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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 일이 살인용의자 사망, 해남경찰서에서 전혀 알..
사회

어찌 이런 일이 살인용의자 사망, 해남경찰서에서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이동구 선임 기자 입력 2018/12/28 16:22 수정 2018.12.28 16:36

[뉴스프리존, 전남= 이동구 선임기자] 해남경찰서에서 살인사건 용의자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입감된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8일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살인 혐의로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김모(59)씨가 이날 오전 6시 21분경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건 당시 유치장은 지키고 있던 담당 경찰관은 졸고 있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의 유치장 관리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씨는 호흡·맥박이 끊긴 채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남경찰서 측이 사건 당시 유치장 내 CCTV를 확인 결과 유치장 담당 경찰관은 김 씨가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당시 졸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김 씨가 유치장 내부 화장실로 들어간 것은 이날 오전 4시 57분쯤으로 확인됐다.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피의자 김모(59)씨는 지난 18일 오후 해남군 산이면 인근 간척지 수로 공사 현장에서 땅속에 묻힌 사체로 발견된 장모(58)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이 27일 긴급체포한 김씨는 광주역 인근에서 노숙하던 장씨에게 대출을 알선하고 휴대전화를 개설해줬다.

경찰은 장씨 시신이 발견된 공사 현장에 출입한 차량 정보와 사건 이후 잠적한 정황 등 여러 증거를 토대로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

김씨는 광주 은신처에서 붙잡혀 해남경찰서로 압송됐고, 체포 직후 이뤄진 1차 조사에서 장씨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장씨가 노숙 생활을 해왔고, 마땅한 연고가 없어 김씨 진술 외에는 사망 경위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장씨가 발견된 사건 현장에서는 대규모 골프장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땅속에 묻힌 장씨 시신은 포크레인 작업 도중 발견됐는데 공사가 없었다면 사건 자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경찰은 그간 수집한 증거로 김씨를 재차 추궁할 예정이었다. 유치장에 구금한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수사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씨 외에 또 다른 피의자가 나오지 않으면 해남 간척지 살인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경찰서 내 유치인 사건·사고는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3일에는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화장실에서 유치장 입감 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힌 40대 피의자가 자신의 흉기로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이 있는 이 경찰서로 온 피의자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경찰관들의 눈을 따돌린 뒤 자해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의 신체 수색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9월 27일 경남지역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는 사기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의식 없이 누워있는 남성을 다른 수감자가 발견해 경찰에게 알렸다.

이 남성은 고혈압 등 지병을 앓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5일에는 제주동부경찰서 내 유치장에 입감된 50대 남성이 호흡곤란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조사결과 이 남성은 넘어진 충격으로 뇌출혈이 발생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강력 사건 피의자가 경찰서 유치장 수감 중 공범에게 쪽지를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의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유치장 사건·사고가 잇따른 것을 고려해 경찰개혁위원회는 '국제 기준에 맞는 유치인 인권보장 강화 방안'을 경찰청에 권고하기도 했다.

개혁위의 권고에는 현행 3교대인 유치인 보호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4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배치 전후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개혁위 권고를 일부 받아들여 관련 대책 시행에 나서고 있지만, 또다시 허술한 관리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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