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뽑아 당뇨를 측정해 관리하지 않고, 땀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당뇨 패치'가 개발됐다.
[연합통신넷=박은지 기자]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은 기존의 채혈 방식 혈당 측정이 아닌, `마이크로바늘`을 이용해땀 속의 당 함량과 땀의 온도, 산성도 등을 동시에 측정해 혈당을 계산하는 새로운 기술 당뇨 전자패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혈류 속에 포함된 포도당 양(혈당)이 땀 속에 포함된 포도당 양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통해 채혈 없이 땀으로 당뇨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핵심은
나노 기술이다. 각종 전기 화학 센서가 부착된 '당뇨 패치'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쉽게 휘어지고, 피부에도 잘 달라붙는 성질의
그래핀복합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마이크로바늘은 신생아에게 약물을 투여할 때 사용하는 바늘로 일반 주사와 달리 통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금이 도핑된 그래핀과 금속 그물구조를 쌓아서 투명도가 높으면서도 전기적, 기계적, 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한 전극을 만들었다. 그래핀에는 땀의 산성도와 습도, 압력 및 당 센서를 얹어 시스템화했고, 온도 센서와 전기히터를 더했다.
전기히터는 혈당 수치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약물 투여를 위해 사용되는데, 미세한 마이크로침을 둘러싼 코딩막을 녹여 약물이 피부에 주입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10~20 마이크로미터 정도 길이의 바늘이 피부에 접촉하기 때문에 환자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8%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6.1%, 2010년 7.1%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성인병이자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유병률이 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노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바늘을 찔러 혈당을 진단하고 이를 낮추기 위한 인슐린 주사도 맞아야 하는 고통과 번거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은 "이 기술의 상용화가 이뤄져 전자 피부 또는 패치 형태의 다양한 바이오 센서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면, 세계 300억 달러 당뇨병 치료 시장 선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현재 쥐에 대한 실험이 완료됐고, 임상 단계는 아직 남아 있다. 또 사용 수명 시간을 늘리고,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22일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