 총리는 “개인의 사생활이나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며 "악의적 의도로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 계획적·조직적으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은 엄중히 벌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가짜뉴스' 단속을 강화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55건을 단속했으며, 이 중 36건을 삭제·차단 요청했고 나머지 19건은 내사 또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가짜뉴스 단속 움직임과 관련해, 자한당과 조선일보 등에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발끈하고 있다. 허위와 왜곡 정보가 담긴 가짜뉴스에 대해 왜 '표현의 자유'가 적용되어야 하는지 의문이고, 또 민주주의를 바닥으로 추락시킨 이명박근혜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억압한 사실은 참 까맣게도 잊어먹었나보다.
널리 알려진대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나, '방송장악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대표적 사례다. 또 박근혜 정권 당시 '비판 전단'을 뿌렸다고, 또 풍자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그 당사자들을 체포하고 억압한 사례들은 참 수도 없이 많다. 정권이 바뀌니 참 이렇게도 태도가 싹 바뀔 수도 있는 것인지.
최근 자한당은 회의실 배경에 "우리는 민주주의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문재인 정부가 '독재'를 휘두르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는데 참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가 없다.
골수친박 의원 "경찰시켜서 정권이 불편한 19개만 골라서 단속하냐"
차분한 이낙연 "불편해서가 아닌 허위조작. 그 폐해가 크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 1년반동안 지켜봤을 때 몸에 맞지 않는 옷 입고 있는 분들이 많다. 옷을 벗을 때가 아닌가. 언론인 출신으로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총리, 비서신분을 망각하고 자꾸 밖으로 나대는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투톱이라면서 삐걱거리는 김앤장(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북한 하급관리인지 의심케하는 통일부 장관"이라며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직후 페이스북에 "슬프다! 탄핵을 막지 못했다! 진주정신, 논개정신을 외치며 호소했는데~"라는 글을 올렸다가 거센 질타를 받았던 골수친박 의원이다.
그러면서 이낙연 총리에게 "가짜뉴스 기준이 뭔가"라고 물었다. 이 총리는 "허위조작정보, 뉴스가 아닌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도 자신도 당한 '가짜뉴스' 사례를 들었다. 그가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전 국가주석 거소를 찾아 방명록에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진다’고 쓴 걸 갖고, 마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쓴 것처럼 '가짜뉴스'가 돌아다녔던 점을 거론했다.
박대출 의원은 "내용이 사실이 아니고 조작되면 막아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왜 자유한국당이나 보수 우파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바로 이중잣대 때문이다. 내진남가(내가 하면 진짜뉴스, 남이 하면 가짜뉴스) 내표남가 (내가 하면 표현의 자유, 남이 하면 가짜뉴스)"라고 목소릴 높였다.
박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KBS를 상대로 '가짜뉴스'라고 비난한 점을 들며 "총리는 (공영)방송엔 가짜뉴스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그거야말로 그 분의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같은 편조차 생각이 이렇게 다르다"고 힐난했다.
이 총리는 그런 힐난에 "경기지사는 그 문제에 대해 개념을 정의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응수했다.
박 의원은 "경찰청이 가짜뉴스 19건을 내사하고 있다는데, 내용들을 보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심기가 불편할 내용들이 대부분"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이 총리는 "심기가 불편한 것이 아닌 허위조작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광우병 관련 뉴스들이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면서, "(박근혜가) 사이비종교에 빠져 청와대 오방색 걸어놓고 굿판 벌였다. (이 뉴스는)허위조작이죠?"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그것을 여기서 즉흥적으로 판정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 허위조작정보는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차분히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지난 10년간 있었던 가짜뉴스는 방치하면서 현 정부가 듣기 싫은 소리만 골라서 단속한다. 국가권력을 총동원하고 있고 총리가 그걸 진두지휘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이 총리는 "듣기 싫어서가 아니다. 허위조작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하며 "국가권력 총동원한 적 없고 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고 부분적인 지시를 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거듭 "경찰 시켜서 현 정권이 불편한 19개만 골라서 수사하고 있다"고 거듭 강하게 반발했고, 이 총리는 "거듭 말씀드리나 불편해서가 아닌 허위조작이고, 그 폐해가 크기 때문이라 그럴 것"이라고 차분히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